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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발아(發芽)를 넘어 발화(發花)의 무대
지난달 27, 29일 ‘2021 현대춤 New Generation Festival’
무대에 불을 밝힌 영웅, 안무자 8명이 그려낸 춤의 조각보
코로나19 속 여름밤에 신선함과 묵직함을 직조케 한 공연
이주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21-09-10 14:10:08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문학박사
 때론 묵직하고 때론 경쾌하다. 한국현대춤협회(회장 손관중)가 마련한 ‘2021 현대춤 NEW GENERATION FESTIVAL’(이하 NGF). NGF는 춤의 발아(發芽)점이다. 올해 무대는 발아를 넘어 춤이 발화(發花)한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월 27일, 29일 양일간 서강대 메리홀에서 8명의 안무가는 프로그램북에도 언급된 것처럼 극장 문을 열고 무대에 불을 밝힌 영웅들이다. 코로나19 속 여름밤을 춤빛으로 물들였기 때문이다.
 
27일의 첫 무대는 주정현의 ‘Three : 피(皮)’가 열었다. 간극(間隙)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이 눈에 들어온다. 간극을 메우고, 채우고, 비우다. 행위성 큰 장면들은 간극에 또 다른 간극을 부여했다. 이어진 작품은 여장 남자의 모습이 때론 코믹하지만 곱씹으면 외로움이 문 앞에 서 있다. 윤현수 안무의 ‘샴푸의 요정’이 말하는 밤 열두시의 환영이다. 흐릿한 형체란 뜻의 ‘블러(blur)’를 감각적으로 끌어올린 정윤정의 안무작 ‘blur’는 나라는 존재를 선명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첫날 마지막 작품은 김미소의 ‘페르세포네..그리고 여름 #Pomegranate’가 마무리했다. 안무자는 작품에서 제우스와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 사이에서 난 딸, 페르세포네의 운명을 발레 특유의 질감과 심리적 흐름까지 담아 석류(pomegranate)를 선택한 페르세포네에 헌정한다. 아픔의 솔로춤 잔상이 깊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권유나, 김미소, 김연진, 김형진 [사진제공=필자]
  
29일 무대의 첫 문은 권유나가 열었다. 작품 ‘echo 2.0’. 반복되는 일상 속 감정과 외적 요인과의 충돌을 그렸다. 잔잔한 철학이 여자 2인무에 잘 스며들었다. 완급을 담은 권유나의 하루다. 혼자인 듯 둘인 듯. 김형진은 ‘接 : 사이’를 통해 관계를 말한다. 복잡다단한 인간사의 그물망을 담백한 춤의 대화로 이끌어냈다. 다음 작품은 이바다의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이 작품은 강물같은 삶에 대한 탐구성이 엿보인다. 응시와 관조, 관찰과 탐색을 버무려 춤의 조형성을 일궜다. 무대 공간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안무가 돋보였다. 마지막 작품은 김연진의 ‘차가운 심장’이 뜨겁게 마무리 한다. 자신의 심장을 뛰게 하고픈 열망이 움직임 사이사이에 흐른다. 자문자답(自問自答)의 물음표와 느낌표를 이지적으로 때론 감성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심장은 차갑게. 8명의 안무자가 그려낸 각각의 작품들은 NGF의 춤 조각보에 촘촘히 새겨질 것이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윤현수, 이바다, 정윤정, 주정현 [사진제공=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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