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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안내견이 되겠는가, 정치똥개가 되겠는가

윤석열·대장동 관련 檢 판단 의구심 들어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0-16 16:21:55

“그가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셨은 즉 시험 받는 자들을 능히 도우실 수 있느라.”<히브리서 2 : 18>
 
▲ 안호원 칼럼니스트·목사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선 후보 선택과정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1차 패소,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대검 검찰청 감찰부장의 연임, 여당 대선후보가 결정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장동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 지시, 대장동 민관(民官) 합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 청구한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 등 이렇게 전개되는 상황을 보면서 불현듯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주의 지시를 어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불복종 훈련’이 떠올랐다.
 
때에 따라서는 주인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닥쳐오는 위험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앞으로 가려 할 때 안내견이 견주 의향과는 다르게 멈춰서며 꼼짝도 하지 않거나 뒤로 물러나는 행동으로 견주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도록 하는 훈련이다.
 
안내견이 자신을 보호함은 물론 주인도 지키게 하는 그야말로 스마트 교육이다. 통상 안내견 훈련이 30주에 걸쳐 실시되는데, 훈련 26주 지나면 2주간 받는 훈련으로서 시각장애인의 ‘가자’는 지시를 어기는 똑똑한 불복종을 가르치는 지적 불복종훈련이다. 그렇게 훈련을 받은 안내견과 검찰을 비교해봤다.
 
예상대로 근소한 차로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선택됐다. 서울행정법원은 14일 윤 전 총장에게 법무부로부터 받은 정직 2개월의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단하면서 재판부 사찰 문건 작성·배포와 채널A 사건 감찰 방해가 징계 사유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정직 2개월을 타당한 징계라고 결론 내린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법무부가 제시한 징계 사유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징계 결정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즉 절차와 내용 모두가 적법한 징계였다는 것이다. 특히 재판부가 채널A 사건 감찰과 수사를 방해했다는 징계사유를 중대 비위행위라고 꼬집은 부분은 윤 전 총장에게 특히 뼈아픈 대목이다. 징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에 반발했던 윤 전 총장에게 법원이 사실상 완패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 징계청구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 부장은 윤 전 총장 재임 시절 사사건건 윤 전 총장과 대립했다. 지난해 4월 채널A 사건 당시 한 부장이 감찰을 강행하려다 윤 전 총장이 이를 반대해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 조차 감찰 업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정치 편향 논란을 일으켜 구설에 오른 한 부장의 연임은 정권 말 입맛에 맞는 인사만 쓰겠다는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같은 날 치밀한 계획에 의해 이미 오래 전부터 정계, 법조계, 언론계 등 각계각층에 거대한 자금이 뿌려진 대장동 민관(民官) 합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중심에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에 대해 청구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을 기각하며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큰 반면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도주의 우려가 없다 해도 증거들을 없앨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했던 검찰이 대장동 의혹을 규명할 중심인물인 김 씨의 신병 확보에 실패한 데다 성남시청 압수수색 등 이 지사 관련 수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정치적 판단에 따라 부실 수사를 한 검찰을 향한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이 12일 “대장동 사건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검찰은 당일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부터 대장동 관련 고발들을 접수하고 사건을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지만 아직까지 대장동 개발사업의 인허가권자였던 성남시청 뒷북 압수수색에서 시장실, 비서실을 빼는 등 적극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는 등 김오수 검찰총장이 취임 직전까지 성남시 고문 변호사로 활동한 사실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4~5시간 뒤 이뤄졌다.
 
김 총장에 대한 비판여론을 차단하려고 급하게 눈치를 보는 부실수사 논란이 커지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의 지시도, 검찰의 수사도, 하나 같이 모든 게 미심쩍다. 드러나지 않는 어떤 분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토론하는 자리에서 빈정거리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홍준표 의원의 질문에 윤 전 총장은 “대통령에게 잘 보였다면 지금 이렇게 됐겠냐?”고 답했다.
 
그런 윤 전 검찰총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 터지자 정권은 어떻게 해서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한 대선과 연결되는 것을 막으려했다. 당시 수사팀장인 윤 전 총장은 정보기관이 국내 정치에 개입, 여론을 조작하는 국가적 위험과 수사기관이 진실을 감추는 데 따르는 정부의 위험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그의 현명한 불복종은 통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는 칭찬 대신 욕만 먹고 사육장에 갇힌 처량한 신세가 됐다. 이런 지적 불복종의 결과를 지켜본 다른 검사들이 대검 감찰부장을 비교하며 ‘가자’는 명령에 충실한 존재로 변질됐다.
 
8년 전인 2013년 10월 21일 국정감사장에서 수사 외압(황교안 법무부 장관)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등 윤 전 총장의 말들이 회자되는 말들을 남기기도 했다. 이 국정 감사 발언은 ‘검사 윤석열’을 전 국민에게 알린 결정적 계기로 평가받고 있는데 과연 윤 전 총장 본인도 그렇게 생각했을까.
 
쓴소리의 대가였을까. 윤 전 총장은 얼마 뒤 항명, 재산신고 누락을 이유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후 윤 전 총장은 약 2년간 대전 고검과 대구고검을 전전하며 검사생활을 이어나갔다.
 
절치부심하던 중 윤 전 총장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팀장이 되면서 박 전 대통령 탄핵 20일 만에 2017년 3월 31일 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데 이어 국정원 특활 비 상납 수사를 벌여 이명박 전 대통령을 뇌물혐의로 구속했다. 대통령 둘을 감옥에 보낸 수사를 주도한 윤석열은 ‘보수의 역적’, ‘진보의 영웅’이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두 달 뒤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걸며 들어선 문재인정부는 당선 열흘 만에 윤 전 총장의 거침없는 수사에 화답하듯 윤 전 총장을 검찰총장에 앉혔다. 새로운 주인 곁에 서게 됐다. 문 대통령은 적폐청산과 검찰개혁이란 드라마 주연으로 윤 전 총장을 낙점하며 그에게 지적 불복종을 하라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서도 엄정한 자세로 수사하라”고 주문했다.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주문대로 하자 주인의 주변 사람들이 몽둥이질을 했다. 그런데도 주인은 눈만 껌뻑이고 있다. 함께 지적 불복종에 나섰던 안내견들은 이미 유기견 신세로 전락해버렸다. 주인이 현명한 동반자를 원한 게 아니었다. 검찰 쪽만 그런 게 아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지적 불복종을 하면 온전치 못했다. 위험을 경고하고 짖어댄 직업 공무원들은 모두 떠돌이 들개 신세가 됐다. 이런 사태의 결과가 산업부 공무원의 한밤중 원전관련 문서 444개 삭제사건이다.
 
유기견, 안내견이 되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가련한 모습이다. 먹이를 던져주면 꼬리치고 좋아하면서 주인이 위험에 빠져도 외면하고 차량에 주인이 치여도 관심도 없는 똥개가 되기를 바라는가. 세상에는 나쁜 개는 없는데 단지 주인이 그렇게 만든다고 말한다.
 
똥개를 좋아하게 되면 안내견도 다 소용없다. 주인과 개 모두에게 불행이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 재직 시 윤 전 총장은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은 법무부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추 전 장관 전까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아랫사람으로 여기며 무시한 적이 없다.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지켜져 온 원칙이다. 추 전 장관처럼 장관의 지휘권을 마구 휘두른 법무부 장관도 없었다.
 
법무부, 검찰조직이 너무 혼란스러워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으려 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지적 불복종을 하는 충실한 안내견이 검찰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과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정치 똥개’가 되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죽음을 무릅쓰고 주인인 국민의 안위를 위해 먹이감을 쫓으며 짖어대는 ‘사냥개’가 될 것인지는 검찰의 몫이다.
 
대통령의 지지도도 54.9%로 떨어졌다. 또 여론의 방향은 정권 재창출 36.2%인 반면 정권교체가 55.7%를 넘어섰다. 지금 국민 다수는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다.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마태복음 24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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