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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코로나는 무법자

이 모든 것이 과연 ‘코로나 때문’일까

기사입력 2021-09-10 00:02:37

 
▲ 박선옥 국제부장
웬만한 용무는 전화통화보다는 SNS를 이용하는 것이 어느 새 더 편리한 일상이 됐다. 그래도 문자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렵거나 시간이 걸리는 경우엔 목소리로 안부도 전하고 용건도 신속하게 해결하게 된다.
 
며칠 전에도 기자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통화가 필요한 일이 있어 지인의 번호에 통화버튼을 눌렀다. 막 인사를 건넬무렵, 마침 기다리고 있던 버스가 도착했다. 지인에게 인사를 건네며 버스 카드를 찍는 순간, 기사의 거친 목소리가 들렸다. “버스 안에서 통화하지 마세요. 코로나 때문에 그래요!”
 
출퇴근 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하루에도 몇 번씩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리는 안내음성이 있다. 버스에 오르면서 카드를 찍으면 “마스크를 착용하세요”라는 안내 멘트가 나온다. 한 정류장에서 10명이 타면 안내 멘트는 10번 반복된다. 지하철로 환승하면서 카드를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하루에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명령(!)을 무수히 듣게 된다.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이 승차할 때도 들리는 소리이니 그 횟수는 그야말로 셀 수 없을 정도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되었을까. 이것이 다 버스기사의 말대로 ‘코로나 때문’일까. 과연 5000만명이 넘는 인구 중에 예컨대 하루 2000명이 신규 확진자로 통계에 잡힌다면 모든 사람이 잠재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 취급당해도 괜찮은 걸까. 물론 신규 확진자 2000명이 사회에 미치는 위험성의 정도는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일단 인구 2만5000명 중 한 명이 신규 확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버스기사는 물론 버스에 타고 있는 승객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환경에서 역시 마스크를 착용한 한 승객이 아마도 곧 용건을 전달하고 끊을 가능성이 큰 음성통화를 하는 것이 그렇게도 크게 다른 이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그로 인해 타인으로부터 ‘당장 전화를 끊으라’는 요구를 받아야할 정도로 위험한 행동일까.
 
코로나19가 바꿔놓은 것은 우리의 생활 패턴뿐이 아니다. 그보다도 무서운 것은 자유를 박탈당한 시민의 무뎌진 의식이다. 버스기사의 요구에도 항변을 하지 못한 것은, 지극히 미미한 위험의 가능성 앞에서 공동체를 위해 개인이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며 이를 거스르는 개인은 그야말로 ‘공공의 적’이라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정부의 끊임없는 방역홍보를 통해 주입된 일반의 의식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이미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의 나라에서 시민들의 일상은 우리와 크게 다를 것이다. 세계 1위 확진자 국가라는 명예롭지 못한 순위를 줄곧 지키고 있는 미국도 대한민국과 비교했을 때 훨씬 자유스러운 분위기라고 한다. 며칠 전 미국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바에 따르면 그 지역 사람들은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고 다닌다고 한다. 물론 미국도 주별로 다를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지에서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 방역을 위한 통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종종 벌어졌다. 하루종일 마스크 안에 내뱉은 숨을 다시 들여마셔야 하는 현실에서 마스크로 인한 폐해에 대해서는 거론하거나 문제 삼지 않는 데 대한 반발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시위대의 주장이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누리고 있던 자유를 빼앗겼을 때 이를 인식하고 되찾기 위한 노력을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국가인지 혹은 전체주의를 내세우는 국가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이다.
 
8일(현지시간) CNN은 최근 중국 내 개인의 삶에서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 기사를 실었다. “시진핑 정권 하에 중국 인민의 개인적 삶은 더 이상 개인적이지 않다”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올해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계기로 당은 인민의 생활을 일거수 일투족 간섭하고 규제하는 지침을 쏟아냈다.
 
그 지침 중에는 아이들이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 규제, 사교육을 막기 위한 학원 규제, 연예인을 겨냥한 규제 등이 포함됐다. 예를 들면 미성년자가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금요일과 주말, 공휴일에 오후 8시부터 9시 사이로 못 박아 뒀다. 유명 연예인은 물론 팬들의 활동도 통제됐다. 중국의 유명 여배우 쟈오웨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터넷에서 그의 모든 흔적이 사라졌고 웨이보에 있던 팬클럽 페이지도 폐쇄된 상황이다. 현재 쟈오웨이는 행방도 불확실하다고 전해진다.
  
중국 인민들이 당의 규제에 얼마나 반감을 느끼고 저항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대한민국이 중국처럼 되지 않으려면 서서히 조여드는 개인의 생활에 대한 규제를 인식하고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저항의 뜻을 표해 빼앗긴 자유를 되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박선옥 기자 / sky_bini2 , sobahk@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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