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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아트&컬처

한 여자가 그린 두 여자의 이야기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09-24 10:40:48

 
▲이주영 공연칼럼니스트・문학박사
/8월말 ‘집 속의 집-두 번째 이야기’ 공연 성료
/서울무용제 수상작이 일궈낸 또다른 레퍼토리
/‘서연수 표 군무’ 세종문화회관 관객 통해 입증 
/갇힘과 열림의 경계를 무너뜨린 ‘듀엣의 독백’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는 건 또 하나의 집짓기다. 물리적 형태뿐 아니라 내면적 고민까지 상당하다. ‘집 속의 집-두 번째 이야기’는 첫 번째 작품에 큰 틀을 두지만 관점, 방향, 질감 등이 사뭇 다르다. 서연수의 집은 이렇게 탄생했다. 8월 2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쿰댄스컴퍼니(예술감독 김운미) 주최로 열린 서연수 안무의 이번 공연은 세종문화회관이라는 무대를 넘어선 무대였다.
 
‘집 속의 집’ 초연은 2020년 11월, 제41회 서울무용제에서 있었다. 경연부문 최우수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차제에 분량과 내용 등의 수정・보완을 통해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있음을 아르코대극장 현장에서 강하게 느꼈다. 서울 대학로에서 광화문으로 옮긴 2021년 여름에 마주한 두 번째 이야기는 초연과 다른 몇 가지가 있다. 우선 공연장이 바뀜에 따라 무대 세트 활용과 공간 구성, 움직임의 차이가 생긴다. 작품 분량 또한 40분에서 60분으로 늘렸다. 작품 내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초연작이 집을 짓는데 집중했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선 지은 집이 움직인다. 공간과 심리 두 측면 모두다. 평면성에서 입체성으로의 전환이다. 이는 관찰자(강요찬) 역할을 더 강화해 운동성을 부여했다. 특히 ‘집 속의 집’이란 느낌을 압축적으로 볼 수 있는 세트 내 그림자 처리는 은유와 환유를 넘나드는 기법이다. 큰 수확이다. 안무의 노련함이 느껴진다.
 
▲ 집 속의 집 ⓒ옥상훈
 
무대 앞에 남자 무용수가 등장한다. 나갔다 다시 들어온다. 관찰의 눈이 집을 향한다. 여자 무용수들이 원을 그리며 돈다. 마치 집의 행렬이다. 여성성 강한 동작은 군무의 매력과 질감을 더한다. 이는 안무자의 예술철학을 엿볼 수 있는 단초가 되기도 한다. ‘집단성(集團性)’, ‘여성성(女性性)’, ‘사회성(社會性)’으로 집약시킨 군무를 통한 춤 에너지 발산은 이제 ‘서연수표 군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개의 집 형태를 띤 무대 세트가 사선에서 후방으로 이동한다. 무대 세트 공간 분할로 이어진다. 무대 세트의 공간 변형은 외형이 내면을 채우는 시간과도 같다. 김재덕 특유의 음악은 심장 박동수를 높인다. 무대세트의 공간성, 활달한 움직임이 음악과 만나 입체성을 더한다.
 
 
“빠~빠~우웅”. 집중시키는 사운드가 귓전을 모은다. 남자 무용수 1명 중심으로 모였다 흩어진다. 무대 우측 큰 세트에 모두 모여서 들어간다. 집단 이동이다. 응축과 발산의 힘이 보여진다. 긴박했던 분위기가 낮은 음악소리와 함께 반전된다. 슬픔과 애잔함이 무대를 맴돈다. 이번 작품에서 주목할 장면 중 하나다. 세트 내 두 여자의 대화가 시선을 고정시킨다. 서연수와 일본 데라쉬네라 컴퍼니 단원인 와타나베 에리와의 춤 이중주가 이채롭다. 특히 여자의 그림자 처리는 인상 깊다. 그림자 자체가 주는 이면성, 중의성은 ‘집 속의 집’이 지닌 함의를 증폭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한 여자가 그린 두 여자의 이야기. ‘듀엣의 독백’이라 부르고 싶다. 하나 되지 못하는 슬픔, 둘이 되고픈 고독이다.
 
 
중독성 있는 음악과 군무가 장엄하다. 공간을 꽉 눌러 채운다. 무용수들이 웃옷을 벗어 집 형상의 무대 세트에 넣기 시작한다. 집단성은 수렴의 기능을 한다. 또 하나의 원점을 이루게 한다. 3인칭의 관찰과 1인칭의 화자가 만나는 듯하다. 무대 후방에서 서연수가 10개의 집을 지나며 소용돌이 속에서 나온다. 어느 지점에서 멈추며 마무리된다. 그 지점은 바로 집 속의 집이다.
 
커튼콜은 또 하나의 공연이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세종문화회관 1, 2층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한바탕 축제를 함께 즐겼다. 한 여자가 그리는 ‘집 속의 집’, 그 두 번째 이야기는 내면과 외면의 공존 속 탐색을 충분히 이룬다. 갇힘과 열림의 경계가 사라진 순간이다. 집단 속 무위(無爲)와 고독 속 유위(有爲)가 만났기 때문이다. 한 여자의 집은 그렇게 2021년 8월을 풍요롭게 장식했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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