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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준공공기관과 그 수장의 자격
모든 횡령 못 막는다는 금감원장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9-16 00:02:40
 
▲ 김학형 경제산업부 팀장
최근 은행권의 잇단 횡령 사고에서 ‘내부통제제도’의 부실 또는 미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사실 금융사고는 세계화와 정보통신 기술(ICT)의 발전과 맞물려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복잡다단해지면서 끊임없이 발생해 왔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초에야 덜미를 잡힌 한 은행 직원의 횡령액은 8년간 8회에 걸친 700억원에 달했다. 그는 돈을 가로챘을 뿐 아니라 1년간 파견근무를 허위로 보고해 무단결근까지 했다. 그의 대담함보다 내부통제의 허술함에 혀가 내둘러졌다.
 
내부통제제도(Internal Control System)란 법·규정 준수는 물론 영업의 효율성과 재무보고의 신뢰성 등의 조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조직 스스로 제정한 절차를 말한다. 이사회부터 임직원까지 모든 구성원이 이를 지켜야 한다.
 
미국 등 주요국은 지능화되는 금융 범죄를 예방하고 임직원의 윤리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금융회사가 내부통제를 강화하도록 유도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2017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시행으로 법령준수·건전 경영·주주 및 이해관계자 보호 등을 위해 금융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따라야 하는 기준·절차로 ‘내부통제기준’을 의무적으로 마련토록 했다.
 
즉 내부통제는 법규 준수·재무보고 신뢰 및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모든 활동을 뜻하며 ‘전사적 운영리스크 관리’의 개념으로 발전해 왔다. 주요 금융업권의 표준내부통제기준에서도 컴플라이언스 준수·소비자 보호·내부회계 관리·리스크 관리·정보 보호·자금세탁방지 등 금융회사의 모든 업무를 내부통제 대상으로 정의한다.
 
내부통제는 내부감사는 물론 통제환경의 구축·위험평가체제·통제활동·정보와 전달체계 등 조직 전반에 대한 통제를 포괄한다. 내부감사가 감사 활동으로 기업이 제 기능을 하도록 돕는다면, 내부통제는 공인회계사에 의한 외부감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 내부의 적절한 통제 제도·기구의 필요성에 부응한다. 외부통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외부통제를 내부화한 개념인 셈이다.
 
내부통제가 미흡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1995년 파산한 영국의 ‘베어링스 은행’을 꼽을 수 있다. 1990년대 초 베어링스 은행 본점은 싱가포르 지점의 고위험 파생상품 전략의 잠재 위험과 해당 포지션의 누적 손실 규모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바람에 파산에 이르렀다.
 
2002년 초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대형 투자은행들의 고위험 파생상품 투자 손실, 2011년 MF글로벌의 폰지 전략 사기, 2013년 한맥투자증권의 옵션 주문 실수, 2019년 라임 사태, DLF 사태 등이 모두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례라 할 수 있다.
 
금융회사는 내부통제제도의 운영을 통해 회사 자산의 보전, 신뢰성 있는 재무보고체계의 유지, 법규준수 등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으며, 영업활동과 관련된 중요한 오류 및 일탈행위의 가능성을 감소시키고 오류 등이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 이를 시의적절하게 감지해 시정조치를 취할 수 있다. 
 
내부통제제도는 이사회·경영진·감사(위원회) 및 중간관리자와 일반직원에 이르기까지 조직내 모든 구성원들에 의해 운영되며,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통제환경, 리스크평가, 통제활동, 회계⋅정보와 의사소통, 모니터링 등 5가지 기본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갖춰야 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금감원) 원장은 6일 회계법인 최고경영자와의 간담회 뒤 기자들에게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생긴다고 해서 모든 횡령이 사라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기준을 마련해 가는 단계이고 (중략) 어느 정도 안착하면 선진국 수준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또한 회계법인 제재 강화에 관해 ‘형사적 책임’이 아닌 ‘금전적 부담’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기업 회계와 그 회계감사가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관리·감독해야 하는 사실상 공공기관(실제로는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아마도 이 원장은 제도 운영의 어려움이나 국고 환수 등을 감안한 현실적 판단과 방향성에 대한 소신발언을 한 듯싶다. 그럼에도 공공기관의 수장이라면 개인과 기업 모두의 재산을 보호하고 횡령을 막는 데 더욱 적극적이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 바람직했다고 본다. 금융감독당국의 수장으로서 말 한마디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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