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연체율 급증… 하반기 ‘경제 뇌관’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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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계대출 일제히 연체율↑
평균치 3~5년 만에 최고 수준
2금융도↑… “하반기 여파 지속”

김연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3 00:07:00

지난해 말까지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의 여파로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 대출채권 매각 등 은행의 노력에도 연체율이 급증했다. 은행보다 취약 차주가 많은 2금융권 역시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04%로 집계됐다. 이는 3월(0.272%)보다 0.032%p, 지난해 같은 달보다 0.118%p 오른 수치다.

기업대출에 이어 가계대출까지 연체율이 크게 뛰었다. 가계(0.270%)와 기업(0.328%) 연체율은 한 달 새 0.032%p·0.034%p 올랐고, 1년 새 각각 0.116%p·0.118%p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올랐다. 지난달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82%로, 3월보다 0.008%p 올랐고 지난해 4월보다 0.04%p 올랐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 비율(0.250%)은 각각 0.008%p·0.016%p 상승했다.

5대 은행 전체 평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 등은 공식적인 시계열 통계가 없지만, 은행별 자체 집계에 따르면 3~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부실 대출채권을 적극적으로 매각하며 지표 관리에 나섰지만, 하지만 당장 연체율 급증을 막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제2금융권의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업계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1%로, 전 분기(4.04%)보다 1.1%p 상승했다. 이는 2018년(5.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며, 2016년 말(5.83%) 이후 약 6년여 만에 5%대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연체율 상승 원인을 경기 불황·금리상승에 따른 상환 부담·고금리·고환율·고물가·저성장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은행 연체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난해 금리 인상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올 하반기부터 ‘부실 대출’이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영무 LG 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가 소비·투자·주택가격 등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 반년에서 길게는 1년의 시차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라며 “올해 상반기에는 고금리 여파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고, 하반기부터 드러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연주 기자 yj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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