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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멸공 챌린지 열풍

‘멸공’ 열광하는 MZ, 배경엔 ‘민주화 열망’ 있다

정용진發 ‘반공 캠페인’에 야권은 물론 청년들도 호응

자료 없지만 반중 설문조사 등 통해 찬반 유추 가능

“與 금도 넘을 시 국민은 노예화 대신 저항 택할 것”

기사입력 2022-01-13 22:38:27

▲ 2020년 8월 서울 중구 을지로입구역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여성. 현 정부 들어 반민주적 정책이 강행되고 일부 차기 대선 후보도 계승을 시사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반감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발(發) ‘멸공 챌린지’가 온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언뜻 이념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2020년대에 정치권은 물론 2030세대를 중심으로 적잖은 호응이 일어나 배경에 궁금증을 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멸공 챌린지 흥행 원인 중 하나로 반(反)민주적‧전체주의적이라는 비판의 여권 행보가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국제사회와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정책들이 자유민주주의에 익숙한 국민들의 반감을 야기해 멸공 챌린지 열광으로까지 이어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용진 SNS 삭제로 촉발된 ‘표현의 자유 한계’ 논란
 
5일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에 숙취해소제 사진을 올리면서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글을 남겼다. 어느 재벌가 오너의 일탈행위로 치부되는 듯했지만 해당 글이 ‘신체적 폭력 및 선동에 관한 커뮤니티 가이드라인 위반’ 이유로 삭제되자 논란이 일었다. 앞서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표현의 자유 한계’ 발언까지 새삼 회자되고 백신패스 찬반까지 겹치면서 여론은 한층 들끓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1일 경북 구미 금오공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n번방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사전검열 아니냐고 반발하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좋지만 모든 자유와 권리에는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전 장관도 2020년 12월 미국 CNN방송에 출연해 “표현의 자유는 너무나 중요한 인권이지만 절대적인 건 아니다.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정 부회장 게시물 삭제 파장은 컸다. 그는 SNS에 재차 “갑자기 삭제됨. 이게 왜 폭력 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며 ‘#멸공’이라는 해시테그를 붙였다. 또 “난 공산주의가 싫다”며 전체주의‧검열사회에 대한 반감도 보다 뚜렷이 드러냈다. 결국 해당 SNS 업체는 시스템 오류라고 해명하면서 삭제된 정 부회장 게시물을 복구했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멸공 선언에 야권 정치인들은 물론 적잖은 시민들까지 동참하면서 자연스럽게 멸공챌린지가 전개돼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친여 인사들의 불매운동에 잠시 멸공 캠페인 중단을 시사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북한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등과 관련해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용진이형’이라는 애칭으로 불려온 정 부회장에 대해 온 사회의 시선은 집중됐다. 보수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러한 시류에 편승해 ‘멸공챌린지’에 나섰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에서 ‘멸치‧콩’ 등을 쇼핑한 뒤 그 장면을 SNS에 게재했다. 구매물품 앞 글자를 따면 멸공과 어감이 비슷한 ‘멸콩’이 돼 윤 후보가 정 부회장에게 지지 의사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김진태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오신환 전 의원, 태영호 의원 등도 잇달아 동참하거나 응원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문파멸공”이라며 ‘멸공캠페인’을 제안했다.
 
나 전 의원은 이마트를 찾아 멸치‧콩 등을 고르는 사진을 공개한 뒤 “공산당이 싫어요가 논란이 되는 나라는 공산국가밖에 없을 텐데. 멸공‧자유”라고 했다. 오 전 의원은 “오늘은 덩달아 멸치‧콩 먹게 된다”고 했다. 태 의원은 “멸치‧검은콩 등 이것만 있으면 탈모약 건강보험 필요 없다”고 했다. 황교안 전 대표는 “반공은 국시(國是)다”고 했다.
 
재야에서도 호응은 잇따랐다. 천안함피격사건 생존자인 전준영 씨는 11일 SNS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패러디한 사진을 올렸다. 자막은 주인공이 “군대도 안 갔다온 사람이 멸공 외치는 건 말이 안 되는 거잖아”라고 하자 상대역이 “그럼 군대 갔다 온 대통령이 북한 옹호하는 건 말이 되고”라고 반문하는 내용이었다. 여권은 정 부회장의 군 면제 이력을 문제 삼은 바 있다.
 
MZ 과반 “싫어하는 나라는 中”… 챌린지 후 尹 지지율↑
 
이처럼 온라인을 중심으로 멸공 챌린지에 대한 호응이 적지 않지만 찬반 비율을 보여줄 여론조사 등 수치화된 자료는 없다. 다만 MZ세대가 중국 등 공산국가를 ‘가장 싫어하는 국가’로 꼽았다는 작년 조사, 멸공 챌린지 동참 후 공교롭게도 상승한 윤 후보 지지율 등에서 찬성 규모가 어떠한지를 유추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여론조사업체 글로벌리서치가 국민일보 의뢰로 전국 만 18~3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나라’ 1위에는 중국(51.7%)이 꼽혔다. 2위인 일본(31.2%)과 20%p 이상의 격차였다. 북한도 12.6%로 3위를 차지했으며 미국은 2.2%에 불과했다.
 
실제로 작년 3월 방영된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2회만에 폐지됐다. 태종 이방원이 악귀와 손을 잡고 조선을 건국한다는 판타지 성격의 드라마였는데 MZ세대는 이를 동북공정 일환으로 받아들였다.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확산됐으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른 방영 중단 국민청원에는 5일만에 21만명이 동의했다
 
반중 감정은 MZ세대 내에서도 연령이 낮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에서 보다 강했다. 18~24세 응답자의 60.3%가 싫어하는 나라로 중국을 지목했다. 25~29세(46.7%), 30~34세(49.1%), 35~39세(48.8%)보다 응답률이 높았다.
 
▲ 지난해 4월 한 이동통신사 본사 앞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 사용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청년들 사례에서 보듯 MZ세대 사이에서는 반(反)공산주의 기조가 높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반민주적 정책이 이어질 시 2020년 8월 반정부시위를 뛰어넘는 저항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카이데일리
 
책 ‘K를 생각하다’를 쓴 1994년생의 임명묵 작가는 “MZ세대 내에서도 남성은 미세먼지‧서해불법조업 등 강대국이 약소국을 힘으로 누르는 형태의 문제에서 반중 감정을 느낀다. 반면 여성은 한복‧한옥‧김치 등 한국 정체성 요소를 뺏으려는 시도에 반중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상승한 윤 후보 지지율도 멸공 챌린지 찬반 비율을 가늠할 지표로 꼽힌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8~10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공개한 여야 대선주자 가상 다자대결(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후보는 지난 조사(12월25~27일) 대비 3.1%p 오른 38.0%로 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7.1%p 내린 35.3%였다. 지난 조사에서는 이 후보 42.4%, 윤 후보 34.9%였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8일은 공교롭게도 윤 후보가 이마트에서 ‘멸치‧콩’을 구매하고서 인증사진을 올린 날이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상이 제주도 의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이 후보 공약을 비판했다가 당원자격정지 8개월 징계에 처해진 점을 거론하면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조치다. 민주당 정체성이 상당히 전체주의 정당 비슷하게 변질됐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최후의 금도마저 넘게 되면 국민은 독재에 순응하고 노예처럼 살 지, 목숨 걸고 저항할 지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오주한 기자 / sky_ohjuhan , jhoh@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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