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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우는 낮고 워라밸은 불가능” 中企 선호도 15.7%
임금·복지 좋은 대기업·공공기관 쏠림 고착화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5-24 11:47:07

청년 고용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들은 대기업·공공기관 위주의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청년 구직자 300명을 대상으로 ‘직장 선호도조사’를 실시한 결과 64.3%의 청년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대기업을 꼽았다고 24일 밝혔다. 이어 공공부문(공공기관·공무원 등)에 근무하길 희망하는 청년도 44%에 달했고 중견기업은 36%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을 선호한다는 비율은 15.7%에 그쳤다.

대한상의는 청년들의 대기업·공공부문 선호 현상이 일자리 미스매치를 고착화시키고 청년층 일자리 사정을 어둡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의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적극적 구인 활동에도 채용하지 못한 미충원 인원이 18만5000명에 달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93.7%)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반면 통계청의 지난달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 취업자 수는 청년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1년 전보다 5만2000명 줄어들었다. 중소기업에 대한 낮은 선호는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청년들의 부정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은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해 업무량에 비해 낮은 처우가 가장 우려되는 대목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이어 △워라밸 실현 어려움(45.3%) △불투명한 미래성장(43.7%) △낮은 고용안정성 우려(39.3%) △사회적으로 낮은 인식(37.0%) 등의 순으로 의견이 모였다.

이런 배경에 최근 현대자동차 생산직 채용에 청년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이유도 높은 임금과 복리후생’ 때문이라는 응답이 71.7%로 가장 높았다. 이 밖에 대기업 소속 직원이라는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인식도 44.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고, 고용안정성을 지목한 청년세대도 37.3%로 나타났다.

한편, 청년구직자들은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임금 및 복지 수준’(86.7%)을 꼽았다. 이어 근로시간(워라밸)(70.0%)·근무 환경(안정성·업무 강도)(65.7%)·고용안정성(57.0%)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청년일자리 문제가 해소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46.7%)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청년들의 생각이다. 이어 경기활성화 정책(40.7%)·노동시장 개혁(33.3%) 등이 뒤따랐다.

중소기업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는 응답자의 78%가 ‘임금수준 향상’을 꼽았다. 워라밸을 보장했으면 한다는 응답도 62%에 달했다.

이에 대한상의 관계자는 “청년 인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청년층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일자리의 질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수출감소가 7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글로벌 경기둔화, 대중(對中)교역 악화 등 수출조건이 개선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어 청년고용시장은 한동안 얼어붙을 수 있다”며 “청년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관건으로 적극적인 규제개혁과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기업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을 갖게 해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