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국제사회
러시아에 끌려간 우크라이나인…돌아가지 못했다
러, 자발적으로 피난 왔다고 억지 주장
강압·고문 등 강제 이송 피해자 증언 계속 나와
민서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05 17:21:43
 
▲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빌키브카 마을의 대부분은 폐허가 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지역에서 대피한 주민들에게 겨울이 지날 때까지 돌아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캡처]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이 퇴출한 우크라이나 난민의 일부만이 지난 6개월 동안 고향에 돌아올 수 있었다. 러시아군에 의한 강압과 고문, 강제 이송에 대한 증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4(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이 시작된 지 6개월 이상이 지난 시점에 고향으로 돌아온 우크라이나인은 일부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빌키브카 마을의 주민 1500명은 328일 러시아군에게 러시아 전선을 향해 20마일(32km)까지 행군도록 강요받았다. 사전 경고 없이 러시아군에게 퇴출되며 대다수가 유럽에 당도하기까지 몇주 동안 횡단했다.
 
독일로 피난한 빌키브카 주민 17명 중 한명인 세르히 홀로빈은 절대로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가기 위해 수천마일을 이동했다무장 군인이 떠나라고 해서 다른 방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빌키브카에서 식료품점을 운영한 올하 볼린키나는 WSJ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먼지로 뒤덮이고 아이들은 울었으며, 일부는 걸어가는 내내 절뚝거렸다끔찍한 광경이었다고 강제 행군에 대해 증언했다.
 
다른 마을에 도착하자 주민들은 버스로 국경선까지 이송됐다. 러시아 국경선 군인들은 주민들을 이송한 군에게 질문한 후 주민들의 핸드폰을 검사했다. 빌키브카 주민들은 혐의를 받지 않기 위해 이동 전 핸드폰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해외 피난을 위한 서류가 없는 이들은 이미 다른 곳으로 피난에 성공한 이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아나톨리 슈쿠로는 우크라이나 르비우에서 딸의 친구가 문서를 전해주기까지 러시아 친지의 집에 머물렀다. 슈쿠로는 러시아의 정치 방송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나치로 묘사했으며, 러시아가 해방하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을 우크라이나군이 사살하는 것으로 그려졌다고 증언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일반인 수천명을 대규모로 처형하고 고문한 증거들이 그동안 다수의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고향에서 퇴출된 우크라이나인 중에는 러시아에 강제로 끌려간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비영리기구단체인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는 피해자 50명 이상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러시아 정부의 강제 이송에 관한 증거를 제시했다. 여과수용소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에 관한 사상이나 군과의 연계를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몇주 이상 감금된 사례들이 조사됐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인 강제 이송을 부인하며 2월 이래 우크라이나인 400만명이 자발적으로 러시아에 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에 친지가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이 많아 유럽이 아닌 러시아로 피난하기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번 러시아 강제 이송은 옛 소비에트 연방 시절 우크라이나인을 포함한 소수민족을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등지의 변방으로 이송한 것을 연상하게 한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 위치한 러시아 공식 국경소가 운영되지 않으며, 러시아로 강제 이송된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에 남거나 제3국으로 떠나는 것만이 선택지에 남는다. 러시아의 비공식 자원봉사자들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임시 거주지 소개와 해외로 떠나는 것을 지원한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대다수는 피난 도착 수속과 러시아 여권 신청을 신속히 처리해주는 수용 센터에 머무르고 있다. 수용이 불가피할 경우 다른 숙박시설이나 학교로 이송되거나 무료 셔틀버스로 러시아 친지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4일 기준 빌키브카 마을의 거리는 러시아군 대포로 파괴되었고 산탄식 폭탄의 잔해가 발견됐다. 주택들은 지붕이 무너져내렸고 마을 외곽에는 러시아군 전차와 군수품 보급 상자, 탄약통들이 발견됐다.
 
러시아로 이송된 빌키브카 주민 중 고향에 돌아온 이는 크라프첸코 부부 두 사람이 유일하다. 그들은 마을의 주요 시설이 복구되기를 기다리며 적십자사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품을 받았다.
 
크라프첸코 부인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남을 방도가 있었고, 우리가 겪을 시련을 알았더라면 절대 그 버스에 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9월 러시아군에 반격하며 하르키우 지역 수복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지역에서 피난한 주민들에게 겨울이 지날 때까지 돌아오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대부분 마을이 폐허가 되어 가스와 전력 수급이 끊겨서 겨울을 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541(청담동) 세신빌딩 9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5일, 대표이사·발행인·편집인: 조정진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