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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

“가상자산 주무부처 만들어 디지털 경제 선점해야죠”

중소·중견 가상자산거래소 의견 대변해 현안 해소 모색

기사입력 2022-04-23 00:05:46

▲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연합회 회장(사진)은 2018년 탐라금융포럼 이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디지털자산에 관심을 가졌고 이후 관련 포럼을 개최하며 인연을 맺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지만 플랫폼 부문에선 철저히 속국이에요. 디지털자산 산업을 키울 경우엔 다르죠. 국내에서도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출현할 수 있어요. 이를 위해선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야 하죠. 인력 양성이 되면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매년 급증하고 있는 재정 수요를 확충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의 첫 걸음은 장관급 가상자산 주무부처를 신설하는 것이에요. 궁극적으로 디지털경제 G3까지 도약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죠.”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 글로벌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총 2600조원으로 1년 전보다 4배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국 GDP(2166조원), 코스피 시총(2200조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렇다보니 각국 정부는 가상자산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는데 사활을 걸었다.
 
우리나라는 다르다. ‘실체 없는 자산’이라는 인식 아래 육성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해 디지털자산 전문가인 강성후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 회장(65)은 “4차산업혁명 시기에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자산 산업이 성장하지 않은 국가는 다른 산업도 성장할 수 없다”며 새 정부는 가상자산 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사무실을 찾았다.
 
‘미래 먹거리’ 가상자산 선점하려면 장관급 부처 필요
 
강 회장이 이끄는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업무 질서 유지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확립 △투자자 보호 등을 목표로 작년 4월 설립됐다. 공정한 기회와 균형적 발전,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상장 관련 프로세스 개선과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해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조성하는데 집중한다.
 
“그간 협회들이 대형 가상자산거래소를 중심으로 운영하다보니까 중견·중소 가상자산거래소의 의견을 대변해줄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거래소 규모에 따라 처한 환경은 분명 다르잖아요. 중견·중소 거래소의 의견을 대변해 실명 계좌 발급, 거래소 신고, 정책 및 제도 개선 등 현안을 해소하는데 몰두하고 있죠.”
 
“지금까지 한국핀테크학회와 함께 15차례 정도 여야 국회의원 포럼 등을 개최했어요. 실명계좌 조기 발급,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정상화 특금법 원포인트 개정방안 등을 촉구하는 성명도 발표했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을 선점해 디지털자산 G3로 자리매김하는데 민간영역에서 역할을 하고자 해요.”
 
강 회장은 4년 전 가상자산과 처음 만났다. 2018년 공로연수 기간 중 사단법인 탐라금융포럼 이사장으로 역임할 때다. 당시에는 비트코인 열풍이 불 정도로 가상자산에 대해 관심이 컸던 시절이었다. 그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제주도지사 후보들이 가상자산을 아젠다로 공약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자 결심했다. 가상자산에 관해 공부했다. 2018년 4월 ‘제주지역 최초의 블록체인 정책방향 모색’ 세미나를 개최해 후보들에게 정책을 제안했다.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4차산업혁명 핵심기술, 블록체인 제주 허브 조성 방안’ 세미나를 열었어요. 그걸 계기로 해서 한국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 정책위원장으로도 활동했죠. 마침 그때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암호화자산 매매중개 기업을 벤처기업에서 제외하는 ‘벤처기업육성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했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자산 업계에 발을 디뎠죠.”
 
▲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는 △디지털자산 사업자의 업무 질서 유지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 확립 △투자자 보호 등을 목표로 2021년 4월 설립됐다. 사진은 14일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와 한국핀테크학회가 주최한 ‘디지털 자산과 연계한 금융산업 경쟁력 고도화 방안’ 정책포럼의 모습. [사진제공=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
 
현안에 대해서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새 정부가 출범을 앞둔 시점인 가운데 강 회장은 윤석열정부가 추진해야 할 가상자산 정책으로 ‘가상자산 주무부처 지정’을 강조했다. 국내 가상자산 이용자 ‘1500만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현 정부 조직도에서 가상자산을 전담하는 부처가 명료하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 금융혁신과의 12개 업무 중 하나에 불과한 수준이다. 최근 인수위가 윤석열정부 조직개편을 여름 이후로 미뤄 장관급 부처를 당장 신설할 수 없는 만큼 기존 부처에서 업무를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금융위가 가상자산 전담부처를 맡으면 안 돼요. 규제 중심의 사고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죠. 가상자산은 신사업이잖아요. 적정한 규제와 과감한 산업 육성을 통해 글로벌 G3로 가야하는 여건을 고려했을 때 금융위 사고방식으론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우리나라 GDP 규모는 전 세계 10위지만 금융산업 경쟁력은 30위에 불과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블록체인을 담당하고 있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적절하다고 전했다. 기술 개발, 인력 양성, 산업 육성, 생태계 조성 등에 초점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위가 검토하고 있는 디지털산업진흥원(가칭)에 대해선 과기부 산하에 둘 것을 주장했다. 내달 10일 새 정부가 출범하면 과기부에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담당하는 국(局)을 설치하는 게 좋다고도 전했다.
 
“하반기에 정부조직을 개편하게 되면 장관급 부처로 ‘디지털자산위원회’보다는 ‘디지털자산산업부’가 좋을 것 같아요. 금융위 및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국무위원에 속하지 않아서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없거든요. 아까 말씀했듯이 가상자산 산업은 신산업이잖아요.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려면 타이트한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처리속도가 필요해요. 그러려면 부처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해 다른 부처들과 협의할 수 있어야 하죠.”
 
“국무위원이면 대통령 및 총리 주재 회의에서도 공식적으로 가상자산 관련 아젠다(의제)를 회의 안건으로 올려서 부처 간 업무를 조정하고 협의할 수 있기 때문에 위원회보다는 부(部)가 필요하다고 봐요. 9월 정기국회에서 정부조직법을 개정할 것 같아요. 정부조직법 제2조(중앙행정기관의 설치와 조직 등)에 디지털자산산업부 항을 추가로 넣으면 되죠.”
 
새 정부 출범 후 ‘디지털자산 산업 기본정책’ 발표해야
 
강 회장은 디지털자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인수위에서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과 관련한 기본계획 및 로드맵을 발표한 뒤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이 직접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안에 △투자자 보호 등 규제 방향성 △산업생태계 육성 방향 및 추진 계획 △블록체인 등 기술개발 및 인력 양성 △벤처기업, 스타트업 등 산업생태계 자금 유입 방안 등을 담을 것을 강조했다.
 
▲ 강 회장은 디지털자산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통령이 직접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
 
“대통령 주재로 1년에 두 번씩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5개년 계획’과 관련한 점검회의를 실시해야 해요. 우리나라가 오늘날 수출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요인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매월 수출점검회의를 열었기 때문이죠. 가상자산은 신사업이기에 의지만 있다면 글로벌 시장을 충분히 선점할 수 있어요. 가상자산은 특정 부처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부처에 얽혀 있는 산업이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도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하죠.”
 
강 회장은 다른 나라들이 이미 가상자산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가상자산에 대한 공식적인 연구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투자자 보호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이 담겼다. 유럽연합(EU)도 가상자산에 대한 맞춤형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법안인 미카(MiCA)를 의결했다. 영국은 이달 정부 공식 대체불가능한토큰(NFT)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허브가 될 것이라는 목표다.
 
“우리나라는 갑론을박 수준인데 다른 나라 정부는 아예 각론으로 들어갔어요. 아랍에미리트 토후국 두바이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허브를 표명하며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바이낸스에게 사업허가를 줬어요. 두바이 세계무역센터 경제자유구역에서 서비스 제공업체로 운영될 수 있는 인증도 부여했죠. 바레인도 바이낸스에게 가상자산 거래와 보관, 포트폴리오 관리 서비스 등 현지에서 영업이 가능한 사업허가를 내줬죠. 우리나라만 설왕설래하는 것 같아요.”
 
윤 당선인의 공약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대해선 더불어민주당 공약까지 포함해서 입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용으로는 △국제규범을 포함한 적정 수준의 규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수준의 산업 육성 방안(블록체인 기술개발 및 인력양성) △벤처기업·스타트업 등 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담을 것을 강조했다.
 
“디지털자산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어야 해요. 돈이 돌고 돌아야 산업생태계를 만들 수 있거든요. 일각에서는 투자자 보호에 왜 신경 쓰냐고 하는데 이게 돼야 사람들이 코인을 산다는 것이에요. 사고파는 사람들이 없으면 거래소가 아무리 많이 있고 한들 무슨 소용이에요.”
 
“그 과정에서 외국인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야 해요. 우리나라 국민 모두 거래해봐야 5000만 밖에 안 되잖아요. 디지털자산 영토를 확장해야 글로벌 디지털자산 G3로 갈 수 있어요. 외국인이 국내에서 거래하고 발행할 수 있는 부분을 포함해야 한다고 봐요. 또한 자금세탁, 국제회계기준 등 국제규범을 수용할 수 있고요. 신산업·신개념이라서 1년에 두 번 정도 개정하며 탄력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어요.”
 
끝으로 강 회장은 가상자산 규제 방향성에 대해선 투자자 유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심은 투자자 보호다. 이를 위해 △백서 등 자산 발행 기준 및 사전 심사 △ 상장 및 사후 관리 기준 △해킹 등 피해보상 및 시세조종 금지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을 강조했다.
 
“현 백서로는 투자자가 발행자에게 항의할 수 없어요. 발행자가 매도기간을 자의적으로 설정해서 일정 기간 매도할 수 없도록 하고 있죠. 조금 손해를 보고 빠지려고 해도 특정 코인의 경우 환급할 수 없다는 얘기에요. 정부는 발행 사전심사제와 상장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해요. 상장 이후 피해가 발생했을 때 보험을 어떻게 적용할지도 검토해야죠.”
 
1시간 넘게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디지털자산, 가상자산 모든 게 아직은 낯설지만 절대 외면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사실이 와닿았다. 강 회장은 향후 학회들과 공동으로 디지털자산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민간 영역에서 디지털자산을 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산업이 블록체인 및 디지털혁명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기초산업이라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민간영역에서 열심히 활동할 계획이에요. 대한민국이 디지털경제 G3에 자리매김하고 디지털자산 인력·기술개발, 일자리 창출, 글로벌 플랫폼 기업 육성 등에 기여할 수 없는 초석이 되고 싶어요.” 

 [윤승준 기자 / sjyoon@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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