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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에 나서며 승부수를 던졌다. 주당 15만 원으로 최대 35%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경쟁자 하이브는 19%가량을 보유한 상태다. 두 기업 모두 1조 원대 투자 유치를 진행하거나 완료해 누가 승리할지 월말 주주총회까지 알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전날 긴급 이사회를 열고 이날부터 26일까지 에스엠 주식을 주당 15만 원에 총 833만3641주를 공개매수 한다고 밝혔다.
총인수금액은 약 1조2500억 원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절반씩 나눠 매수하고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 역할을 수행한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가격은 하이브가 지난달 공개매수에서 제시한 가격(12만 원)보다 25% 높다. 전날 에스엠 종가인 13만100원보다도 14.5% 앞선다.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카카오는 에스엠 지분 35%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브는 이수만 전 에스엠 총괄 프로듀서에게서 사들인 지분을 포함해 총 19.43%를 확보한 상태다.
카카오가 정면승부에 나선 것은 에스엠 지분 9.05%를 확보하려던 당초 계획이 뒤틀렸기 때문이다. 3일 서울동부지법 민사합의21부는 이 전 총괄이 에스엠을 상대로 낸 카카오에 대한 신주와 전환사채(CB) 발행 금지 가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로서는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공개매수 카드’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하이브의 부진한 공개매수 결과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하이브는 지난달 00~00일 진행한 공개매수에서 에스엠 주식 23만3817주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분율 0.98%로 당초 목표로 잡은 25%(595만1826주)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은 만큼 발 빠른 대항 매수를 통해 불리하게 돌아가는 판세를 뒤집어 놓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자금 실탄은 넉넉하다. 카카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싱가포르투자청(CIG)으로부터 총 1조20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이 중 8795억 원의 자금이 1차로 지난달 24일 들어왔다. 나머지는 7월에 납입된다. 당초 1조1500억 원 중 5769억 원만 에스엠 등 타법인 인수에 쓸 계획이었지만 이번 공개매수로 계획이 바뀔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하이브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의 공개매수에 맞서 더 높은 가격에 재차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이브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투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
또 에스엠 지분을 보유한 국내외 자산운용사를 만나는 등 오는 31일 에스엠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진 선임을 위해 의결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가용현금이 5조7000억 원에 달하고 카카오엔터가 연초 1조2000억 원 투자유치에 성공한 상황으로 자금 동원력은 확실한 우위로 평가된다”며 “카카오가 공개매수 등의 방법을 포함해 에스엠 인수에 총력전으로 임할 경우에는 하이브도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위험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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