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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혁재의 지구촌 IN & OUT

이제 싸구려 죽창가 좀 그만 부릅시다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0-26 09:47:11

 
▲ 이혁재 언론인·전 조선일보 기자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려 하면
죽창가 부르고 토착왜구로 몰아
반일 프레임으로 정권을 연장?
그사이 대한민국은 멍들어간다
 
별로 재미없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보냈다. <학교생활 속 일제 잔재 발굴 조사>라는 제목의 설문지다.
 
‘본인이 생각하는 일제 잔재의 개념은 무엇인가. 학교생활 속 일제 잔재는 무엇이 있는가. 어떻게 청산해야 좋겠는가.’
 
어떤 학생이 열심히 자료를 조사해 보고서를 제출했다. <조사결과 다음과 같은 일본식 단어가 발견됐습니다. ‘학교, 생활, 잔재, 발굴, 조사, 본인, 개념, 청산’. 청산 방법: 말을 말자.>
 
다행히 교육청 설문지에 <교육, 과학. 자유, 경제, 토론, 집착, 사회, 권리, 시간, 개인, 모험, 인상, 과정, 상식, 철학, 위생, 세기, 이상, 연애, 형이상학> 등등 우리가 많이 쓰는 일본식 단어는 안 들어 있어 학생 보고서에서 빠졌다. 일본 식민시대에 안 태어나 다행인데, 이러다가 ‘식민시대에 한반도에서 숨 쉰 사람 찾아내라’ 할까봐 겁난다.
 
양궁 김제덕의 파이팅
 
교육청은 또 도쿄올림픽 때 양궁 김제덕 선수가 소리쳐 인상적이었던 ‘파이팅’을 없애자고 했다. 파이팅이 2차대전 때 일본군이 출진하며 외치던 구호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잘 몰라서 그러는데, 미국을 주적으로 삼았던 일본군이 돌격하며 정말로 영어를 썼을까. 어렸을 땐 “천황폐하 만세”하며 돌격했다고 배웠고, 어떤 이는 “사실은 엄마를 부르며 돌격했다”고 하던데…
 
경기도교육청은 ‘비석치기’ 놀이도 위안부 강제 동원을 합리화하려는 놀이였으므로 교과서에서 삭제해야 한다고 했다. 비석치기는 ‘오징어 게임2’에 등장할 것이 유력시 되는데 비석치기를 오징어 게임2에서 빼거나, 오징어 게임2를 넷플릭스에서 빼야 할 것 같다.
 
시작한 김에 재미없는 얘기 조금만 더 해보자.
 
2017년 6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1호기 원전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1368명이 사망했다”고 말했고, 일본정부는 “사실과 다르며 매우 유감”이라고 했고,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일본 언론들은 시중에 떠돌아다니는 괴담이 대통령 연설문에 들어가는 건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경험해본 적 없는 나라에 사는 국민에겐 별로 놀랍지 않은데 말이다.
 
더불어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는데 후쿠시마는 물론 아오모리 이와테 미야기 등도 포함됐다. 아쉽게도 우리 정부는 지리에 약했고, 바다가 없는 도치키 군마 등이 수산물 수입금지 지역에 포함돼 있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문에 소금값 올랐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관련해 떠돌아다니는, 조금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후쿠시마 때문에 소금 값이 올랐다는 얘기다.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출해 바다가 오염돼 버렸고, 맑은 바닷물이 부족해 소금 생산량이 줄었고, 그래서 소금 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2016년 3800ha이던 소금 만드는 염전에 태양광 시설이 들어서, 5년 만인 올해 염전면적은 3050ha로, 생산량은 절반으로 줄었다는 것은 소금 값 인상과 아무 관련 없을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이승만 전 대통령은 친일매국세력의 아버지”라고 했다.
 
1952년 1월18일 일방적으로 이승만 라인을 선포해 13년간 일본어선 328척 나포, 3929명 억류, 억류 등으로 인한 사망 44명이란 결과를 낳은 이승만 전 대통령은 일본 입장에선 철저한 ‘친한파’다. 더구나 이승만 라인 안에 독도를 집어넣어 독도 실효지배를 완성한, 요즘 한일갈등의 주요 불씨인 ‘독도 갈등’을 뿌린 일본의 철천지 원수이자 반일 국수주의자의 수괴다.
 
재미없고 시시한 얘기를 길게 한 건 이제는 제발 이런 싸구려 사례들은 없어져 줬으면 해서다.
 
마음에 안 들면 ‘친일파’ 프레임 씌워
 
싸구려 주장, 싸구려 애국자들이 판치다 보니 제대로 된 얘기를 꺼낼 틈도, 논의할 기회도 없어졌다. ‘나쁜 일본’이라는 감정적인 프레임만 판친다.
 
“그릇된 역사관이 나라를 멍들게 한다”고 하면 ‘꼰대 냄새’난다고 한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라임은 맞춰진다” 정도 말해야 욕을 덜 먹는다.
 
우파가 가장 잘 한 것은 ‘빨갱이’란 표현을 만들어낸 것이란 말이 있다. 좌파가 입만 뻥끗 해도 ‘빨갱이’ 한마디면 해결됐다.
 
좌파가 가장 잘 한 건 ‘친일파’란 프레임을 보급시킨 것이다. 우파가 까딱 손가락이라도 움직이려 하면, 그저 죽창가 부르고, 토착왜구 찾아내자고 한다. 그걸로 자기 진영 정권을 연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 프레임에 대한민국이 갈라지고 멍들고 있다.
 
“왜 좌측보행일까요?”
 
꽤 오래전에 겪었던 곰팡이 냄새나는 일화를 소개한다. 다른 일화들과는 달리 ‘역사에는 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조금은 고급스런 일화여서다. 좌측보행과 관련된 얘기다.
 
근무하고 있는데 한 아주머니들이 몰려와 공격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기자님은 왜 좌측 보행인지 아세요?”
짐작은 갔지만 “모른다”고 했다.
“일본놈들 때문이에요.”
 
이번엔 다른 아주머니가 “우측 보행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아주머니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자세히 설명해줬다.
 
아주머니들이 돌아간 다음에 정신 차려 자료를 찾아봤다. 아주머니들 말씀대로 좌측보행은 일본놈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공부하다 보니 재미있는 내용이 있었다.
 
121년 전인 1900년 일본에 도로단속규칙이 제정됐는데, 마쓰이 시게루 라는 사람이 좌측 통행으로 결정했다는 것이었다. 내무성 관료 출신으로 일본 경찰과 소방청 기초를 닦은 사람이다. 결정 당시를 기록한 내용이 ‘도로교통정책개관’에 나와 있다.
 
<마쓰이 시게루가 자동차와 사람 모두 좌측통행 하도록 결정했다. 마쓰이는 좌측 통행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그냥’(=난토나쿠) 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 찾습니다
 
시시껄렁한 이 일화는 △역사에는 재미있는 일이 많고 △죽창가를 부르며 너무 이념적으로 몰두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마냥 무시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뒤끝 있다는 얘기 들어도 할 수 없지만 말 나온 김에 마지막으로 별로 재미없는 얘기 하나 더 하려 한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던 중학생, “미국 소고기 먹으면 광우병으로 죽는다”던 전문가. 궁금하지는 않지만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자 환갑 넘은 주권자로서, 또 미국 소고기도 먹어본 사람으로서 알고는 싶다. 그래, 주권은 찾아 가셨는지. 미제 소고기 먹고 광우병으로 죽은 사람 영안실, 다녀는 오셨는지.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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