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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민주노총 하투(夏鬪)
새 정부 길들이기 나선 민주노총… ‘하투’ 심화되나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개최… 금속노조 총파업 가능성 시사
현대차 노사 임단협 극적 타결… 車업계 ‘도미노 파업’ 우려 남아
尹 정부 불법 행위 엄정 대응… 화물연대 파업 대응 비판 목소리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4 00:07:00
▲ 민주노총이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하며 하투(夏鬪)에 시동을 걸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계속해서 강경 투쟁 의사를 밝혀온 민주노총의 ‘하투(夏鬪)’가 본격화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이 파업을 진행 중이거나 파업 의사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윤 정부는 민주노총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고 있으나 지난달 화물연대 파업 때 요구사항을 수용하자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의 강경 투쟁이 이어짐에 따라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새나오고 있다.
 
親기업 尹정부와 연일 대립각… 정부, 불법 행위 엄정 대응 방침
 
민주노총은 이달 2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만명이 참가했다. 민주노총은 △물가 폭등·민생 대책 마련 △노동개악 저지 △사회공공성, 국가책임 강화 △비정규직 철폐 등을 구호로 전국노동자대회를 이어갔다. 투쟁 발언에 나선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윤석열정부를 반노동 친재벌 정권, 과로사 정권 등으로 규정하며 투쟁에 나설 것을 호소했다.
 
이번 전국노동자대회와 관련해 이를 민주노총 ‘하투’의 시작으로 보는 견해가 적지 않다. 보수정권으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민주노총과 정부간 충돌은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특히 윤 정부가 노동 시간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최저임금 개편 등 친기업 정책을 내세우자 노동계가 크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기부터 기업 규제 완화, 중대재해법 개정 등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으며 최근에는 최저임금 인상을 대폭 인상함과 동시에 최저임금 산출 기준을 생계비 기준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 롯데, LG 등 재벌사업장 순회 투쟁을 펼치는 등 광범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 문제 외에도 한미연합군사연습,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및 한미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 등에 대해서도 비판 성명문을 발표하고 집회를 여는 등 자기만의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산하 화물연대 본부(화물연대)의 파업이 눈길을 끈다. 당시 화물연대는 핵심 요구 사항으로 컨테이너, 시멘트 등 일부 업종을 대상으로 올해까지 시행되는 안전운임제를 계속 유지하고 다른 업종으로 확대할 것을 강도높게 요구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이 정부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윤 정부 출범 이후 첫 대규모 파업인만큼 정부의 대응에 관심이 쏠렸음은 물론이다. 
 
▲ 윤석열정부는 민주노총의 불법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을 선언했다. [사진=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윤석열정부는 화물연대와 협상을 진행함과 동시에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실제로 경찰은 화물연대 파업이 진행된 7일간 화물연대 조합원 44명을 체포하고 그 가운데 2명을 구속했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현장에서 이뤄진 불법 행위뿐 아니라 화물차주나 비연대 노조원에 대해 문자나 전화로 협박하는 행위 등 전반적인 불법 행위에 대해 사법 처리하겠다”고 강경대응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부는 화물연대와의 협상에서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및 확대, 안전운임 준수, 유가 인상에 따른 적정운임 보장 등에 합의하며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화물연대 파업에서 정부가 더 단호한 태도를 보였어야 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안전운임제 일몰은 3년 전 시행할 때 화물연대와 이미 합의한 것”이라며 “안전운임 일몰제를 시행할 때는 찬성하다가 끝날 때가 되니까 다시 합의를 바꾸자고 일어난 건데 정부가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조 명예교수는 이어 “현재 경제 위기 원인의 상당수가 대외적 리스크여서 우리나라에서 손댈 수 있는 부분이라도 확실하게 해야 한다”며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는 차단하고 파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소속 노조에 대한 페널티를 가하는 등 더 엄정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총파업·불매운동 잇따라 … 전문가 “국민이 민주노총에 흔들리지 말아야”
 
화물연대 파업은 일단락됐지만 다른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은 지금도 파업 중이거나 향후 파업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월부터 파업을 진행 중인 화물연대 소속 하이트진로 화물차주들은 화물연대 협상이 타결됐음에도 파업을 중단하지 않은 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하이트진로측이 파업 적극 가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며 갈등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는 지난달 초부터 임금 인상과 사내협력업체 일괄 교섭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찰이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 체포 영장을 신청하자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가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금속노조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체포영장 신청은 노동자의 투쟁에 엄정 대처를 천명했던 반노동 윤석열정부의 기조에 맞춰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을 공권력으로 짓밟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며 “우리의 경고에도 조선하청지회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금속노조는 즉각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매년 임단협 과정에서 마찰을 겪었던 완성차 노조 리스크도 부각됐다. 현대자동차노조는 1일 전체 조합원 4만6568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해 71.8%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다. 다행히 현대자동차가 국내 공장 건설 및 신규 채용을 결정하고 노사가 합의점을 찾으며 파업은 불발됐다. 다만 현대자동차 외에 기아, 르노코리아, 한국GM이 임단협을 마치지 못해 파업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일반적인 파업은 개별 사업장에서 월급이나 복지 등을 쟁취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민주노총은 관련없는 업체들까지 묶어 단체 행동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를 통해 바뀐 정부와의 기 싸움에서 주도권을 얻고 노조 내 자신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행위”라고 진단했다.
 
최 원장은 이어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천명한 만큼 흔들리지 않고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국민들도 더 이상 노조에 휘둘리지 않고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건전한 노사관계가 정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민주노총이 전방위적인 투쟁을 이어 나가며 민주노총에 소속되지 않은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PB파트너즈 노동조합은 지난달 ‘PB파트너즈 노동조합 노동권 사수 전국식품산업노련 투쟁결의대회’를 개최했다.
    
▲ 민주노총이 강경 투쟁 기조를 이어가면서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민주노총 화학식품섬유노조(화섬노조)는 파리바게뜨 소유주인 SPC 그룹과 갈등을 빚는 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노조원을 지원하기 위해 SPC그룹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펴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매운동 참여가 저조하며 노조원들이 한국노총 PB파트너즈 노동조합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PB파트너즈 노동조합은 자신들이 교섭대표노조임을 강조하며 민주노총과 관련 시민단체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은 “민주노총은 우리 제조 기사들이 일터에서 열심히 땀 흘리면서 생산하는 제품을 불매운동하겠다고 한다”며 “이번 대회는 남의 사정도 모르면서 마녀사냥을 일삼는 편협된 무뢰배에게 경고하는 집회”라고 밝혔다.
 
노동자들 사이에서 민주노총에 대한 반발이 불거진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스타벅스 트럭시위 당시 민주노총은 스타벅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든다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스타벅스 노동자 측에서 거부한 바 있다.
 
올해 1월 택배노조 총파업 때에도 노조에 소속되지 않은 기사들이 비노조 택배 연합을 구성해 시위에 나섰다. 일부 비노조 택배기사들은 ‘우리는 파업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태업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항상 고객님과 함께 가겠습니다’는 문구를 택배 차량에 부착해 운행하며 파업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웅희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동안 민주노총이 목소리를 크게 내며 이슈화를 시켜서 민주노총의 의견이 부각됐지만 그 뒤에는 침묵하는 다수가 있었다”면서 “불법·폭력을 동반한 노동 운동이나 해당 회사의 이익과 상관없는 정치적인 이슈 등에도 민주노총이 관여하면서 노동자들도 변화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특히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도 민주노총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노동 운동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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