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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세계 공급망 재편과 대한민국의 선택

요소수 사태, 中 수입의존 대한민국·문재인 정권 길들이기

세계 공급망 의존할 경우 정치적 리스크 없도록 재편해야

우리 살 길은 공화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동맹 강화일 뿐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1-18 09:20:43

 
▲최재기 공화주의 칼럼니스트
공급망(supply chain)불안정과 국민 경제
 
이번 요소수 사태는 단기적인 경제성 판단만으로 국내 산업에 필수적 재화의 공급을 다른 나라의 자의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보여줬다. 또 공급을 담당하는 나라가 사유재산권을 보호하고 국제적 거래규범을 잘 지키는 ‘포용적 정치제도’를 가진 국가인지 여부에 따라 공급망의 안정성이 크게 좌우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매체인 런민즈쉰은 “이번 위기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이 가진 중요 지위를 더욱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만약 서방국가가 집요하게 (중국에 대한) 대항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영 청두TV가 운영하는 인터넷 매체 선냐오즈쉰은 “(한국은) 석유화학 산업 강국으로 요소를 생산할 능력이 없는 게 아니다”며 “국가 경제 및 국민 생활과 관련된 중요한 전략자원을 자급자족하거나 비축체제를 구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특정 분야 위기를 겪는 것은 자업자득으로, 중국과 무슨 관계냐”며 “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반도체 위기에서 교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세계일보, 2021.11.10.)
 
중국이 자국 수요를 핑계로 통관을 지연시키고 있지만, 중국 하북 지방의 밀 파종이 끝나 비료의 중국 내 수요가 줄어 공장 가동율을 줄이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이미 계약한 물량의 통관을 지연시켰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중국 정권이 통관을 핑계로 요소의 중국 수입의존도가 80%인 대한민국과 문재인 정권을 길들이기 한 셈이다.
 
우리는 50년 전 세계 최대 규모 요소생산 공장을 가졌었지만, 값싼 중국산 요소의 수입 때문에 10여 년 전 그 공장의 문을 닫았다.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한 롯데정밀화학 관계자가 공장 문을 닫을 당시 ‘요소가 비료 생산에도 직결된 만큼 이렇게 해도 되느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당국은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다. 직선제 이후 대한민국의 자칭 ‘민주화 정권’들은 국민의 실생활에는 관심도 없고 권력 쥐고 지대이득만 추구하다가, 전체주의 국가 중국으로부터 대책 없이 산다고 조롱까지 받는 신세가 되었다.
 
세계 공급망과 관련하여 앞으로 공화주의 국가들은 내부적으로 다음 두 가지 대책을 준비하고 있으리라고 본다.
 
첫째, 국가안보나 국민경제에 필수적 재화는 가급적 국내에 생산능력을 유지하려할 것이다.
둘째, 부득이하게 국내 수요를 세계 공급망에 의존하더라도, 사유재산권과 계약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착취적 정치제도’(extractive political institutions)를 가진 국가에 맡기지 않고, 국제적 거래규범을 지켜 정치적 리스크가 없는 ‘포용적 정치제도’(inclusive political institutions)를 가진 국가들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구축하려고 할 것이다.
 
깊어지는 세계 공급망 재편의 구상
 
트럼프 행정부 때 미국은 중국 정권과 군대 및 기업의 ‘강제적 기술이전’과 ‘지식재산권 약탈’ 등을 이유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했다. 이후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지만, 현재도 그 관세의 골격은 유지되고 있다.
 
캐서린 타이(Katherine Tai)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지난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미중 무역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 이라는 연설을 했다. 전체주의 중국 정권의 뿌리 깊은 국가주도 경제 개입에 대한 미국의 인식을 읽을 수 있어, 향후 새로운 세계 공급망 재편 구상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타이 대표는 자신이 직접 중국을 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 절차를 진행해 본 경험을 언급했다.
 
“다른 트랙은 WTO의 분쟁 해결 사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우리는 내가 직접 소송을 제기한 일부를 포함하여 동맹국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상대로 27건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우리는 결정된 모든 경우에 승리를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가 도전한 특정 관행을 변경하더라도 기본 정책을 변경하지 않았으며, 중국의 의미 있는 개혁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중국이 WTO 규범을 준수하고 내부화하며 기타 시장 지향적인 변화를 일으키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좌절감을 표현하였다.
 
“최근 몇 년 동안 베이징은 국가 중심 경제 체제를 두 배로 강화했습니다. 중국의 계획에는 미국과 다른 많은 국가가 공유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의미 있는 개혁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점점 더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타이 대표는 주로 ‘강제적 기술이전’ 및 ‘지식재산권 약탈’ 문제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 행정부 대(對) 중국 대응책을 1단계라 표현하면서, 앞으로는 전체주의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 개입을 뜻하는 ‘비시장적 경제관행’(non-market economic practices)에 대해 초점을 맞춘 대응책을 동맹국들과 함께 강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셋째, 우리는 1단계 거래에서 다루지 않은 중국의 국가 중심적이고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1단계의 조건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이러한 광범위한 정책 문제를 베이징에 제기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우리는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하여 21세기의 공정 무역 규칙을 만들고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의 정상을 향한 경쟁을 촉진할 것입니다.” (캐서린 타이 <미중 무역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접근> 연설, 전략국제문제연구소 2021.10.04.)
 
세계 공급망 재편과 우리의 선택
 
시장경제·민주주의 체제와 국가주도 경제 ․ 전체주의 체제는 본질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것이다. 이 사실은 2차 대전과 냉전을 거치면서 진즉에 확인되었음에도, 시장경제 세계의 무역질서 내에 전체주의 중국을 가입시킨 것은 특히 당시 미국 정치인들의 오판이었다.
 
전체주의 일당독재 체제를 유지한 채, 중국이 사유재산권 및 계약 자유를 존중하는 경제규범을 지키고 국제적 무역규범을 지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전체주의란 정치권력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국가가 경제 운영에 개입할 수 있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만약 서방국가가 집요하게 (중국에 대한) 대항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자신에게 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는 정치적 교훈을 주기 위해 통관을 핑계로 요소수 사태를 일으킨 것이다. 중국은 친(親) 중국 정치인들과 지식인들이 설치는 대한민국을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진영의 약한 고리라고 본 것이다.
 
타이 대표가 경험했다시피, 세계무역기구의 판결이나 결정이 있더라도 중국은 온갖 핑계로 경제에 대한 국가개입이라는 ‘기본 정책’을 바꾸거나, ‘의미 있는 개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체제 국가들은 이런 나라에 자국의 공급망을 맡겨두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국가들끼리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세계 공급망을 재편하려 할 것이고, 10년 정도면 세계 공급망은 재편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국제 정치경제 질서의 변화에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세계 공급망에서 우리가 어떤 위치를 담당해야 할 것인가 차분히 계산해야 한다. 우리가 구축한 중화학 공업과 전자산업의 공급망을 발전시키면서, 그렇게 벌어들인 달러를 기반으로 지식경제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 차세대 컴퓨터, 바이오산업 등 지식중심의 가치생산 체제로 전환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국가 제도를 지식경제 친화적으로 바꾸고 국민들을 지식생산자로 양성해야 할 것이다. 그런 지식과 기술은 선진 시장경제와 민주주의 국가로부터만 얻을 수 있는 자원이다.
 
지식경제 시대에 선진 시장경제 국가들은 가치의 원천인 지식과 기술의 탈취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이 중국 ․ 북한 등 전체주의 진영으로 지식과 기술을 유출하는 창구가 될 경우, 앞으로는 지식과 기술의 습득에 엄격한 제재를 받을 것이다. 지식 선진국으로부터 신뢰를 얻는 일은 우리 경제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국민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모든 국민들은 가치관을 분명히 정립해야 한다. 중국의 조롱이나 받는 무능한 정부를 더 이상 가져서는 안 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를 제안한 이유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우리가 살 길은 공화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동맹을 강화하는 길 뿐이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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