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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 어때<54>] - 한샘
주인 바뀐 한샘 실적부진에 골머리… 향후 전망도 ‘오리무중’
2분기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92.2% 감소… 주택 거래량 감소 치명타
IMM PE 인수 과정 소액주주와 마찰… 주가 하락에 소액주주 민심 흉흉
디지털 전환·체질 개선 승부수… “향후 시장 회복 국면 준비하겠다”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23 11:48:00
▲ 지난해 말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한샘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사진=한샘 제공]
   
지난해 말 IMM 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 한샘이 실적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부진의 원인으로 주택거래량 감소 등 외부 요인이 지목되지만 인수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쌓인 점 등을 고려하면 시기가 좋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샘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반전을 노리고 있지만 단기간에는 반등하기 힘겨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IMM PE 인수 후 경영진 교체… 실적·주가 내리막
 
한샘은 올해 2분기 매출 5002억원, 영업이익 21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고, 영업이익은 92.2%나 급감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6.1% 감소한 9억8800만원이었다.
 
한샘은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 영업손실 7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들어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하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2분기 다시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이 영향으로 지난해 9월 12만원대까지 올랐던 한샘의 주가는 점점 하락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된 8월8일 기준 5만5900원까지 떨어졌다.
 
한샘의 실적이 하락한 것은 공교롭게도 IMM PE가 한샘을 인수한 시기와 겹친다. 한샘은 지난해 10월25일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의 보유지분을 IMM PE에 매각하는 주식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강승수 전 한샘 회장, 이영식 전 부회장, 안흥국 사장 등 기존 경영진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이영식 전 부회장은 7월31일 한샘을 떠났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경영진과 실무진에서도 개편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한샘 직원은 “대표가 바뀌면서 고위급 임원들의 사내 보직 변경을 명목으로 한 사실상의 좌천이 있었다”며 “내부적으로도 여러 가지 변화 사항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기존에 한샘을 이끌던 수뇌부가 물러난 자리는 김진태 전 지오영그룹 총괄사장(현 한샘 대표집행위원)과 IMM PE 출신 인물들이 채웠다. 지난해 12월 임명된 이해준 이사, 송인준 이사, 김정균 이사, 박진우 이사는 모두 IMM PE에서 근무하는 인물들이다.
 
한편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IMM PE는 지배주주 일가가 보유한 주식을 주당 22만원 이상의 고가에 매각했지만 그 과정에서 일반주주가 소외되며 피해를 입었다는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샘 소액주주들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가치 증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사측이 주주의 이익보다는 지배력 확보에만 관심이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임수진] ⓒ스카이데일리
 
한편 한샘의 2대 주주인 헤지펀드 테톤캐피탈파트너스엘피(테톤캐피탈)는 IMM PE 인사가 이사회를 장악할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과 주주가치 제고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더해 사외이사 후보로 이상훈 경북대 로스쿨 교수를 추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테톤캐피탈은 3월에도 △이사회의 독립성 증진 △자사주 소각 △효율적인 자산 분배 △모범적 기업지배구조헌장 채택 등을 요구하며 이사회 재진입을 시도했으나 역시 실패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위원과 IMM PE의 경영권은 확립됐지만 주주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수뇌부의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했지만, 한샘이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주가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경영 능력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김진태 대표집행위원은 회사 주가가 10만원선을 회복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는다고 선언하며 여론 진화에 나섰지만 근본 원인인 실적과 주가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부 요인 악재에 실적 회복 먹구름… 체질 개선·디지털화로 활로
 
한샘의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주택매매가 급감하고 온·오프라인 가구시장이 위축되는 등 거시적인 환경 변화의 영향이 꼽힌다. 올해 2분기 전국 주택매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5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구에 사용되는 러시아산 목재 가격과 폴리염화비닐 가격 등의 상승도 한샘이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코로나19로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누렸던 ‘코로나 특수’의 영향이 줄어들고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 자체가 줄어든 것도 악재다.
 
실제로 가구 업계의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 추세다. 침대 전문기업 지누스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상승한 2642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0.7% 감소한 92억4400만원을 기록했다. 현대리바트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3600억원의 매출에도 2분기 영업손실 2억8600만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1분기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던 신세계까사도 영업손실 42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적자 전환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샘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강경태 연구원은 “늘어난 강우 일수와 이른 추석 연휴를 감안하면 당장 3분기 아파트 거래량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39만세대 미만에 그친 상반기 누적 거래량을 감안하면 올해 80만세대 달성도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목재 가격 하락으로 원재료 매입 부담이 줄어들며 매출원가율은 분기를 거듭할수록 안정화될 것이지만 하반기부터 광고선전비 신제품 프로모션 비용이 더해지며 영업이익률은 더디게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김진태 한샘 대표집행위원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필요성이 커졌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해 한샘 직원들은 내부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한샘 직원은 “예전에는 수직적인 인사구조 때문에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비효율이 생기거나 사내정치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새로운 대표가 오고 나서 많이 개선됐다”며 “사내 의견이나 대리점 점주들의 의견도 반영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체질 개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샘은 반전의 계기를 디지털 전환에서 찾고 있다. 한샘은 5월 디지털 트랜스전환 부문을 신설하고 위대한상상(요기요) 출신 박해웅 부사장을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부문장으로 앉힌데 이어 우아한형제들 출신 신희송 상무를 IT본부장으로 영입했다. 디지털 및 온라인 역량 강화를 위해 IT 전문인력 경력사원 공채도 실시했다.
 
2분기 국내 온라인 가구 판매액이 8.3% 감소하는 등 온라인도 주택거래량 감소와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는 만큼 당장은 성과를 거두기 힘들 것으로 관측된다. 한샘의 홈퍼니싱 부문 온라인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다.
 
온라인 시장에서는 한샘의 위치가 오프라인과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한샘은 오프라인에서는 국내 1위지만 온라인에서는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의 기업가치는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돼 한샘보다 더 높다.
 
한샘은 ‘오늘의집’과 협업을 실시하고 자체 라이브커머스 ‘샘라이브챗’ 고도화를 가속화하는 디지털 전환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내년 2월에는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합치는 통합 플랫폼을 내놓을 전망이다. 이에 더해 오프라인 매장을 리뉴얼하며 스마트폰 앱·QR코드 등을 활용해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샘 관계자는 “주택거래량은 감소했지만 올해 1월과 비교하면 20.6% 증가했으며 성수기인 9~11월에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 수치를 회복할 것”이라며 “디지털 트렌스전환 실현, 고객 경험 혁신, 시공 혁신으로 외부 환경에 영향받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향후 도래할 시장 회복 국면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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