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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노갈등… 해결 실마리 ‘오리무중’

민주노총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4일부터 단식투쟁 돌입

법원 이행 판단에도… 파리바게뜨 ‘사회적합의’ 이행하라는 민노총

불매운동 나선 민주노총·시민단체… 매출 하락 우려에 가맹점주 ‘울상’

기사입력 2022-07-27 00:07:00

▲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가 제빵 기사의 처우와 관련된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노사갈등과 노노갈등을 겪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 파견 논란 이후 이뤄진 사회적 합의를 둘러싸고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와 민주노총간 갈등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은 사회적 합의 이행과 노조파괴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시민단체들도 민주노총과 연대를 선언하며 파리바게뜨에 대한 불매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 제빵기사가 다수 소속돼 있는 한국노총 PB파트너즈 노조 측에서는 민주노총이 억지스러운 조건을 요구하며 회사와 노동자, 가맹점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사갈등과 노노갈등의 틈바구니 속에서 실질적인 피해를 보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시름도 점점 깊어져가고 있다.
 
“소통 없이 사회적 합의 이행 셀프 선언하고 노조파괴행위”
 
2017년 파리바게뜨가 제빵기사를 불법 파견하고 부당노동행위를 강요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총 5378명의 불법 파견, 연장근로수당 등 110억1700만원의 임금체불이 적발됐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인원을 직고용하고 미지급 수당을 조속히 지급하도록 시정조치를 내렸다.
 
이후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2018년 1월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가맹점주, 시민단체 등과 사회적 합의를 맺었다. 사회적 합의에는 △자회사 PB파트너즈 설립 후 제빵기사 고용 △제빵기사 급여 3년 이내 파리크라상과 동일한 수준 적용 △ 부당노동행위 시정 등 12개 항목이 담겼다.
 
하지만 SPC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를 두고 민주노총은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해왔다. 파리바게뜨지회는 2019년 1월 31일 SPC가 사회적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는 이유로 천막농성에 들어갔으며, 2020년 4월에는 민주노총 소속 제빵기사에게 부당 인사 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SPC가 사회적 합의 이행 완료를 선언한 이후에도 파리바게뜨지회는 사회적 합의가 아직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제빵기사들이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회사 차원에서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는 노조 탄압 및 파괴 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올해 3월28일 임종린 파리바게뜨지회장은 △노조 탄압 중단 △피해 원상회복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갔다. 한편 임종린 지회장은 5월19일 53일 만에 단식투쟁을 종료하고 1인 릴레이 단식 투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후 7월4일 파리바게뜨 소속 조합원 5명이 다시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화섬노조 측은 “여전히 현장은 점심시간 한 시간을 챙기지 못하며 연차휴가, 보건휴가 사용도 불가능하다”며 “그런데 회사는 휴무가 30% 늘고 복지가 좋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측은 이어 “우리가 이기든 회사가 이기든 결판을 내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 제빵기사 5명이 SPC가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노조 파괴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다. ⓒ스카이데일리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단식투쟁 중인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관계자들은 회사의 소통 부재와 노조 탄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화섬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회적 합의 내용은 본사와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라는 것인데 회사 측에서 사회적 합의를 달성했다고만 하고 임금 격차가 줄여졌는지에 대한 자료를 주지 않으니 알 수 없다”며 “마냥 돈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자료가 있으면 납득하고 투쟁을 그만둘 텐데 회사가 소통은 하지 않은 채 숨기기만 하니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대다수 노조원 가입한 대표노조” vs “합의 주체는 우리” 노노갈등 심화
 
SPC와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 지회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관련 시민단체들이 불매운동에 뛰어들고 있다. 5월16일에는 52개 시민단체가 모여 ‘파리바게뜨 사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노동단체 연석회의’를 열었고, 5월18일에는 ‘파리바게뜨 노동자 공동행동’을 결성했다. 해당 단체들은 SPC그룹에 대한 불매운동과 전국 매장 앞 1인 시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6월13일에는 63개 전국청년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불매 행동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매운동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민주노총이 시민단체들을 동원해 불매운동을 진행한다면 결국 회사와 노동자가 공멸하게 된다는 것이 현장의 대체적인 기류이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노총측은 시민단체가 자발적으로 불매운동을 하는 것일뿐 노조가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련 소속 PB파트너즈 노동조합은 이달 14일 불매운동 규탄 성명서를 통해 “파리바게뜨지회의 불매운동으로 5000여명 제조 기사 노동자들과 3400명 가맹점주가 생계를 송두리째 위협받고 불안에 떨고 있다”며 “빵을 사먹지 말라는 자기부정 행위를 해가며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망치고 고용불안에 떨게 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현재 제빵기사들의 근무 환경에 대해 PB파트너즈 노조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넓게 분포해 근무하다 보니 편차가 있을 수는 있지만 회사와 협의해 진행하고 있다”며 “회사가 약속한 것은 8일 휴식인데 통계를 내보니 평균 6~7일 정도가 나온 만큼 제빵기사들의 휴식을 더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회적 합의 전과 비교하면 기본급만 40% 가까이 올랐고 수당도 예전과 비교해 많이 올랐다”며 “본사는 호봉제를 적용하고 이쪽은 근속 수당을 적용하기 때문에 본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련 소속 PB 파트너즈 노조측이 본인들이 대표 노조임을 강조하며 민주노총을 규탄하고 나섰다. [사진=전국식품산업노련 제공]
    
한국노총 측은 현재 민주노총 소속 제빵기사는 200명 정도인 것에 비해 한국노총 소속 기사는 4000명 이상인 것을 근거로 한국노총이 대표 노조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민주노총이 △법정시간을 넘어서는 타임오프 요구 △탈퇴한 조합원에 대한 회사 차원 개입 △개별 교섭 요구 등을 뒤에서 요구하며 앞으로는 근로자의 처우를 내세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노총 측은 사회적 합의의 주체가 자신들임을 강조했다. 화섬노조 관계자는 “회사나 한국노총 측에서는 우리 노조원의 수가 적다는 것을 강조하는데 부당한 대우를 받는 노동자의 수가 적다고 해서 해결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니다”며 “사회적 합의를 한 주체가 민주노총 측이기 때문에 합의를 지켰다는 자료를 이쪽에서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요구했다.
 
이에 더해 민주노총 측에서는 회사 차원에서의 노조 탄압 및 조합원 빼내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측은 새로 입사한 제빵기사에게 한국노총 가입서를 들이밀거나 민주노총에 가입하려고 하거나 가입해 있는 제빵기사에게 현장에서 민주노총에 가입하지 말라는 압박이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파리바게뜨지회 관계자는 “민주노총 소속 기사를 일부러 힘든 곳으로 보내거나 아예 배치를 해주지 않다가 한국노총에 가입할 테니 편한 곳을 보내달라고 하니 바로 그 다음 날 배치를 해줬다”며 “일하는 곳에 찾아와 오늘 가입서를 받아 가겠다고 계속 압박을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사 갈등과 노노갈등의 틈바구니에 낀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매출 감소 우려에 한숨을 짓고 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제빵기사들과의 협상은 회사가 담당하기 때문에 말하기 어렵지만 불매운동을 하면 피해를 보는 것은 가맹점주들이어서 (민주노총의 행동을) 좋게 바라볼 수 없다”며 “요즘에는 가맹점주가 제빵기사들한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하는 분위기가 아니라서 (가맹점주 입장에서)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에는 일을 다 해도 시간이 남는 경우가 많은데 어느 곳에서 밥도 못 먹게 하고 일을 시키는지 좀 알고 싶다”며 “민주노총에서 말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으면 가맹점주협의회에게 말하면 찾아가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 텐데 밖에서만 말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한편 이번 사안과 관련해 SPC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임금 총액을 약 40% 인상하는 등 사회적합의를 충실히 이행했으며, 지난해 12월 법원에서도 사회적합의 이행을 인정한바 있다”면서 “법률적으로 위배되는 사안 외에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주기로 했음에도 노조 측이 합의를 미루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양준규 기자 / jgyang@sky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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