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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와 시정잡배
김영 필진페이지 + 입력 2011-11-17 18:37:14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을 나온 젊은 부부들을 보는 건 흔한 일이다. 하지만 복잡한 식당에서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거나 큰 소리로 떠들어도 아이를 나무라지 않는 부모를 보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얼마 전 식당에서 이런 일을 목격한 적이 있는데, 한 중년 부인이 식당 주인을 불러 조용히 좀 시켜달라고 부탁을 했고 식당 주인은 두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에게 ‘죄송하지만 다른 손님들 식사에 방해가 되니 아이들을 자리에 앉혀 달라’며 정중히 부탁했다.
 
다음 봐야 될 장면은 당연히 ‘아, 죄송합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이어야 했지만 어이없게도 그 부부는 “아이들이 그럴 수 있는 건데, 뭘 그런 걸 가지고 면박을 주느냐”며 “그 사람들은 아이들 안 키운대요?”라며 오히려 역정을 부렸다. 식당 주인은 매우 난감해 했고 아이들의 난동은 이어졌으며 중년 부인 일행은 서둘러 식당을 떠났다.
 
아이들이야 철이 없어 그렇다 치지만 이 부모는 나쁜 어른이다. 식당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처럼 뛰어다니고 소리를 지르면 행패가 된다. 시정잡배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으로 처벌 받을 수도 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요즘 소셜네트워크(SNS)에 떠도는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괴담을 보면서 여의도에 나쁜 어른들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회는 한미FTA 비준을 두고 전쟁 전야를 방불케 한다. 쟁점이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발효 3개월 이내에 재협상’을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16일 의원총회를 거쳐 ‘미국 장관급 이상의 재협상 폐기나 유보를 전제로 한 서면 합의서가 필요하다’며 거부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직권상정을 통해 일방적으로 처리하려 한다면 육탄저지도 불사할 태세다. 외신들에게 머릿기사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폐지 또는 유보가 필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소송으로 인한 막대한 재정지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 동안 한미FTA 재협상에 대해 그들이 제기했던 각종 문제점들이 합의 또는 보완을 거치면서 명분을 잃자 이들이 새롭게 들고 나온 비준 반대 이유지만 억지에 가깝다. 때문에 ‘자신이 던진 돌에 자기가 맞은 꼴’이란 비아냥거림이 나올 정도다.
 
더욱이 이 대통령의 제안은 지난달 31일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했던 내용을 받아들인 것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민주당의 의원총회 직전에 ‘이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한다.’는 공식 입장까지 밝혔던 사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장관급 서면 합의서를 운운하며 반대하는 것은 국격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야권 통합을 통한 정권 재창출에 눈이 어두워져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란 비난을 받아도 지나치지 않아 보인다.
 
한미FTA는 매우 중대한 사안이어서 갑론을박이 길어져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속한 처리에 찬성하는 의견이 반대보다 2배 가까이 많다. 하지만 찬성 의견이 많다고 조속히 처리해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반대 이유가 반대를 위한 반대, 정략적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권이 합의를 위한 상대방의 배려는 아랑곳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회에서 소란을 피운다면 식당에서 마구잡이로 뛰노는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와 같은 나쁜 어른이며, 행패를 부리는 시정잡배들과 다름이 없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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