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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2030 가계 부채 급증
‘빚투·영끌’ 후폭풍… ‘빚의 덫’에 걸린 2030세대
2030세대 다중채무액 158조원… 5년 새 33% 증가
채무액 급증에 2금융권 대출 늘어… 증가율도 2배 이상
새출발기금 ‘빚 탕감’ 논란에 ‘도덕적 해이’ 비판 쏟아져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11 12:43:00
▲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융부문 민생안정과제와 관련해 제기된 이슈들을 브리핑했다. [사진=뉴시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와 이들의 채무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이하 청년층의 채무액이 5년 전에 비해 30% 넘게 늘었다. 금융업권별로는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고금리 채무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자산시장의 유동성 거품이 끝나면서 우리 경제의 취약한 고리로 손꼽는 가계대출 부실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든 청년들이 금리 상승기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달 금융부문 민생안정 계획을 통해 빚을 갚기 어려운 2030세대를 구제해 준다고 발표했지만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거센 반대 여론에 직면한 상황이다.
 
1인당 다중채무액 증가세 청년층 주도개인회생 신청도 늘어
 
최근 5년간 30대 이하 청년층에서 다중채무액이 3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이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해 지난달 발간한 ‘국내 금융권 다중채무자 현황 및 리스크 관리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의 다중채무자 수는 451만명, 채무액 규모는 59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말의 416만6000명보다 다중채무자가 34만4000명(8.3%) 늘었고, 채무액은 490조6000억원에서 108조8000억원(22.1%) 증가한 규모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이하 청년층 다중채무액이 158조1000억원으로 2017년 말과 비교해 32.9%(39조2000억원), 60대 이상 노년층은 72조6000억원으로 32.8%(18조원) 급증했다. 4050세대 중년층은 16.2%(51조2000억원) 증가한 368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다중채무자 1인당 금융권 채무액은 2017년 말 1억1800만원에서 4월 말 1억3300만원으로 12.8%(1500만원) 불어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30대 이하 청년층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8800만원에서 29.4% 급증한 1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중년층은 10.4% 증가한 1억4300만원, 노년층은 오히려 10.3% 감소한 1억3000만원으로 조사됐다.
 
30대 이하 청년층의 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덩달아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청년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 연령대별 1인당 금융권 다중채무액 현황. ⓒ스카이데일리
     
금융감독원 ‘업권별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29세 이하 청년층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은 26조5587억원에 달했다. 2020년 12월 말(22조6074억원)에 비해 17.5% 증가한 것이다.
 
이는 같은 기간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액이 11.2%(61조7178억원→68조6541억원) 늘었던 것에 비해 가파른 증가세다. 지난해 강화된 은행권 대출 규제의 여파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이동한 데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소득이 적고 금융거래 이력이 적어 2금융권으로 쉽게 내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청년층의 가계대출 총액 증가율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말 가계대출 총액이 전년 대비 6.3% 증가(1755조6430억원→1867조1256억원)할 때, 청년층은 두 배 이상 늘어난 12.9% 증가(84조3251억원→95조2127억원)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 증가율 격차는 더욱 컸다. 전체 2금융권 가계대출 총액이 8.1% 증가(710조4612억원→768조2658억원)할 때 청년층은 17.5% 증가(22조6074억원→26조5587억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지는 채무 규모에 따라 청년층의 개인회생 신청 건수도 함께 늘고 있다. 대법원이 공개한 ‘개인회생 신청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20대 개인회생 신청자는 총 5241명에 달했다.
 
최근 전체 개인회생 신청 건수는 줄고 있는데, 20대 개인회생 신청자는 △2019년 1만307건 △2020년 1만1108건 △2021년 1만1907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0대 채무조정 확정자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확정자 현황’에 따르면 △2019년 1만1087명 △2020년 1만2780명 △2021년 1만3078명으로 늘어나는 모양새다.
 
최근 2년간 지속된 20대의 가계대출 급증은 코로나19로 경기침체·저금리·가상화폐·주식투자 열풍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새출발기금’ 두고 “어려운 국민위한 조치” vs “형평성에 어긋나”
 
▲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며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추진현황 및 계획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가운데)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투자)’에 대한 빚 문제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12월 5.12%였던 은행권 일반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 평균 금리는 이미 7%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1000원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4분의 1은 2030세대의 빚으로 주로 집을 사거나 전세자금으로 쓴 것으로 분석됐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금융권 다중채무자와 이들의 1인당 채무액 규모가 크게 증가하면서 잠재부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고금리 제2금융권 다중채무가 빠르게 증가해 감내 수준을 넘길 경우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신 연구원은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자본과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추진현황 및 계획’을 통해 10월부터 최대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설립해 연체 90일 이상 부실차주에 대해서는 60~90% 수준의 과감한 원금감면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청년·서민의 투자 실패 등이 장기간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빚 탕감 정책에 대해 반대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투자 손실까지 국가가 탕감해준다고 하자, 사회 곳곳에서 공정하지 않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과 주식투자, 부동산 영끌족이 벌여놓은 빚을 세금으로 보전한다는 발상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채무조정 지원은 매달 성실하게 이자를 내는 고신용자들과 임금 생활자들의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정부의 금융부문 민생안정과제 중 청년층 일부를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에 대해 “빚투족과 영끌족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면서 “채무를 갚기 어려워진 국민들을 위한 조치”라고 언급하며 진화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청년 특례 채무조정이 카드발급이나 신규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신용점수 하위 20%만을 대상으로 하고 이자만 감면할 뿐 원금(빚)을 탕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부채 상환이 어려운 분들을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이해해 주고 도와야 한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고 부탁드린다”며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논란이 확산된 정부의 선제적 조치에 대해 “이번 민생안정 대책은 코로나19라는 큰 충격에 피해를 본 사람들의 재기를 돕는 것”이라며 “빚내서 투자한 젊은 세대는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위원은 특히 “개인이 파산하거나 신용불량자가 됐을 때 빠른 회복을 돕는 건 필요한 일이지만 한때 수익을 냈던 사람들까지 선제적으로 구제해준다는 건 정치적 결정일 뿐”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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