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연세가 많아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소통이 어려워 오래 통화하지는 못했지만 ‘장사꾼은 오리를 보고 십리를 간다’는 속담을 이야기하면서 ‘인터넷에서 오리의 설명을 정확하게 찾을 수 없으니 당신이 좀 올려 달라’는 취지로 말씀하셨다.
이 속담에서 오리의 한자어는 ‘五厘(오리)’이고 십리의 한자어는 ‘十里(십리)’다. 오리의 리(厘)는 비율 단위이고 십리의 리(里)는 거리 단위이다. 리(厘)는 1000분의 1을, 리(里)는 약 0.4km다. 앞서 적은 속담은 0.001의 이윤이 있어도 4km 정도는 기꺼이 가는 사람이 장사꾼이라는 말이다. 뜻을 이루려면 결과의 규모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교훈적 의미로 쓰인 속담이 아닌가 싶다.
경제 분야나 통계 분야에서 고유의 단위인 할(割·십분율), 푼(分·백분율), 리(厘·천분율), 모(毛·만분율)는 거의 사라지고 퍼센트(백분율)와 퍼밀(천분율), 퍼밀리아드(만분율), PPM(백만분율)이 주로 쓰이고 있다.
한국어문교열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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