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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새 정부 청년 정책 포퓰리즘 논란
내년 출시 ‘청년도약계좌’, 혜택만큼 정부·은행권 부담 커진다
10년간 월 30~70만원씩 저축하면 1억원 보장
지난 정부 '청년희망적금'보다 지원규모 확대
“전 국민 대상 건전한 자산형성 정책대안 필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6-04 01:50:05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5월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청년도약계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정부의 대표 공약 중 하나인 청년도약계좌가 출시도 되기 전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계좌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 인터넷 카페는 벌써 회원수가 76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기대와 함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내년 중 출시를 예고했을 뿐 가입 요건과 혜택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아직 나온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고금리 기조 상황에서 이자 지급 부담이 늘어난다는 이유로 청년도약계좌 도입에 저마다 난색이다. 정부는 국민 세금인 예산으로 지원하면 되지만 은행은 이자 지급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손실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학계에서는 청년도약계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세대별 공정성과 형평성, 장기 가입에 따른 무더기 중도 해지 가능성 등 우리 사회에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잘못된 정책을 무리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전체 국민의 건전한 자산형성을 위한 정책과 대안을 도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연령조건만 충족하면 소득 무관 
 
▲ 청년도약계좌는 만 19~34세(1987~2003년생) 일하는 청년 대상으로 매달 70만원 한도 안에서 일정액을 저축하면 정부가 월 최대 40만원을 지원해 10년 만기로 1억원을 만들어주는 계좌다.
 
인터넷 카페 청도계 회원들은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정부가 청년의 안정적 자산관리 지원을 위해 은행 시중 이자와 저축장려금을 추가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카페 회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지난 정부의 청년희망적금에 비해 가입 문턱은 낮고 지원금은 많다며 꼭 가입해야 할 상품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 카페 회원의 대다수는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모은 돈으로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나라는 가입 인사 질문에 내 집 마련등을 꼽으며 희망에 찬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앞서 2월 출시된 청년도약계좌의 원조 격인 '청년희망적금'은 파격적인 혜택을 선전하며 큰 인기를 모은 바 있다. 총급여가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인 청년(19~34)을 대상으로 월 최대 납입 한도(50만원) 2년 만기 시 연 10% 금리 효과가 있다는 홍보전략이 통했다. 이 상품은 정부 지원금이 1인당 최대 36만원가량 투입된다.
 
청년희망적금은 은행의 기본 적금금리 연 5.0%에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 이자소득세농어촌특별세 면제의 세제 혜택이 곁들여 지면 연 10.41~10.49%에 달하는 적금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게 설계됐다. 가령 연봉이 3600만원 이하인 34세 직장인이 매월 최대 납입 한도액 50만원씩 2년간 적금을 부을 경우 총 납입액은 1200만에 이자 75만원, 저축장려금 36만원을 받아 만기 수령액은 1311만원이 된다.
 
일부에서는 청년희망적금 가입 조건을 놓고 논란도 있었다. 연 소득 3600만원 이하인 만 34세 직장인의 경우 근로소득세, 4대 보험료 등을 공제하면 월 실수령액은 2649000원 수준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 평금 임금은 2734000원인데 평균 임금만 받아도 적금에 가입할 수 없었다. 또한 자산 기준은 빠져 있어 실수령액 265만원 받는 평범한 직장인은 가입이 안되지만 많은 자산을 물려받은 청년은 가입할 수 있다는 논란도 있었다.
 
지난 정부는 애초에 청년 38만명 정도가 가입할 것으로 추정하고 예산 456억원을 책정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정부 예측과 달리 약 8배에 달하는 290만명 넘게 가입해 혼선과 논란을 키웠다. 청년들 사이에서 로또 금융상품이라며 한정된 예산의 조기 종료를 우려해 선착순 가입 경쟁이 불붙자 정부도 가입 요건만 충족되면 신청자 전원을 받아 주기로 방침을 수정했을 정도다.
 
정부가 이처럼 계획을 유연하게 변경함으로써 서두르지 않으면 가입하지 못할 수 있다라는 청년들의 불안감을 덜어 주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하는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가입자 모두가 저축장려금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필요한 정부 예산은 1440억원에 달해 당초 책정된 예산의 무려 23배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이보다 가입대상이 확대됐고 지원금도 많다. 10년간 매달 정부 지원금이 1인당 소득에 따라 10~40만원에 달해 청년희망적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게다가 소득과 무관하게 연령 요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어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일하는 청년들이 대거 합류해 청년희망적금의 가입자 수를 훌쩍 뛰어넘을 기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만 20~34세 취업자는 630만명 수준이다. 이들이 청년도약계좌를 신청해 매달 최소 1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75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것이다. 올해 국가 전체 예산 607조원의 1.24%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민의힘 청년금융정책 자료에 따르면 청약도약계좌는 연간 소득 2400만원 이하의 경우 가입자는 매달 30만원의 한도에서 저축할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40만원을 매달 지원해 70만원을 부는 방식이다. 연 소득이 2400~3600만원 이하일 경우는 정부 지원금이 20만원으로 줄어들고 가입자 납입 한도는 50만원이 된다. 연 소득 3600~ 4800만원 이하는 10만원을 지원받는다. 연 소득이 4600만원을 넘어서면 지원금은 없는 대신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 한마디로 소득에 따라 정부 혜택이 달라진다. 10년 만기 시 지원 혜택 금액이 최대 5745만원에 달해 2년간 최대 45만원가량 주는 청년희망적금과 비교하면 125배나 많다.
 
이처럼 막대한 지원금도 논란이지만 국민의힘 대선 공약집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는 재정으로 지원하는 유사제도와의 중복 가입지원이 안 된다고 명시돼 앞으로 대혼란이 예상된다. 20243월이 2년 만기인 청년희망적금 290만명의 가입자들이 내년에 출시될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하고 싶다면 중도에 갈아타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 국가 경제 걸림돌 될 수 있어
 
김인준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2월11일 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계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무분별한 선심성 정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전 국민을 위한 금융정책이 아닌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특정 세대에게 과도한 혜택을 몰아주는 국가정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국내 민간·정부 부채 수준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54%까지 확대된 가운데 선제적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면서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빚의 복수현상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제학계 원로인 김인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2022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치열해지는 선거 국면에서 정치권이 재정 제약이 없다는 듯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한쪽이 선심성 정책을 갖고 나오면 다른 한쪽은 더 큰 선심성 정책을 내거는 포퓰리즘 정책은 우리 경제에 커다란 장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체 국민의 건전한 자산형성을 위한 정책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정부가 은행권의 팔 비틀기를 통해 혜택을 주는 건 시장원리에 맞지 않는다기존 재형저축 같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결혼이나 대출 상환, 내 집 마련처럼 목돈 수요가 있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금융상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치권이 내놓은 청년 금융정책에 대해 현재 청년들의 어려움을 해소해 줄 필요성은 있지만 선거 국면에서 청년이라는 단어를 통한 선거 전략적 차원이 내재된 측면도 있었다일단 공약을 해 놓고 그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내놓는 금융상품이라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예산이 있다면 우리 사회의 정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는 방향으로 매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청년이 저축을 하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정부가 청년, 군인을 규정해 특별히 혜택을 주는 정책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정치적인 성향이 강한 방만한 정책들은 차곡차곡 정리하면서 소득이 낮은 사람들을 도와주는 정책으로 일괄되게 정책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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