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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차기 정부 디지털자산 정책

尹정부 디지털자산 정책 기지개… 글로벌 경쟁력 ‘업그레이드’

인수위, 국정과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주무부처 신설은 제외

코인 연평균 20%씩 성장하면 경제가치 5조원·고용기회 4만명 창출

업계·학계 “尹정부, 차후 계획 수립과정서 상당한 수준으로 보완해야”

기사입력 2022-05-09 13:10:00

▲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서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을 포함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6일 인수위 첫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민의힘 제공]
  
윤석열정부의 출범과 동시에 디지털자산 관련 정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디지털자산 법안을 마련해 관련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새 정부의 전략을 짚어본다. 
 
인수위, 가상자산 증권형·비증권형 구분해 규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는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에 ‘디지털 자산 인프라 및 규율체계 구축’을 포함했다고 지난 3일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제정하고 투자자 신뢰를 토대로 가상자산 시장이 책임있게 성장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대체불가토큰(NFT) 등 디지털자산 발행, 상장 주요 행위규제 등 소비자보호 및 거래안정성 제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국제금융기구와 각국 규제체계 논의 동향이 적기에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제 탄력성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ICO 여건 조성’은 가상자산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권형’과 ‘비증권형(유틸리티, 지급결제 등)’으로 규제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증권형 코인은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 규율체계에 따라 발행될 수 있도록 시장여건을 조성하고 규율체계를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필요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우선 활용할 예정이다. 비증권형 코인은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논의를 통해 발행·상장·불공정거래 방지 등 규율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시절 770만 코인 투자자를 겨냥해 ‘디지털자산 투자자 보호’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디지털자산 양도소득세 5000만원 비과세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및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 △ICO(Initial Coin Offering) 허용 △대체불가능토큰(NFT) 활성화를 통한 신개념 디지털자산시장 육성 등을 꼽을 수 있다.
 
기대를 모았던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은 출범 이후로 미뤄졌다. 현재 디지털자산을 전담하는 부처는 별도로 없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불완전판매, 시세조종, 자전거래, 작전 등을 통한 부당수익은 사법절차를 걸쳐 전액 환수하겠다”며 “이 같은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한 기구로 디지털산업진흥청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당선인의 공약과 달리 인수위는 디지털자산 주무부처 관련 내용을 국정과제에 담지 않았다. 지난달 정기국회까지 정부 조직개편이 없을 것이라고 디지털자산 주무부처 신설 가능성을 일축한 게 전부다.
 
한국핀테크학회와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는 “정부조직접이 개정되기 전까지 잠정적으로 금융위를 주무부처로 지정하고 문재인정부와 달리 국내 ICO 여건 조성 등 디지털자산 정책방향을 전향적으로 전환한 점을 환영한다”면서도 “금융 및 실물 속성을 모두 가진 신개념 디지털자산 전담부처를 금융위에 단독으로 맡기고 디지털자산 진흥기관 신설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고 신개념의 디지털자산 시장 육성 및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 도입 등 일부 핵심 공약에 대한 언급이 없고 후퇴한 점에 대해 대단히 실망한다”고 밝혔다.
 
韓 가상자산 산업, 글로벌 시장 대비 3~5년 뒤처져
    
▲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작년 말 기준 430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한국시장은 300조원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디지털자산에 주목하는 이유는 경제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작년 말 기준 430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한국시장 규모는 300조원 수준이다. 향후 4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할 경우 2026년에는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럴 경우 가상자산 유관기관과 기업에서 창출되는 고용 기회는 4만명, 경제적 생산가치는 5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면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정부의 디지털자산 육성 의지가 중요한 이유다. BCG는 국내 가상자산과 관련해 대중이 가상자산을 받아들이는 속도에 비해 산업 성숙도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분석 결과 △거래소 △발행 △투자 및 파생상품 △수탁(custody) △결제 등 다섯가지 영역에서 국내 가상자산 산업 성숙도는 글로벌 대비 평균 3~5% 뒤처진 것으로 드러났다. 가상자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선진국과 비교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국가는 디지털자산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5일(현지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가 되겠다고 선언하고 왕립 조폐국을 통해 정부 공식 NFT를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존 글렌 재무부 금융서비스 총괄은 “이는 디지털자산 기술과 투자에 대한 영국 정부의 미래지향적 접근방식을 상징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합법적인 지불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규제샌드박스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가상자산 진흥 그룹(Cryptoasset Engagement Group)’도 구성해 정부의 디지털자산 규제 방향을 제시다. 그룹 의장은 장관급이고 금융감독청(FCA), 영란은행 및 기업의 고위 대표 등이 참여한다.
 
미국도 디지털자산 정비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월9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차원의 디지털자산 연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연방기관들이 디지털 자산 감독에 대한 통합된 접근 방식을 갖추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백악관측은 “디지털자산은 최근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세계 금융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기회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이유에서 디지털자산의 위험과 잠재적 혜택에 대해 전체 정부 차원 접근법의 큰 틀을 잡기 위해 첫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다”고 설명했다.
 
중동에서도 가상자산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달 1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는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 사업허가를 내줬다. 바레인, UAE 두바이에 이어 세 번째다. 두바이의 경우 바이낸스를 포함해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비트의 본사를 유치하고 FTX에 운영권을 허가했다. 이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허브’가 되겠다는 UAE 정부의 정책적 목표다. ‘글로벌 금융 허브’의 한 축으로 디지털자산을 육성하겠다는 의지다.
 
김윤주 BCG코리아 MD파트너는 “앞으로 5년간 가상자산 산업에서 누가 다음 구글과 아마존이 될 것이냐를 두고 국경없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여기서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잡으려면 민간과 정책 양쪽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등장할 가상자산 사업자는 물론이고 전통 금융기관과 기존 핀테크의 빠른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며 “정책도 규제·감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산업발전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한발 내딛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에 디지털자산 포함해야”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오동훈 기자] ⓒ스카이데일리
 
핀테크학회와 KDA는 디지털자산의 경우 일자리 창출 및 세수 확보기반 확충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개념 신산업이고 국제적으로도 주류 경제권 편입과 함께 성장산업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차기 정부가 디지털자산 국정과제 계획를 수립할 때 대폭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형중 핀테크학회 회장은 “디지털자산 정책 방향이 투자자 보호를 전제로 한 규제의 대상으로 볼 뿐 신개념 신사업으로 간주하지 않았다는 데에 실망했다”며 “선택된 정책이라도 사후적으로 더 나은 대안이 나온다면 수정·보완하고 다른 의견을 존중한다는 ‘국정운영 원칙’에 의해 계획수립 과정에서 대폭 보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회장은 특히 “디지털자산 국정과제는 대한민국 성장엔진 복원과 좋은 일자리 창출 및 경제활력 등을 더해주는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국정과제에 포함된 점을 감안해 미래산업, 신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에 디지털자산을 포함해야 한다”며 “윤석열정부에서 신설하는 대통령 주재 ‘산업혁신 전략회의’ 및 기업 중심의 클러스터 조성 대상에도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후 KDA 회장도 “디지털자산 글로벌 허브 정책 방향 설정과 함께 컨트롤타워를 통한 범부처 차원의 ‘디지털자산 기본 청사진’을 수립·발표해야 한다”며 “디지털자산 거래계좌와 은행 연계 전문 금융기관 육성, 해킹과 시스템 오류에 대비한 보험제도 도입,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자산 등장에 대비한 블록체인 기술개발 지원, 100만 디지털 인재양성과 연계한 전문인력 양성, 신개념 디지털자산 시장 육성 등의 공약도 반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회장은 또한 “외국에서 디지털자산을 발행한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촉진할 수 있도록 리쇼어링 지원 대상에 포함하고 벤처 투자 활성화, 규제자유특구 고도화 등 창업부터 글로벌 유니콘까지 완결형 벤처 생태계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며 “투자자금의 기업 유입 선순환 시스템을 마련하고 디지털자산과 연계한 전통 금융산업 경쟁력 방안도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승준 기자 / sjyoo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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