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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코넥스 시장 위축

비상장에 치이고 코스닥에 밀린 유명무실 성장사다리 코넥스

코스닥과 장외시장에 밀려…올해 신규 상장 1건에 불과

최근 3년 간 상장사 151곳→143곳→138곳 지속 감소

윤승준기자(sjy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6-08 18: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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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종목은 총 55개(스팩 포함)다. 이 가운데 코넥스 상장 기업은 이성씨엔아이가 유일하다. [스카이데일리DB]
 
증시 활황 속에 개인투자자가 대폭 늘었지만 코스닥 상장 ‘사다리’ 역할을 하는 코넥스 시장의 외면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올해 들어 신규 상장이 한 건에 그치는 등 부진한 상황이다. 반면 장외주식시장은 미리 유망주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며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다. 존재감이 사라진 코넥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코스닥 상장 사다리 코넥스, 장외주식시장 보다 덜한 관심에 존재감 미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한 종목은 총 55개(스팩 포함)다. 거의 한 달에 10개 이상 상장이 이뤄진 셈이다. 이 가운데 코넥스 상장 기업은 4일 거래를 시작한 이성씨엔아이가 유일하다. 그 전까지는 전무했다. 장외주식시장 K-OTC에서 인동첨단소재 등 4개 상장된 것과 비교하면 코넥스 시장은 정체된 셈이다.
 
코넥스 신규 상장 기업 수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6년 50개에서 2017년 29개, 2018년 21개, 2019년 17개, 2020년 12개 등으로 쪼그라들었다. 총 상장사 수도 △2017년 154개 △2018년 153개 △2019년 151개 △2020년 143개 △2021년 138개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매년 상장사를 늘리며 지난달 17일 1500개를 달성한 코스닥과는 반대 양상이다.
 
거래규모도 점차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은 79억5400만원으로 전달(111억1700만원)과 비교해서 28% 감소했다. 일시적 현상은 아니다. 최근 6개월 간 일평균 거래대금은 4월을 제외하고 △작년 12월 115억6600만원 △1월 108억900만원 △2월 79억2400만원 △3월 67억9600만원 등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3부 리그’로 분류되는 코넥스 시장은 2013년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개설된 주식시장이다. 코스닥 상장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이 코넥스에 상장한 후 기업가치를 높여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등용문 역할로도 활용됐다. 증시에선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다만 최근 코스닥 시장으로의 ‘사다리’ 역할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피엔에이치테크, 씨이랩, 원바이오젠 등 3곳(스팩 포함)에 불과했다. 2013년 출범 이후 매년 평균 8~9개 기업을 코스닥으로 이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성적이다. 올해 전체 코스닥 신규 상장사(43개) 중에선 고작 7% 수준이다.
 
투자자들도 코넥스가 아닌 장외주식시장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다. K-OTC는 올해 약 7년 만에 시가총액 20조원을 넘기며 호황을 맞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일 기준 K-OTC의 시총은 전 거래일보다 338억원 증가한 21조376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1월 4일) 이후 24.4% 오른 수치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도 1529만주로 코넥스(1509만주)보다 많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K-OTC와 38커뮤니케이션 등 비상장 주식을 매매하는 장외주식시장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며 “중소기업만으로 구성된 코넥스 시장과 다르게 장외주식시장은 카카오뱅크와 토스, 크래프톤 등 대형사도 참여해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턱 낮아진 코스닥, 부담스런 비용, 구조적 문제 등 코넥스 활성화 가로막는 장애물 다수
 
그동안 정부는 코넥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는 개인투자자 진입장벽을 예탁금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고 기관투자자의 대량매매제도 요건도 완화하는 등의 방안을 내놨다.
 
또한 코넥스 상장기업에 크라우드펀딩과 소액공모 활용을 허용해 상장 이후에도 추가 자금조달을 가능하도록 했다. 주관사가 수요 예측을 통해 신주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에는 신주가격 결정 규제를 면제하는 조치도 취했다.
 
▲ 코넥스 시장은 2013년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개설된 주식시장이다. 증시에선 ‘인큐베이팅 시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사진은 2013년 7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넥스시장 개장식을 여는 모습.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코스닥에 상장하기 전에 코넥스에 들릴 확실한 유인책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진 점이 컸다. 금융당국은 2017년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테슬라 요건 상장’, ‘성장성 특례 상장’ 등 이익 미실현 상장제도를 실행했다. 경영 성과를 보지 않고 일정한 재무조건만 충족하면 상장할 수 있는 제도다. 그 결과 많은 중소기업들은 코넥스를 외면하고 코스닥으로 직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거래소가 기술특례상장 간소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혀 코넥스 외면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3월 한 간담회에서 “기술특례상장 간소화를 위해 정부와도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거래소는 2곳 이상의 평가기관에서 받아야 했던 기술점수를 1곳으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값비싼 지정자문인 수수료도 코넥스 부진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지목됐다. 지정자문인은 상장주관사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증권사로 상장 지원, 공시업무 자문, 사업보고서 작성 등을 수행한다. 코넥스에 상장하기 위해선 지정자문인과 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상장 첫해 지정자문인 비용은 평균 4000~5000만원 정도다. 또한 상장 유지 수수료를 연간 계약해 분기당 지급해야 한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는 코넥스 기업 입장에선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거래소 측은 코넥스 상장이 상반기 부진한 이유로 구조적인 측면도 들었다. 코넥스 시장은 코스피나 코스닥과 달리 공모를 거치지 않고 사업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상장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즉 2분기부터 상장이 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1분기와 2분기 초에 상장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는 얘기다.
 
현재 금융당국과 코넥스협회는 상장기업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거래량 활성화를 위해 기본예탁금 폐지에 대해서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문제 인식을 갖고 세부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방안을 마련한 뒤 금융위와 협의할 예정이다”며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지정자문인 관련 부분도 완화해 상장사들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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