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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이의 도시인문학

모임을 통한 새로운 장소의 발견

과거의 살롱 문화가 요즘은 플랫폼으로 확장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과의 시간 위해 돈 지불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2-06-22 09:44:47

 
▲ 유영이 도시공간문화 전문 칼럼니스트
 사람들과 교류하는 모임이나 장을 의미하는 살롱은 프랑스어의 을 뜻하는 단어 살롱(Salon)에서 유래했다. 17,18세기 프랑스 상류층의 귀족 부인들이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집으로 초대해 자유롭게 대화하고 토론했던 방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살롱에는 몇 가지 특징이 존재했다. 기존의 멤버를 통해 새로운 멤버를 초대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고 공통의 관심사를 이어 나갔다. 호스트는 개인의 공간을 개방하고 멤버들을 맞이하며 독립된 공간을 모임의 중요 구심점으로 삼았다.
 
흥미롭게도 공통된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는 이러한 커뮤니티 문화는 몇백년이 지난 지금 우리 곁에서 매우 유사한 형식을 가지고 진행 중이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시기에도 사람들은 공통의 관심사나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만남을 위해 다양한 방식을 마련했다. 온라인으로 모여 모임을 하거나 아크릴 칸막이가 놓인 공간에 마스크를 쓰고 모여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고수하기도 했다.
 
17세기 살롱과 달리 현재 우리는 이러한 모임을 하나의 서비스로 소비하고 있다. 같은 취미를 공유하기 위하여 기꺼이 돈을 지불한다. 다시 태어난 살롱이라 불리는 이러한 요즘 세대의 문화는 모임이 하나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같은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이들이 모여 느슨한 연대를 구성하고 그들만의 아지트 공간이 탄생한다. @miinyuii
 
그렇다면 모르는 이들이지만 나와 취향이나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의 만남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왜 낯선 이의 공간을 아지트처럼 향유할까. 작은 모임과 공간을 향하는 사람들의 관심에는 가치와 경험을 소비하는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다. 일과 삶의 균형, 즉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를 추구하는 소위 MZ세대는 마음의 만족을 위해서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욕설을 내뱉는 뜻의 단어가 포함된 X 비용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비용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한다는 소확행과 같은 신조어가 이미 우리 삶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뿐만 아니라 관계 형성에 대한 소신도 작용한다. 혼자 있는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 적당한 거리에서의 사회적 교류는 모임을 통한 느슨한 연대를 추구하는 문화로 연결된다.
 
그뿐만 아니라 취미의 전문화를 지향하면서 같은 관심사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넓혀간다. N잡러, 사이드 프로젝트 등 다양한 관심사와 재능이 있는 이들은 직업 이외 시간과 노력을 들여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나간다. 코로나로 실내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며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공간 꾸미기도 열풍이다. 나만의 아지트가 된 공간에서 나와 취향이 비슷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갖고 싶은 경험이 된다.
 
비슷한 취향을 중심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 서비스 중 가장 유명한 독서 모임 플랫폼인 트레바리의 경우, 강남과 안국, 성수 등 아지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유료 독서 모임이 사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다양한 공간을 거점으로 성장해왔다. 독서 모임은 책을 중심으로 하지만 모임은 장소를 만들어 사람들이 모이고 교류가 가능한 문화를 만들어낸다.
 
독서모임 이외에도 취미를 구심점으로 작동하는 플랫폼도 존재한다. 라이프스타일을 주제로 멤버십을 제공하는 서비스, ‘프립(Frip)’이 그 예이다. 취미를 공유하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 프립은 제주 살기 프로그램등 지역과 라이프스타일을 연계하기도 한다. 관광 상품은 이제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취미를 기반으로, 삶의 유형을 찾고 경험해나가는 것으로 확장됐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제공하는 활동을 통해 여행은 낯설지만 어딘가 나의 취향과 맞닿아있는 친근한 경험으로 거듭난다.
 
공간을 기반으로 한 모임과 지역과 함께하는 취미 활동에서 나아가 개인의 공간을 내어주는 플랫폼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의집 프로젝트는 집주인의 취향이 묻어있는 집, 가게, 작업실 등 공간에 모르는 이들을 초대하는 흥미로운 컨셉을 자랑한다. 차를 사랑하는 주인과 함께 다도를 배우고, 낯선 이의 책장을 탐험하며 모르는 이의 공간을 탐색하는 경험이 제공된다.
 
나아가 개인의 공간을 공유하거나 취향을 중심으로 한 모임이 여러 지역과도 연결되고 있다. 남의집 프로젝트는 지역 내에 나누고 싶은 취향이 있는 주민이나 가게 사장들을 발굴하여 지역 콘텐츠를 만드는 활동을 진행한다. 지역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 소개하는 이들은 남의집 로컬 큐레이터라는 이름으로 지역을 소개하고 새로운 경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모임은 단순히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넘어 아지트와 같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익숙했던 지역의 색다른 장소를 발굴해 경험케 하는 방법으로 작동한다. 지역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점으로서 로컬 문화를 소개하는 살롱이 호텔과 협업하는가 하면 로컬 여행 상품이 커뮤니티 플랫폼과 연계하여 탄생하는 등 다양한 사례로 확장하고 있다. 달리기나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이들이 그룹을 만들어 함께하고 이들을 위한 아지트가 형성되는 등 취미의 구심점에는 하나의 장소가 따라온다.
 
코로나 대유행을 겪으며 완전히 사라질 줄 알았던 모임은 지난한 시간을 거쳐 여전히 우리의 삶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 4, 8명 등 모임의 제한 안에서 우리는 온라인 등 대안을 통해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나왔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모임을 이어 나갈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과 다양한 장소가 모임에서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확장된다. 모임 기반의 서비스 플랫폼이 코로나 이후에 더욱 확장된 모델로 진화하며 우리 삶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아지트를 탄생하길 기대해본다
 

 [스카이데일리 / skyedaily__ , skyedaily@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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