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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인터뷰] 김태문 ‘마이스윗인터뷰’ 대표
“면접 정장 한 벌 없는 청년들… 남 같지 않았어요”
신촌 등 4곳서 영업… 7년간 취준생들에 ‘오아시스’ 역할
초기 3~4년 100만 원 수익… ‘내가 입을 옷’ 각오로 일해
사업은 가치를 주는 것… 취직했다는 연락이 제일 반가워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15 23:29:10
▲ 김태문 대표는 직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어 고객에게 더 좋은 품질의 옷을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는 서비스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남충수 기자 ⓒ스카이데일리
 
“본래 해외 유학을 꿈꾸었다가 30대에 접어들면서 그 꿈을 접고 신촌에서 영어교육 사업을 했는데 그때 정장 대여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어요. 영어 공부에 온 힘을 쏟는 취준생들을 많이 만나게 됐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제대로 갖춰진 ‘정장 한 벌’이란 사실을 알게 된 거죠.” 
 
지난 주말 기자가 강동구에 있는 정장대여전문점 ‘마이스윗인터뷰’ 매장에 들어서자 드레스룸 거울 앞에서 면접 정장을 시험 착용해 보는 젊은 남녀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손님 응대로 정신없어 보이는 한 중년의 남자가 줄자를 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일에 푹 빠져 있던 김태문 대표가 기자를 취준생으로 생각했는지 사전예약을 하고 왔느냐고 묻는다. 약속했던 시간보다 30분 이르긴 했다. 인터뷰 때문에 왔다고 용건을 말하니 쑥스러운 표정으로 해맑게 웃는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마이스윗인터뷰는 남녀 취준생에게 정장을 무료로 대여하는 업체다. 면접 복장 전문점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한다. 2012년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 11개 이상의 지자체와 협업을 맺어 무료 정장 대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서울시의 ‘취업날개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취업날개 서비스란 취업준비 청년들에게 무료로 정장을 대여해 주는 걸 말한다. 고교 졸업 예정자부터 만 39세까지 서울에서 활동 중인 청년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 마이스윗인터뷰의 강점은 기성복을 사다가 빌려만 주는 기존 업체와 달리 직접 제작한 정장을 취준생에게 맞춤 코디해 준다는 점이다. ⓒ스카이데일리
 
면접용 정장 필요한 취준생에겐 사막의 오아시스
 
기업체의 취업 면접을 보러 가기 위해선 정장이 필요하다. 아무리 저렴한 정장이라도 한 벌에 최소 20만 원은 훌쩍 넘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셔츠·블라우스·구두·넥타이·벨트·가방 등도 구매하려면 비용은 더 늘어나기 마련이다. 취준생들에겐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에게 마이스윗인터뷰 같은 대여업체는 그야말로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취준생들 사이에선 이미 입소문이 나 있다.
 
“지점을 열 때마다 유명 의류 매장이나 카페처럼 공간을 꾸몄어요. 예쁜 핏의 옷을 제공하기 위해 계속해서 여러 디자인과 사이즈를 제작해서 준비하다 보니 거의 모든 스타일의 블랙&화이트의 면접 정장들을 보유하고 있어요. 면접을 볼 때 편안함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죠.”
 
마이스윗인터뷰의 강점은 친절함과 세심함이다. 마이스윗인터뷰는 직접 제작한 정장을 취준생 개개인에게 코디해 준다. 최소 사이즈인 33사이즈와 210구두부터 10XL에 305구두인 최대 사이즈까지 완비했다. 체형에 따른 짧은 팔·긴 팔·굵은 팔 등도 문제없다고 한다. 현장에서 다리 길이도 딱 맞게 수선해 준다. 고객을 위한 배려다. 취준생들이 자신감 넘치는 옷을 입고 원하는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셈이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좋은 평판으로 이어져 서울시 취업날개 서비스 기준 연간 40~45% 정도의 이용자들이 마이스윗인터뷰를 선택하고 있다. 업계 1위다. 현재 취업날개 서비스에 참여하는 업체는 총 8곳이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불황이다 보니 취업이 힘들고 정장 대여업 시장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상황 등이 안 좋다 보니 현재 채용이 많이 줄어들었어요. 취업 빙하기가 시작된 듯해요. 그 많은 취준생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현실이죠.”
 
김 대표는 1981년생으로 경북 포항 출신이다. 컴퓨터 관련 병역특례를 마치고 전산 일을 하다 자신의 삶에 회의가 들어 일을 그만둔 뒤 서울 신촌에서 공부를 했던 그는 정장 대여업을 자신만의 사업으로 키우기까지 방황하는 시간을 거쳤다고 털어놨다.
 
“원래 컴퓨터공학을 공부했어요. 자격증도 10개 이상 따고 병역특례를 마친 뒤 농협 정보기술원에 취직해 일도 했죠. 저녁 늦게까지 일하는 건 다반사고 주말도 없었어요.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고달픈 삶이었죠. 그러다 진로를 바꿔 서울로 올라와 1년간 신촌에서 영어 공부를 했어요. 외국에 가 공부를 하고 싶었거든요. 지금 돌이켜 보면 참 막연한 생각이었죠. 그런 어려움을 겪었기에 취준생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죠.”
  
면접 준비만으로도 신경이 곤두서 있는 시간에 마음에 드는 정장을 찾으러 다니는 것도 힘들고, 차라리 누가 가성비 있는 정장을 결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김 대표는 전했다.
 
“승무원을 준비하는 학생들 상대로 영어 과외를 했는데, 면접을 앞두고 복장 때문에 고민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그 옷들을 대신 구매해 줬어요. 그 후 수요가 있으니 이런 사업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
 
창업 초기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건 아니었다. 기대와 달리 사업 1년차 때 수익은 50만 원도 채 안 됐다.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추 하나도 원가 30원짜리가 있고, 300원짜리가 있이요. 10배 차이죠. 그래도 좋은 품질의 재료를 썼어요. 내가 입고 다닐 수 있는 옷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동시에 세탁과 수선 등을 연구하며 비용을 절감해 나갔다. 3~4년 동안 운영비를 제외하고 100만 원 정도 수익밖에 없었다고 한다. 대출을 받아 겨우 매장을 유지했다. 김 대표는 전기료를 낼 돈도 없어 사무실 구석에 돗자리를 깔고 숙식을 해결했다.
 
“공장에서 매장까지 옷을 배송하는 택배비조차 아까워 직접 옷을 옮기고, 가게에서 몇 년간 숙식을 하면서 사업을 키웠죠.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어요. 20대 시절 하던 일을 중간에 포기해 후회한 적이 있었거든요. 고비는 있었지만 그때를 떠올리며 끈기를 갖고 수익이 나는 사업이 될 때까지 가 보겠다고 이 악물고 버틴 거죠.”
  
▲ 김태문 대표는 올해 서울 경기 위주의 대여 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점 내에 사진촬영이 가능한 부스를 마련해 증명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스카이데일리
  
“고객 합격 소식이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 
 
김 대표는 창업 때까지 옷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세탁과 다림질 방법도 직접 터득했다.
 
“실패를 하면서 배운 거죠. 옷을 버려 가며 세탁과 다림질을 배웠어요. 가정용 다리미는 3만 원대부터 40만 원까지 가격 스펙트럼 내에서 약 20개 정도의 다리미 종류를 다 사용해 보았죠. 아직 고향집에서 쓰고 있는 다리미들도 있어요. 현재는 300만 원 정도의 공업용 다리미만 사용 중인데 생활의 달인이 된 것 같아요.”
  
김 대표는 일을 하면서 고객들이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 오면 고맙고 그 순간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건 금전적인 수익으로 표현될 수 없는 그 이상의 기쁨이었다. 때로는 취업에 성공했다며 감사편지를 보내 오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가 추구하는 경영 방침은 회사 구성원과 고객에게 먼저 가치를 주면 알파가 붙어서 되돌아오는 선순환의 경영이다. 무일푼에서 어엿한 자신만의 가게를 꾸린 그에게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을 구했다.
 
“창업을 할 때 이상적인 청사진 그리고 돈을 벌겠다는 욕심을 갖는 건 지극히 당연하지만 섬세함과 즐거움을 함께 준비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섬세함이란 작은 것 하나를 대충 보지 않고 꼼꼼하게 디테일까지 챙기는 거죠. 예를 들어 카페 창업을 생각하고 있다면 카페에 가서 앉았을 때 직원 수·전구의 개수·인테리어 제작비용 및 과정·테이블 당 객단가(고객 1명의 평균 구매 금액)및 세후 이윤 등을 생각해 보는 거예요. 이런 것들을 어렵고 귀찮게 생각하기보단 알아 가는 과정들을 모험으로 여기고 즐겁게 생각해야 창업 후 사업이라는 마라톤에서 오래 달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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