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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IT업계 개발자 연봉 논란
IT업계 ‘잔치 끝?’… 인건비 부담에 ‘인원감축 카드’ 꺼내나
네이버 채용 규모 축소·경력직 채용… 업계 인재 확보 기조 주춤
대형 회사 개발자들 “체감 안 된다”… 스타트업 개발자 “위태롭다”
카카오·라인 등 인원 축소 계획 無… 전문가 “감축 피하기 힘들 것”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2 13:20:00
▲ 지난해부터 이어진 개발자 연봉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보통신(IT)업계 개발자 연봉 상승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요 증가가 끝나고 경기가 침체되며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채용 규모 축소 및 인력 감축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현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코로나 특수 끝·경기 침체에 비용 부담 현실화… 감축 소문 솔솔
 
지난해 IT업계 개발자 연봉은 눈에 띄게 상승했다. 전 세계적으로 개발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IT 기업들이 개발자 확보를 위해 고액 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 확보 경쟁이 뜨거워졌다.
 
개발자 확보 경쟁은 올해 초까지 이어졌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1월 신입 개발자에게 초봉 8000만원을 제시했다. 당근마켓은 초봉을 6500만원으로 올리고 스톡옵션을 제시했다. 여기에 카카오가 임직원 연봉 총액을 15%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네이버 또한 새로운 스톡옵션 프로그램을 검토하는 등 직원 보상 강화에 나섰다.
 
개발자 확보 경쟁이 과열되며 개발자 처우가 좋은 5개 기업을 일컫는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 민족)’에 더해 ‘네카라쿠배당토직야(당근·토스·직방·야놀자)’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개발자 연봉이 높다는 소식에 관련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급하기 코딩 학원에 등록하는 등 ‘코딩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IT 기업들의 연봉이 급격하게 상승하며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대표적인 IT 기업인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인건비 지출은 4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 상승했다. 지출 비용이 증가한 탓인지 네이버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0.2% 상승하는 데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3.7%p 하락했다.
 
카카오 역시 1분기 인건비로 4262억원을 지출해 전년 동기 대비 42%나 증가했다. 카카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5%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2.6%p 하락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임수진] ⓒ스카이데일리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는 IT 업계의 ‘코로나 특수’가 끝날 경우 늘어난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양새다. 취업 플랫폼 원티드가 상반기 국민연금을 기준으로 이직 개발자 연봉을 분석한 결과 평균 임금 상승률은 지난해(12.3%)의 절반 이하인 5.9%로 나타났다.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며 채용 규모도 줄어드는 모양새다. 지난해 회사 설립 이후 최대 규모인 1100명을 채용하며 공격적인 인원 확보에 나섰던 네이버는 올해 500~700명 정도를 경력직 위주로 채용하기로 했다. IT업계 대표격인 네이버가 채용 규모 축소를 발표하며 업계에서도 인력 채용에 대해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IT 기업의 인원 채용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빅테크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채용 속도를 늦추고 지출을 줄이는 긴축 재정에 돌입하기로 했다. 애플 이전에도 구글, 메타, 테슬라, 트위터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력 감축 및 신규 채용 축소에 나선 바 있다.
 
한편 인원 감축이 이뤄지면 산업 현장의 개발자 부족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창배 IAAE 국제인공지능&윤리협회 이사장은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아직 개발자 인원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 수요가 변화하지 않는 상황에서 공급이 적어진다면 결국 한 사람이 하던 일을 두 사람이 하는 식으로 개인의 업무 부담이 과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장은 이어 “개발자 인력 확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업 개발자들 “과장됐다”에도 중기·스타트업, 위기의식 커져
 
IT 기업들의 긴축 및 인력 감축에 대해 현직 개발자 및 개발자 지망생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체적으로 체감은 되지만 알려진 것보다 심각한 것은 아니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신입 채용의 경우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형 IT 기업에서 일하는 한 개발자는 “연봉 인상도 줄고 인력도 줄인다고 하는데 상위권 회사 기준으로는 딱히 그런 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개발자 연봉 인상 열풍이 한동안 일어서 관심이 집중돼 있으니 호들갑을 떠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신사에서 근무하는 한 개발자는 “정확하게 나온 것은 없지만 우리 회사나 다른 회사나 신입 채용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는 들린다”며 “연봉 인상은 이제 안 오른다기보다는 오를 곳은 이미 오를 만큼 올랐다는 느낌”이라고 언급했다.
 
한 개발자 지망생은 “지난해에는 엄청나게 뽑으니까 개발자 취업 준비하는 사람은 어디에든 붙는 것 같았는데 요즘에는 떨어졌다는 소식이 많이 들린다”며 “개발자로 취업하려는 사람에게는 체감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IT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상황이 좋지 않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스타트업 소속 한 개발자는 “스타트업이 원래 어느 분야나 힘들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개발자도 위태롭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대규모 정리해고까지는 아니어도 감축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소속 개발자는 “지난해에 한창 월급이 오른다고 할 때도 신입 최소 얼마 준다고 해놓고 경력직이 갔는데 그것보다 낮게 부르는 회사들도 있었다”며 “정말 큰 회사들은 알려지면 난리가 날 테니 안 그랬지만 업계 전체로 보면 개발자 임금 인상에 거품이 있었고 작은 회사부터 거품이 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 현업 개발자에게 연봉과 고용 상황에 대해 물어본 결과 신입 채용을 제외하고는 크게 체감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스카이데일리
   
이와 관련해 카카오 관계자는 “경기 경제 상황을 보면서 효율적으로 진행해나갈 계획이지만 긴축이나 축소 등의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라인 관계자는 “라인은 글로벌 이용자를 위한 메신저 및 글로벌 핀테크, NFT, 게임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 계획대로 전 계열사에 걸쳐 지속적인 신규 및 경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수한 인재라면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기조를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인원 감축 계획은 없으며 인원이 필요할 경우 수시로 모집 공고를 내 채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회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쿠팡 관계자와의 통화에서는 정해진 내용이 없기 때문에 대답할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인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업계가 호황기를 지났기 때문에 호황기 때 부담하던 비용 부담을 견딜 수 없게 된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IT 회사들이 개발자 확보가 어려웠던 것도 맞지만 코로나 특수를 타고 낙관적으로 인건비 규모를 늘린 감이 있다”며 “당장 잘나간다고 돈잔치를 벌이지 말고 2년, 3년을 바라보고 경영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위 교수는 이어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감원에 들어가거나 인력 재배치 등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소수 핵심 인력만 남겨두고 자동화를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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