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신국면 디지털자산산업 진흥 규제 균형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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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제도권에 암호자산 도입 정착 시도 움직임 활발
尹정부, '크립토 아일랜드' 설치 등 앞서가는 정책 펴야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7-24 06:31:30

디지털자산산업이 최근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2011년 말 한때 6만7000달러에 육박했던 비트코인 가격이 2022년 초부터 시작된 미국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급락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3만 달러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는 등 소위 ‘크립토윈터’ 현상을 보여왔다. 이 기간 중 가격 급락을 견디지 못해 가격안정을 알고리즘에 의존해 오고 있던 테라 루나 같은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가격안정코인)이 파산하는 등 여러 문제도 수반되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도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의 등장 등 암호화폐는 자산시장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하면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에서 암화자산으로, 디지털화폐에서 디지털자산으로 확대된 이름으로 명명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디지털자산산업이 최근 새로운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우선 국내외적으로 디지털자산산업에 중요한 입법 조치들이 도입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4월 암호자산법(MiCA: Markets in Crypto Assets)을 유럽연합의회에서 통과시켰다. EU는 금융거래도 중개자 없이 암호기능을 이용해 직접 당사자들이 거래하는 암화화폐의 의미를 살려 디지털이라는 용어보다 암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이 주목된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자산산업이 EU에 경제성장과 새로운 고용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암호자산 발행자 및 관련활동 회사들을 규율하는 법안이다. 아마도 한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나라가 도입하려는 관련 기본법에 영향을 미칠 준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암호자산이 제도권에 도입 정착되고 있다는 의미다.

7월에는 미증권거래위원회(SEC)가 리플이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증권거래위원회의 인가 없이 발행되었다고 제소함으로써 시작되었던 법정싸움에서 뉴욕지방법원이 리플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리플의 증권성 여부를 두고 증권거래위원회와 리플 간에 오랫동안 끌어오던 다툼에서 리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리플가격이 급등하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아울러 크립토윈터를 초래한 근본적인 배경이었던 미연준의 금리인상 행진에 종료점이 가까워져오고 있다. 7월이 마지막 금리인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추진도 지속되고 있다. 암호화폐를 이용한 탈중앙화금융(Defi)도 발전하고 두바이 등 각국의 디지털금융특구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개발 측면에서도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의 결합방안들이 추진되고 있고 고질적인 문제인 처리속도를 제고하기 위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한다든지 27개 큐브를 동시에 병열처리하는 큐빙을 활용한 코인발행이 등장하는 등 발전이 거듭되고 있다. 최근 27개 큐브를 동시에 병열처리하는 큐빙을 활용한 ‘큐브체인’은 메인넷 기준 7500 TPS(초당거래건수)를 기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비트코인에서 7 이더리움이 14인 점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수이‧앱토스‧솔라나 등 거래속도를 개선한 코인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월 ‘토큰 증권(Security Token) 발행·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이 발표된 데 이어 6월30일에는 ‘가성자산이용자보호법’ 제정되었다. ‘디지털자산기본법’도 제정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이드라인이나 법안들이 지나치게 규제 중심으로 제정되어 암호산업 또는 디지털산업 발전에 저해요인 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기본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이용자보호법이 먼저 제정되어 개념과 정의부터 혼선이 초래되고 있다.

원래 코인을 지불형 유틸리티형 증권형으로 구분하고 증권형인 경우 자본시장법 등 증권 관련 규율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발행도 ICO(Initial Coin Offering‧초기암호화폐공개) IEO(Initial Exchange Offering‧초기거래소공개) STO(Security Token Offering‧증권형토큰공개)로 구분되고 있는데 지불형 유틸리티형 코인이나 토큰 규율이 누락되어 있다. 자본시장법 적용으로 암호자산 미공개정보이용이나 시세조종행위 규제강도가 기존 증권보다 강한 측면이 있어 암호자산산업 발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열정부는 국정과제로 ‘디지털금융혁신’ ‘디지털자산 인프라 구축’을 채택하고 세부 정책과제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ICO여건 조성’을 포함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이 기존 금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고려해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도 거론되었다. ‘크립토 아일랜드’ 설치 등 규제와 진흥의 균형잡힌 정책 추진이 중요하다. 기존 금융에서는 낙후되었지만 디지털금융에서만은 앞서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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