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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금융권 앱 전쟁

금융권 ‘슈퍼앱’이 뜬다… ‘디지털 전환 2라운드’ 경쟁 치열

“2030년 기존 은행 80% 사라져”

빅테크 슈퍼앱 토스의 진격 눈부셔

리딩뱅크 KB국민은행도 가속 페달

기사입력 2022-05-13 00:07:58

▲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흩어진 앱들을 정리하고 통합앱을 내놓는 등 슈퍼앱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며 디지털 전환 2라운드에 돌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마이데이터 본격 시행으로 은행,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권 슈퍼앱 경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30년까지 전통적인 은행의 80%는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향후 전통적인 은행을 뛰어넘는 '슈퍼앱' 경쟁이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마이데이터란 은행 계좌, 신용카드 내역 등의 금융 데이터를 개인의 동의하에 금융사가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사업을 뜻한다.
 
이미 슈퍼앱으로 평가받고 있는 카카오와 토스 등은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도 슈퍼앱을 통한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이에따라 본격적인 금융 슈퍼앱 경쟁 레이스가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디지털 유니버설 뱅크는 금융그룹이 하나의 슈퍼앱에서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함으로써 금융분야에도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빅테크 슈퍼앱 토스의 진격
 
핀테크 기업의 대표주자인 토스의 등장은 국내 금융 플랫폼 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의 성격이 짙다. 덩치는 작지만 손 안의 앱으로 은행, 증권, 보험 등 전방위적으로 금융 영역을 확대하면서 MZ세대를 등에 업고 기존 5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기존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에 가속 페달을 밟으며 고객 사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금융업계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토스의 무기는 ‘디지털 혁신’이다. 2015년 간편송금 앱으로 시작한 토스는 2100만 명이 가입한 ‘국민 금융 앱’으로 변신했다. 어느새 인터넷전문은행, 증권사, 보험판매회사, 전자결제(PG)회사까지 거느린 거대 금융그룹의 위용을 갖추게 됐다. 이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는 ‘슈퍼 앱’ 전략은 토스 특유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 토스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하며 금융 산업의 축을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옮기는 ‘슈퍼앱’ 전략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토스의 금융사업 모토는 금융을 온라인화하고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주자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토스의 발빠른 행보는 이전과 다른 금융 생태계의 탄생을 앞당겼고 디지털 혁신 없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금융업계 전반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냈다. 토스는 금융 소비자들 사이에서 특히 큰 호응을 얻었다. 이를 지켜본 금융지주 회장들은 일제히 ‘디지털 금융 강화’를 과제로 제시했고 직원들에게 토스를 모델삼아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 토스의 월간활성이용자(MAU)수는 1300만명을 넘으며 기존 시중은행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토스뱅크의 MAU는 1397만4762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마이데이터는 2위 업체와의 트래픽 격차가 10배 정도 난다. 또한 20대의 80% 이상, 30대의 60% 이상이 토스를 이용하고 있다. 젊은 고객층이 토스뱅크의 중요한 경쟁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토스증권 계좌의 70%는 2030세대가 소유 중이다.
 
토스 창업자 이승건(40)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슈퍼 앱 전략을 토대로 규모를 더 키울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용자들에게 ‘토스만 있으면 다 된다, 다른 금융 앱 없어도 되더라’는 경험과 인식을 확실하게 심어준다는 전략인 셈이다.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을 통해 남다른 예금 통장과 대출상품, 편리한 주식거래 경험까지 기존 금융권 상품들과 차별화하면서 더 많은 국민이 토스를 쓰게 만들겠다는 것이 이대표의 구상이다. 
 
토스는 청소년과 노년층도 쉽게 쓸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한 인터뷰에서 “지방에는 아직도 돈을 부치려고 왕복 3시간을 들여 읍내에 나가는 어르신이 있고 14세 미만은 은행 계좌도 쉽게 개설하지 못한다”며 “반드시 바꿔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0년 뒤 우리 금융 환경에 대해 40% 정도는 온라인화 돼 있을 것이라며 금융 상품 제조는 금융사들이 하고 핀테크들이 중개 판매를 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대표는 ‘테크핀(금융을 겸비한 IT사)’이든 ‘핀테크(IT를 갖춘 금융사)’든 IT를 제일 잘하는 회사가 종국엔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은행들이 디지털 전환에 고전하는 이유로 유연성 부족을 들었다. IT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받아들이는 데 유연하고 적극적이지만 은행들은 공적 역할과 위험관리에 치중한 나머지 변화가 더뎠다는 얘기다.
 
리딩뱅크 국민은행 슈퍼앱 속도
 
 
▲ KB국민은행은 올해 금융플랫폼본부를 신설해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슈퍼앱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공=KB국민은행]
 
지난해 금융권에는 거센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쳤다.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기존 금융사들의 아성에 도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일제히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DT)과 인공지능(AI)등 디지털 금융 강화를 이구동성으로 역설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올해 시무식에서 “디지털을 통해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는 ‘NO.1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그룹사의 디지털 플랫폼 전반을 ‘바르게, 빠르게, 다르게’ 운영해 디지털 생태계를 선도하고 빅테크․플랫폼 기업과 경쟁해 앞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도 “내부와 외부의 역량을 하나로 연결하는 개방형 디지털 혁신을 통해 사람 중심의 금융플랫폼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역시 “전 세대 고객들이 일상에서 우리 플랫폼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은 “고객이 체감할 수 있어야 비로소 디지털 추진이 성공하는 것”이라며 “기존에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도 고객입장에서 한 번 더 살펴보고 해결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융사 CEO들은 현재 체감하는 가장 큰 리스크로 빅테크 위협을 꼽는 등 빅테크의 공습에 대비해 디지털 전환에 더욱 집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손바닥 안에서 이뤄지는 미래금융 패권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런 가운데 슈퍼앱 전략 추진에 KB국민은행이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은 비대면 플랫폼 ‘리브’에 이어 ‘KB마이머니’ 앱 서비스를 각각 오는 6월30일, 8월30일 종료하고 KB스타뱅킹으로 통합한다. 2010년 4월 출시돼 현재까지 고객 1760만명이 선택한 KB스타뱅킹은 KB국민은행의 대표 뱅킹 플랫폼이다.
 
‘앱이 여러 개라 번거롭다’는 고객불만 사항을 해소하고 스타뱅킹을 ‘슈퍼앱’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KB국민은행은 앱스토어에 2일 기준 총 21개 앱을 등록했다. 신한은행의 26개 앱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숫자다.
 
지갑없는 생활을 모토로 하는 리브는 간편결제, 은행 찾기, 환전, 여행‧유학 관련 쿠폰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머니는 여러 기관에 흩어진 정보를 하나로 모아 분석‧관리하는 서비스다.
 
이번 통합으로 리브에 있던 간편뱅킹, 간편결제, 외환 서비스는 스타뱅킹의 ‘뱅킹’ 메뉴로, 마이머니 서비스는 스타뱅킹의 ‘마이자산관리’ 메뉴로 이동한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혁신 없이 미래 없다며 슈퍼앱 전략을 강조했다. 윤 회장은 “고객들에게 KB에 가면 모든 것이 한 번에 해결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며 “대표 앱인 스타뱅킹이 그룹의 슈퍼앱으로 자리 잡아 계열사 앱과 상호 연계‧보완을 강화하도록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KB국민은행은 스타뱅킹 전면 개편을 준비했다. 새로운 스타뱅킹에서는 △자동 로그인 기능 △이체 편의성 개선 △홈화면 개인화 △맞춤 자산관리 △KB금융그룹 6개 계열사 33가지 핵심 서비스 연결 △금융사기 없는 알림 기능 강화 등이 구현됐다. 또한 정부24, 홈택스 등 정부 포털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또한 올해 초 금융플랫폼본부를 신설해 스타뱅킹이 금융과 생활을 아우르고 혁신적인 비대면 서비스를 구상하는 그룹 차원의 슈퍼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사업 부문에 개발 담당자와 운영 담당자가 함께 들어있는 데브옵스(DevOps) 조직을 확대했고, 젊고 역동적인 금융서비스를 위해 ‘KB스타뱅크’ 앱 전담, 개인마케팅 전담,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X(사용자 경험), 디지털콘텐츠 관련 조직들을 신설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나로 통합하고 있는 스타뱅킹을 기대해 달라”며 “스타뱅킹은 금융과 고객의 일상을 아우르는 슈퍼앱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한상 기자 / hsrim@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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