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로 나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9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보수 단일화 정국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한 전 총리는 이날 KBS ‘사사건건’ 등 언론 인터뷰에서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정치로는 나라를 망친다”며 “그런 식의 정치라면 (저는) 하지 않겠다”고 직격했다. 이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분과 단일화 논의는 의미가 없다”며 김 후보를 겨냥한 비난 수위를 한층 높였다.
단일화에 매달리기보다는, 강경한 태도로 김 후보를 압박하는 벼랑끝 전술로 해석되고 있다. 한 전 총리가 스스로 못 박은 단일화 데드라인(11일)이 임박하면서, 더는 퇴로가 없는 상황에서 김 후보에 대해 최대치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날 법원이 김 후보 측이 제기한 강제 단일화 저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 점도 한 전 총리의 자신감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총리는 “저와 단일화하겠다고 22번이나 약속하셨던 분이 하루아침에 거짓말로 자기 말을 뒤엎으면서, 일주일 뒤에 보자 하는 것은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얘기와 같다”며 “정치의 도덕도 모르는 분”이라고 비판했다. 3차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별한 입장 변화가 있으면 만나야 하지만, 현재로선 특별히 만나야 할 필요성이 없는 것 같다”며 단일화 협상에 더 이상 매달리지 않겠다는 입장도 확인했다.
단일화 불발의 책임 역시 김 후보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총리는 “나를 (대선에) 불러낸 것은 김문수 후보”라며 “국민들이 단일화 논란에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 국민으로부터의 실망, 배신감은 김 후보가 다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이 꽃가마를 타고 가서 즐기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면 당장 관두라”고도 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보수 유튜브 채널 인터뷰에서는 “당이 단일화 경선을 추진하든, 합당한 방법을 통해 어떤 절차를 밟든 (최종 후보) 결정이 나면 결과가 나온 직후 바로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가 제기한 ‘무임승차’ 논란에 ‘즉시 입당’으로 맞선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 한 전 총리가 단일화 불발시 불출마 카드를 꺼낸 것을 두고 ‘권력 의지가 약하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한 전 총리 측은 “단일화 및 대선 승리를 위한 배수진”이라는 입장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공개 토론에서 보여준 ‘독한 한덕수’ 이미지가 인상적이었다. 대선 의지가 강하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법원이 김 후보 측의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예정대로 전국위원회를 열고 단일화 절차를 밟을 수 있게 됐다. 당내에서는 “조직이나 선거비용을 감안하면 무소속 후보로 뛸 가능성은 현저히 낮고, 단일화로 기호 2번을 받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는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후보 측은 법원 결정 직후 “법원조차 김 후보의 대통령 후보 지위를 부정하지 못했다”며 반발했지만, 당 지도부의 단일화 로드맵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보수 단일화 정국이 한 전 총리의 강공과 법원의 결정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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