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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1년 만에 달라진 민심, 정책기조 손질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재보선에서 압승…與에게 구상권 청구해야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4-10 13:25:15

“너희는 내 규례와 법도를 지키라 사람이 이를 행하면 그로 말미암아 살리라 나는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8 : 5>
 
▲ 深頌(심송) 안호원 목사 (시인. 수필가. 칼럼니스트.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 원장)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분노한 민심은 오세훈, 박형준을 선택했다. 전 자치구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번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되면서 자진 사퇴한지 10년 만에 그 악몽을 끝내고 재입성했다.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 시장 역시 2004년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에서 당선된 이후 17년 만에 선출직 공직자로 돌아왔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공중분해 위기까지 내몰렸던 보수진영이 5년 만에 거둔 쾌거다. 탄핵 사태 이후 20대 총선, 19대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1대 총선 등 네 번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를 거듭했던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성추문 사태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 특히 최대격전지로 불리던 서울, 부산을 싹쓸이 하면서 정권 탈환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5년 만에 패배에서 벗어나게 된 국민의힘은 야권재편에 박차를 가하며 새 판짜기에 나섰고 정치권은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5년간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을 거뒀던 여당은 성난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으면서 정권 재창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편에서는 이번 참패를 반면교사로 삼는 것은 물론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7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비위 때문에 치러야했던 선거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중대 잘못으로 재보선을 하게 될 때 후보를 내지 않겠다던 당헌을 수정해 후보를 냈다. 그리고는 선거에 임박해서 ‘피해여성에게 마음을 다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피해자는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민주당의 사과는 진정성도 현실성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가슴에 손을 얹고 박 전 시장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바란다. 사과는 했지만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이뤄졌다. 오죽하면 정의당도 ‘민주당은 2차 가해가 선거 전략이냐’고 개탄했을까.
 
우려한대로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칭하던 선대위 임원들이 사과를 하며서 임원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뒤로는 백의종군하며 박영선 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자행하면서 유권자들을 기만하고 희롱했다.
 
이번 보궐선거의 특징은 패자는 분명히 있는데 승자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좋아서, 마음에 들어서 표를 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응원이 아니라 응징의지가, 지지가 아니라 그동안 쌓인 반감이 서울·부산 및 기타지역 유권자 표심을 좌우했을 뿐이다.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한 야당은 선거승리에 도취되지 말고 자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를 정권심판으로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를 1년여 남겨둔 시점이기 때문에 경고의 의미보다는 심판에 더 무게가 실린다는 것이다. 당초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 840만 유권자 가운데 민주당 조직이 300만, 국민의힘이 120만이란 점을 감안해 승리를 예상했지만 결국 조직보다 바람이 더 우세했다는 것을 체험하게 됐다. 골수지지층만 바라보다 참패를 당한 것이다.
 
이번 민주당 패배의 또 다른 원인을 꼽자면 박영선 후보가 내곡동 이슈에 묻혀 제대로 된 정책 공약을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점이다. 선거는 후보자 중 누가 가장 훌륭한지를 판단하는 다수의 결정이다. 그럼에도 우리의 선거는 이를 훨씬 지나쳐 후보자 중 누가 진정 부패, 부정, 부도덕의 화신인지 결판내자는 망신주기 결투장으로 변질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상대방 약점을 캐는 진흙탕 선거였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시장의 내곡동 땅을 물고 늘어졌다. 오죽하면 ‘생떼탕 선거’라는 비아냥까지 나왔을까.
 
또 선심공약이 난무하는 가운데 정책대결은 실종된 선거였다. 이번 선거전에서 집권여당은 재난지원금 등 돈풀기에 급급했고 네거티브에 골몰했다. 무능, 위선, 오만과 독선의 대명사로 불리는 여당은 174석 다수의 힘을 믿고 그동안 오만했고 또 오판하며 오기를 부린 결과로 철퇴를 맞은 것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달라진 현상은 20대 청년들이 2번 후보 유세 연단에 올라와 절규하는 모습이다. 의아할 정도였다. 지난해 총선 때만해도 푸른색(민주당 상징 색)조끼를 입고 투표소에 가 인증샷을 올리며 여당을 지지했던 청년들이다. 그들은 아무리 정부와 집권당이 실망스러워도 야당에는 도저히 표를 줄 수 없다고 대놓고 말하던 청년들이었다.
 
그런데 1년 사이 2030청년 민심이 확 돌아섰다. 배신한 것은 청년들이 아니라 집권 여당이다. 박영선 후보는 “20대 지지율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20대는 역사적 경험치가 낮기 때문이다”며 “취직도 안 되고 미래도 불안하니 이에 대한 불만을 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청년들을 분노케 만들었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함께 고민을 하기는커녕 질타를 한 것이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정부가 자기들에게 뭔가 재정지원을 해준다고 하는데 제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이유는 결국 나중에 자신들이 갚아야 할 빚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다. 4년 반 전에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뛰쳐나온 젊은이들이 이렇게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나라가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청년과 국민을 우롱하고 무시했다.
 
이런 작태를 보면서 ‘임금은 배, 백성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는 뜻의 재주복주가 생각난다. 옛말을 거듭 절감하게 된다. 민심이 두렵다. 민심은 흐르는 물과 같아 멈춰있지 않고 언제든지 쉽게 바뀐다. 민심은 언제라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민심이 배반했다고 하지만 민심이 배반한 것이 아니라 여당이 민심을 버린 것이다.
 
1년 전 민심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총선에서 180석의 거대 여당을 만들어주며 국정안정론을 바랐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심판론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청와대는 선거패배 자체보다 예상보다 큰 득표율 차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별다른 입장 표명을 미루던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패배와 관련해 대변인을 통해 “코로나 극복, 경제회복과 민생안정, 부동산, 부패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말을 믿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이제까지 여야를 불문하고 평등·공정·정의롭지 않았다. 우선은 문 대통령에 여당의 잘못으로 치러진 재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도록 묵인한 것부터 책임을 물어야 할 것 같다. 또한 코로나와 마찬가지로 원인 제공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듯 민주당에 구상권을 청구, 보궐선거비용의 전부를 부담하거나 아니면 절반만이라도 내도록해야 한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포함한 재보궐선거 비용에만 932억원이 투입됐는데 쓰지 않아도 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게 한 정당이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 맞다.
 
왜 이런 불미한 사태로 치러지는 선거비용을 국민이 부담해야 하는가. 다시 재발할지도 모를 유사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보궐선거 비용문제는 이참에 사회적 공론화가 되어야 한다.
 
또한 문 대통령은 민심의 풍향이 180도 바뀌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유권자들의 울화통을 터뜨린 부동산 정책,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사태, 검찰개혁, 적폐청산, 공수처장의 황제 수사, 청년정책 등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벌써부터 청와대는 레임덕을 불가피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래서 문 대통령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문 대통령은 임기를 끝내면서 모든 걸 잊고 고향으로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모든 국민들도 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을까. 퇴임 후 고향으로 갈 수 있을까. 아닐 수도 있다. 마무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너무 많은 국민들이 ‘잊을 수 없는 실정(失政)’에 치를 떨고 있기에.
 
“이제는 왜 주저하느냐 일어나 주의이름을 불러 세례를 받고 너의 죄를 씻으라 하더라.”<사도행전 22 :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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