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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진 칼럼]
박정희 영전에 비겁하지 않으려면
이승만·박정희 추도식에 박근혜 외 현직 대통령 참석 안 해
‘역사적 화해와 감사’ 차원 윤석열 대통령은 참석하길 기대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0-24 00:02:40
 
▲ 조정진 편집인·주필
인간의 꼴을 하고 태어난 생명체의 최고 범죄는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이다. 생명을 준 부모를 해치는 것이 으뜸 범죄요, 깨달음과 가르침을 준 스승을 배반하는 것이 버금 범죄고, 그동안 먹고 살게 해 준 여러 은인의 뒤통수를 때리는 것이 세 번째 큰 범죄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큰 범죄는 자신의 범죄 행동이 범죄인지도 모르는 망각의 범죄다. 종교에 따라 절대자와 자연에 대한 오만과 무지도 물론 중대 범죄로 취급된다.
 
20세기와 21세기에 태어나 살고 있는 대한민국 인간 생명체의 최고 은인은 누구일까.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이념 환자들은 물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을 떠올릴 것이다. 존경하는 보스의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가장 존경하는 수령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속인다. 육신이 실존하는 터전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아닌, 자유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속마음이 들키자 야단법석이다.
 
우연히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건설한 이승만과 박정희의 역대 추도식에 참석한 현직 대통령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우문한 탓인지 최규하·전두환·노태우가 퇴임 이후 박정희 추도식에 참석한 것과, 대통령 시절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 추도식에 한 번 참석한 것 이외엔 검색되는 게 없었다. 이게 건국 74년이 넘은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조선왕조가 망한 뒤 일본제국 식민지 치하에서 태어나 일본식 이름과 교육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선조를 일본식 이름을 사용했고 일본식 교육을 받았으므로 친일파라고 매도하는 나라, 수억 년의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국가 건설과 발전을 이룩한 조국 대한민국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로 폄훼하는 나라, 아직도 근대 전체주의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1·1당 독재체제 북한에 가서 얻은 황금 같은 연설 기회에 독재자를 찬양하고 스스로를 남쪽 대통령이라고 자조한 지도자를 보유한 나라. 이게 지난 정부까지의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국가를 있게 한 국부(國父)와 배고픔을 잊게 한 지도자를 모함하는 범죄를 저질러왔다. 마침, 이틀 후면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현대화를 단박에 만들어 준 박정희 대통령 서거 43주기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추도식에 참석하길 기대한다. 추도식에 참석해서 얻는 이득과 손해를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호상의 이유도 구차하다. 방탄조끼를 착용하더라도 참석해야 한다. ‘윤석열개인의 행보가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거동이다. 나라를 성장시킨 조상과의 역사적 화해이자 새로운 동력을 얻는 일이다.
 
한때 박정희와 척을 졌던 원로언론인 조갑제와 대학생 출신 노동운동가 김문수는 박정희와 역사적 화해를 했다. 조갑제는 박정희는 이승만과 함께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문명건설의 챔피언이라며 박정희의 위대성은 최악의 조건에서 최단시간에 최대한의 업적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최소한의 희생을 치렀다는 점이다. 동족 500만 명을 죽이고도 아직 이밥에 고깃국 타령을 하는 김일성 세력과 비교하면 악마와 천사의 대조라고 추모했다. 철학자 니체가 설정한 초인(超人) 짜라투스트라에 비유해 더러운 강물을 들이마셔 바다와 같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내면서도 끝까지 순수한 영혼을 더럽히지 않은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문재인은 김일성주의자라고 국정감사에서 당당히 말한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도 41주기 때 명 추도사를 남겼다. “제가 늘 꿈꾸던 네 가지 꿈, 배부르게 먹는 꿈 건강과 장수의 꿈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원자력 발전 맑은 물을 펑펑 쓸 수 있는 꿈을, 제가 가장 미워했던 당신께서는 모두 이루어 주셨다고 상찬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일하지 않고 잘 사는 개인도 기업도 국가도 없음을 절감하신 당신이 외치던 싸우면서 일하자!’는 외침이 그리운 오늘입니다. ‘하면 된다던 당신을 향하여 할 수 없다고 침을 뱉던 제가 이제는 당신의 무덤에 꽃을 바칩니다. 당신의 꿈은 식민지시대의 배고픔과 절망에서 자라났지만 역사를 뛰어넘었고 혁명적이었으며 세계적이었습니다. 당신의 업적은 대한민국과 함께 영원할 것입니다. 당신의 무덤에 침을 뱉는 그 어떤 자도 당신이 이룬 한강의 기적을 뛰어넘지는 못할 것입니다고 고백했다. 위대한 회개다.
 
굳이 은혜를 갚는다고 나서지 않더라도 자신의 본분에 충실히 사는 게 국민적 도리이자 애국이다. 누군가의 말대로 군인은 전방에서, 교사는 교단에서, 농민은 전답에서, 기술자는 공장에서, 의료인은 병원에서 열심히 일하는 게 올곧은 삶이다. 이런 세상을 뒤엎으려는 세력은 체제 반역자들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을 대표해 반드시 박정희 영전에 예를 다함으로써 비겁하다는 소리를 듣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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