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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사 멈춰 세운 ‘검수완박’을 폐하라 [조정진 칼럼]
조정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07 00:02:40
▲ 조정진 편집인·주필
사람은 누구나 욱본능(本能)’이 있다. 욱은 갑자기 심하게 구역질이 날 때 토할 듯이 내는 소리를 뜻하지만, 때로는 앞뒤를 헤아림 없이 격한 마음이 불끈 일어나는 모양도 일컫는다. 인간이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본성이므로 인위적 조절이나 자제는 어렵다. 하지만 가정·학교·사회에서 각종 교육을 받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웬만하면 참는다. 그게 인격이다.
 
개인도 욱본능을 자제하고 사는데 집단이 욱본능을 참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패싸움이나 전쟁 같은 집단 광기가 발현한다. 1·2차 세계대전이 그렇고, 이웃나라 간 크고 작은 전쟁이 그렇다. 범위를 좁혀 보면 직군·직업별 욱본능도 있다. 다른 직군과 생존 경합이 붙었을 때 하는 집단 대거리가 그렇다. 대거리는 상대편에게 맞서서 대드는 말이나 행동을 의미한다.
 
욱본능이나 대거리는 그나마 상대적 열세에 있거나 피해 의식이 있을 때 발현되는 본능이다. 앞으로 다가올지 모를 어려움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마련해 놓는다는 측면에서 유비무환(有備無患)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순전히 우위의 입장에서 성을 쌓듯 대비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근래 목격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의미의 검수완박이 전형적인 사례다.
 
인류 역사에 기록될 우리나라의 검수완박법은 순전히 문재인정부가 권력을 잃었을 때를 대비한 방탄 입법이다. 북한에 한없는 저자세로 자국 공무원이 총격을 받아 사망한 채 불에 태워져도 관망만 한 죄를 덮고, 천신만고 끝에 자유를 찾아온 탈북 청년들을 안대와 포박 차림으로 강제 북송시킨 죄에 대한 벌을 피하려고 기안한 해괴한 법이다.
 
이 외에도 문 정부가 행한 탈원전을 비롯한 반문명적·반국가적·반인륜적 행태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지만 검수완박법으로 검찰이 수사 자체를 못하도록 권한을 박탈해 버렸다. 검찰은 어떤 직군인가. 전국의 수재들을 모은 명문대를 나와 사법고시에 합격한 엘리트 집단이다. 탁월한 지능과 지혜로 범죄자를 수사·검거함으로써 국가 기강을 바로 잡는 공무원이다. 그들에게서 일을 빼앗는 게 범죄자들 빼고 도대체 국가에 무슨 득이 되겠는가.
 
해괴한 검수완박법을 밀어붙인 더불어민주당의 주류는 이재명 대표 계열이다. 욕설 섞인 가족 간 다툼과 여러 개의 전과는 물론 지금도 열 개 안팎의 범죄 혐의로 예비수사 대상에 오른 이 대표의 방탄용으로 검수완박법을 제정했다는 것은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특정인을 위해 법을 만든 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의 수치다. 민심을 왜곡한 것이고 법을 유린한 것이다.
 
부정선거로 의심받은 4·15 총선거로 당수당이 된 202024일 검찰청법을 개정하면서 종래 검찰수사권 범위를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등 6대 범죄로 축소한 데 이어 202259일 검찰청법을 재개정하면서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더 축소해 부패범죄·경제범죄 등 2대 범죄로 제한했다. 경찰도 수사 대상이 된 이번 이태원 참사를 검찰이 수사할 수 없게 손발을 묶은 것이다.
 
특정인 수사를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갖고 졸속으로 만들어진 검수완박법이 결국 국가재난급 참사조차 수사할 수 없도록 한 셈이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검수완박법을 밀어붙였다면 무능의 극치이고, 알고 그랬다면 민주당의 집단 범죄에 다름 아니다. 어찌 대한민국 건국 이래 70년 이상을 유지해 온 법치의 근간인 검찰 조직을 하루아침에 무장해제 시킨단 말인가.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은 휴전선 근처 최전방이다. 사방천지가 군부대다. 외박 나온 군인들에 의한 범죄가 심심찮게 벌어진다. 마치 검사 중 일부가 부패하거나 사고를 치는 경우와 마찬가지다. 하지만 군인 몇몇이 휴가 중 군기 위반 사고를 쳤다고 모든 군인한테서 총을 빼앗지는 않는다. 군기를 단속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해당 군인과 상급자 몇 명만 엄벌하는 선에서 마무리한다.
 
검수완박은 일부 검사가 사고를 쳤다고 검사의 생명이랄 수 있는 수사권을 박탈한 것이다. 전에도 있지 않았던 일이고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같은 만행을 저질렀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특검을 주장하고 있다. 선거 유세 때는 국민을 위해 간도 내줄 듯 고개를 숙이던 자들이 배지만 달고 나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모습이 가관이다.
 
대형 사건이 발생하면 으레 구성하던 검·경 합동수사본부도 출범할 수 없도록 한 게 검수완박법이다. 검수완박법의 위헌 여부를 심사 중인 헌법재판소는 좌고우면할 것 없이 위헌 결정을 내려 부끄러운 법이 하루라도 시행되지 않도록 결단해야 한다. 아울러 죄 지은 자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의 심판을 받기 바란다. 그게 정의요 민주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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