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스카이데일리 사설

ASMR, 향수인가 본능인가

박선옥기자(sobahk@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6-18 00:02:45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박선옥 부장(국제부)
 인간의 두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의 수는 대략 860억개로 알려져 있다. 불과 한 뼘 정도의 거리를 두고 위치한 양쪽 귀 사이에서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매 순간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이 인간의 의식·무의식이라는 방대한 영역을 구축한다.
 
이 엄청난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두뇌에서 일어나는 생각, 인지력, 감정, 기억 등을 바탕으로 인간은 국가를 세우고 지도자를 뽑고 빌딩과 다리를 건설하고 예술을 창작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두뇌에서 정확히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우리가 알고 있는 부분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최근 유튜브에서 많이 볼 수 있는 ASMR 콘텐츠들은 이전에는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던, 혹은 인지했더라도 그것을 표출할 언어를 찾지 못해 저 깊은 곳에 잠자고 있던 감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자율 감각 쾌감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을 뜻하는 ASMR이란 용어가 등장한 것은 불과 10여년 밖에 되지 않았다. 2010년 처음으로 이 감각을 용어로 정리한 사람은 ‘ASMR Research Project’의 설립자 제니퍼 앨런(Jennifer Allen)이다. 앨런에 따르면 ASMR이란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tingle)을 주는 특정 소리 혹은 현상’에 의해 일으켜지는 반응이다. 이 반응은 강렬하지 않고 편안하면서도 짜릿한 쾌감을 주는 소리 등에 의해서 느껴지는 감각이다.
 
ASMR은 유튜브를 통해 개인이 동영상을 올리면서 급속히 확산됐다. 현재 유튜브에서 조회되는 콘텐츠 중 세 번째로 인기가 많은 콘텐츠로 알려져 있다. 생활 속에서 사사로운 소재를 기분좋게 속삭이는 목소리로 설명하면 되는 것이니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도 ASMR 확산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이런 콘텐츠를 전문으로 만들어서 올리는 유튜버를 뜻하는 명칭도 생겨서 그들을 ‘ASMRtist’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갑자기 이런 백색소음과 유사한 소음에 열광하고 있는 것일까? 할머니가 잠투정하는 손주를 얼르는 듯한 나지막하고 따뜻한 목소리, 바삭한 과자를 씹는 소리, 냅킨을 접는 소리, 미용실에서 머리칼을 자르는 가위소리 등 수많은 종류의 ASMR 콘텐츠들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다.
 
본래 ASMR이란 감각은 같은 자극에 누구나 똑같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에게만 느껴지는 특별한 경험이라고 한다. ASMR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머릿속에서 어떤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면서 그 감각이 척추를 타고 내려와 팔·다리로 전해진다고 말한다.
 
과학자라고 밝힌 어떤 이는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강한 ASMR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누군가 곁에 있는 사람이 책장을 넘기거나 전화기의 먼지를 닦는 일 등 그야말로 아주 사소한 일상생활 속 동작을 하고 있는 동안에 자신이 마치 상대방의 머리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기분과 동시에 ASMR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제 ASMR 콘텐츠는 일반 사람들에게도 편안한 기분을 느끼게 하면서 보편화됐다.
 
ASMR은 어떤 특정한 자극, 즉 트리거(trigger)에 의해 일어나는데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트리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유튜브에 올라온 콘텐츠들에는 사소한 동작을 담은 동영상에 나지막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설명으로 배경에 깔리고 있다.
 
14일자 BBC는 84세의 한 영국농부를 소개했다. 그는 심리적으로 불안한 코로나 시대에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네준 인기 유튜버이다. 그의 유튜브 콘텐츠는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12만명 이상의 구독자가 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유튜브가 뭔지, 인터넷이 뭔지 잘 알지 못하는 소박한 농부일 뿐이다. 그가 생활 속에서 얻는 깨달음을 편안한 목소리로 설명하는 모습을 담은 이 콘텐츠는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 구독자는 “코로나로 몸이 구속되는 상황에서 그의 영상을 보면 자유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ASMR 현상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인간 두뇌에서 생성되는 특이한 경험에 10여년 전 이름을 붙여 알려진 정도이다. 이 경험이 어릴 적 시절에 대한 향수에 의해 촉발된 것인지 혹은 그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인간 본능의 일부인지는 아직은 정확히 말할 수 없다. 그저 인간의 두뇌가 가진 비밀은 무한한 우주의 영역만큼이나 여전히 인간의 탐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뿐이다.
 

  • 좋아요
    2

  • 감동이에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OMG와 하이어뮤직레코즈 대표직에서 물러나 새 기획사를 준비 중에 있는 '박재범'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구오섭
글로리서울안과
박승림
인하대병원
박재범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미세먼지 (2022-01-28 05:0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