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보는 상권|빌딩|재건축 뉴스

뒤로 리스트 인쇄
news only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톡

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선진국일수록 최고·최우선 복지는 ‘일자리’

후진국은 퍼주기식 복지에 매달리면서 포퓰리즘 기승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9-13 09:17:57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고민은 현재도 어렵지만, 장래에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가 고도성장을 할 때는 일자리 구하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비교적 오랜 기간 한 직장에서 일할 기회도 주어졌다. 
 
화려하진 않지만, 당시의 형편대로 결혼하고 자녀를 낳으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내 집 마련도 가능했다. 그때와 지금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삶의 내용과 질이 엄청나게 바뀌었고, 현실을 재단하는 눈높이도 크게 높아졌다. 
 
경제 여건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구조적 상황을 놓고 보면 현저히 다르다. 더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을 해보려고 해도 사방이 막힌 듯 답답하다. 시장은 완전 경쟁에 가깝고, 경제적 파이가 커지는 속도는 계속 더디다. 한편으론 자동화나 로봇 등의 출현으로 될 수 있으면 고용을 줄이려는 트렌드가 거세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 출현하면 골이 더 깊어진다. 이미 일자리를 가진 기득권의 횡포와 몰염치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이미 예고된 경제의 파행이다.
 
이는 우리에게만 국한된 불평등한 현상이 아니다. 선진국이라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고질적인 딜레마이고, 절체절명의 난제다. 제대로 된 나라들은 경제 정책의 1순위에 고용 창출을 위해 일자리와 전면전을 치른다. 경제가 나빠질수록 정부가 가장 많이 챙기는 지표가 실업률이다. 왜 이처럼 일자리에 연연하는 것인가. 일자리가 최고·최우선의 복지라는 신념에 투철하기 때문이다. 일자리가 없으면 추가 복지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며, 사회적 갈등과 불안감이 증폭된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일자리 만들기에 실패한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한국은 이미 선진국형 경제에 진입하고 있으며, 일자리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일자리는 없는 청년이 금수저가 아니라면 결혼, 자녀 출산,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정부가 이에 대한 보조금 등을 정부가 지원하는 미봉책에 불과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순서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결국 온갖 포퓰리즘만 남발하고 국가는 더 큰 수렁에 빠진다.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에게 제시한 2개의 판이 있다. 국민청원게시판과 일자리 현황판이 그것들이다. 전자는 양쪽으로 갈라진 두 진영 간의 힘겨루기를 부추기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후자는 현재 어디로 사라졌는지 행방조차 알 수 없을 정도다. 일자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다 보니 현황판으로 국민에게 보여줄 것이 없자 슬그머니 종적을 감춘 것이다. 
 
4년간 무려 80조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1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졌으니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여지가 없다. 청년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세금 일자리’라는 고령층 고용만 늘어 전세가 역전되었다. 그런데도 현금성 복지로 짜깁기된 청년 대책만 난무한다. 다음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유력 여권 주자들의 행보도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전형적인 후진국형 대중영합주의가 극성을 부리면서 그 중간에 청년들이 끼여 미래의 볼모로 잡히고 있는 셈이다. 대책이라고 내놓고 있는 것을 보면 근본적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보다 부수적인 고충 지원에 그치고 있어 공염불만 반복하고 있는 꼴이다.
  
결혼·출산·주택 등 청년 미래 설계의 출발은 ‘일자리’, 일로 번 돈이 진짜 소득
 
일자리가 생겨나지 않는 이치는 매우 분명하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는 판이한 방향으로 정책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가 어렵거나 요즘과 같은 팬데믹 상황이 겹치면 가장 악화하는 경제 지표가 실업률이다. 그래서 이들 국가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한다. 특히 일자리의 원천인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시장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한다. 기업 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규제는 완화하거나 속도를 조정한다. 
 
재정을 확대하더라도 경제의 선순환에 초점을 맞추면서 궁극적으로 고용을 유지하거나 신규 창출을 유도한다.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해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친(親)노동·반(反)시장으로 일관하고 우리와는 접근 방법이 확연하게 다르다. 그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미국의 고용은 계속 개선되고 있고, 일본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완전 고용에 가까운 낮은 실업률을 보인다. 우리 내부를 보면 여전히 기업은 찬밥이고, 비웃기라도 하듯 기업은 일자리 창출을 외면한다.
 
지구촌을 둘러보면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다 같이 복지로 몸살을 앓는다. 빈부 격차, 경제적 불평등 등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 보편적 복지 혹은 선별적 복지에 대한 찬반이 분분하고 복지의 시스템이나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대세는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강화하는 것이 대다수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선진국일수록 일자리가 복지의 출발점이라는 원칙을 철저하게 고수한다. 반면에 후진국일수록 불만 잠식과 표를 얻기 위해 얄팍한 임시방편의 퍼주기식으로 재정은 파탄이 나고 정치는 지속해서 퇴행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소득이 생기고, 소득을 기반으로 미래에 대한 설계가 가능해진다. 
 
주택 융자도 소득이 없는 자에게는 무용지물이고 희망 고문이다. 출산장려금, 청년임대주택, 실업보조금 등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일자리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왜 선진국이 지독하게 일자리에 연연하는지는 국가 경영과 관련한 축적된 경험과 기술에서 유래한다. 이런 점에서 우린 아직 아마추어고 비도덕적이기까지 하다.
 
청년 취업률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원인은 또 있다.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적기에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신입사원 대신 경력직을 선호한다. 노동 시장에서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것도 이를 부채질한다. 상당수 기업의 경우 당장 투입 가능한 직원을 원하지, 신입사원을 채용해 교육이나 훈련을 시킬 여력이 없다고 하소연한다. 학교는 단지 졸업장을 주는 곳이지 능력이나 자질을 함양하지 않는 곳으로 전락했다. 일제(日帝)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고 목청만 높였지, 우리 교육이나 행정은 낡은 고정 관습에서 한 치도 못 빠져나오고 그대로다.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학제는 그대로고, 문과·이과에다 70·80년대 커리큘럼으로 일관한다. 세상과 기술은 급변하고 있으니 채용 미스매치가 생겨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개혁 사각지대의 최전선에 있는 것이 교육이다. 정권마다 교육 개혁을 기치로 내걸지만 단지 구호만 있을 뿐이다. 일자리가 넘쳐날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이 동시에 갖추어지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일자리와 복지의 중심축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 좋아요
    0

  • 감동이예요
    0

  • 후속기사원해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

<저작권자 ⓒ스카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최초 원두커피 전문점 ‘쟈뎅 커피타운’을 전개했던 '윤영노' 쟈뎅 회장이 사는 동네의 명사들
구찬우
대방건설
윤영노
쟈뎅
황주호
경희대학교 공과대 원자력공학과
뒤로 리스트 인쇄
email오류보내기 트위터 페이스북 밴드 카카오톡
독자의견 총 0건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스카이 사람들

more
“동정의 시선이 아닌 피해자로서 고아의 권리를 찾아주죠”
요보호아동 및 보육원 퇴소자 위한 인권사업 진...

미세먼지 (2021-09-24 21:30 기준)

  • 서울
  •  
(양호 : 38)
  • 부산
  •  
(최고 : 15)
  • 대구
  •  
(좋음 : 21)
  • 인천
  •  
(좋음 : 26)
  • 광주
  •  
(좋음 : 29)
  • 대전
  •  
(보통 : 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