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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먼저 굽히나’ 美 ·中 기싸움… 협상 전 접촉 중
中 ‘중국은 무릎꿇지 않아’ 구호 유포… 對국민 체면 중시
트럼프 “우리가 먼저 만나자 했다고?”… 부드럽게 우회적 부인
英·印·日·韓 등 무역협상 진전… 中봉쇄에 필요 국가들 끌어안기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5-08 17:57:46
 
▲ 2019년 일본 오사카 G20에서 만난 미·중 정상. 당시 첫 임기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대대적인 무역전쟁을 선포해 30여 년 밀월관계였던 양국 관계가 크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미·중 간 ‘관세 갈등’을 풀기 위한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미국의 선제적인 대(對)중국 관세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일종의 ‘기싸움’ ‘샅바싸움’을 시작한 모양새다. 특히 중국에서 ‘중국은 무릎꿇지 않는다’  ‘풀만 먹고라도 버틸 수 있다’ 등 관변성 구호 속에 애국주의가 부추겨지고 있어 이런 중국을 미국이 어떻게 다룰지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미국에 굽힌 자세를 자국 국민에게 결코 보여선 안 될 입장이다. 수면 아래 실무자들이 만나고 있음에도 공식적으론 늘 ‘접촉 없음’으로 일관해 왔다. 심지어 이미 130개 미국산 품목을 면제한 상태임을 국내엔 극력 감춘다. 미국으로선 상대방 체면을 살려주는 차원에서 어느 정도 장단을 맞춰야 할지 난처한 상황이다. 취재진과의 문답 중에 ‘양측이 거의 매일 만나고 있다’는 그간 트럼프 말이 마치 ‘개인 의견’처럼 보일 만큼 정부 공식 차원에선 중국 측 거짓 발표를 문제삼고 있진 않다. 
 
이날 백악관에서 데이비드 퍼듀 주중대사 선서식 행사가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트럼프는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을 위해 먼저 움직였다는 중국 측 주장에 대해 “우리가 먼저 시작했다고 그러던가?” 반문하더니 “그들이 가서 자기들 파일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중국이) 거짓말 한다’거나 ‘말도 안된다’ 등 트럼프 특유의 평소 어법에 비해 상당히 온건한 반응이었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중국에 부과한) 145% 관세를 철회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 질문에 “아니다”라고 명쾌하게 답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0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 중국 측 대표단과 통상 관련 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발언은 미·중 협상 성과를 위해 중국에 유화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는 “우리가 중국과의 무역에서 연간 1조 달러(약 1390조원)를 잃었지만 이젠 아무것도 잃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정용품 관세와 관련한 면제 조치를 추가 발표할 것이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난 그것(관세)을 멋지고 단순하게 만들고 싶다. 너무 많은 ‘면제 만들기’를 검토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그러나 살펴보겠다”며 여지를 둔 답변이 돌아왔다. 
 
자칭 ‘관세의 남자’ 트럼프는 지난달 9일 한국 등 57개 경제 주체에 차등 부과한 ‘상호관세’를 발효 13시간 만에 유예(90일) 시켰으며 이어 자동차 부품 관세와 관련한 부분적 유예 조치를 도입한 바 있다. 관세 유예 때 중국만 제외됐다. 당시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이 경솔하게 보복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라며 “누구든 미국을 때리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세게 맞받아칠 것”이라고 말했다. 34%의 상호 관세에 중국이 동률의 보복 관세를 내놓자 트럼프가 84%로 관세를 올렸다. 중국 역시 84% 관세 부과를 선언하자 트럼프는 당장 자신이 설립한 쇼셜미디어 트루스쇼셜을 통해 125%, 곧이어 145%까지 올렸다.
 
한편 영국과는 돌파구가 열릴 분위기다. 최근 영국 및 유럽연합(EU) 주요국들과의 관계가 험악해진 미국이지만 중국 접근을 막기 위해 EU를 다독일 필요도 절실하다. 미국과 영국의 무역합의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8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는 7일 미국과 영국이 경제 협력 강화에 장기간 노력해 왔으며 이번 합의는 양국 모두에 중요한 성과가 될 수 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미국과 영국이 이번 합의에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양국은 그동안 미국 자동차와 농산물에 대한 영국 관세 인하, 미국 기술 기업에 부과하는 영국 세금의 철폐 방안을 논의해 왔다. 유럽이 사실상 미 빅테크에 완전히 지배당한 현실에 현지의 위기의식은 높지만 어쩔 수 없다. NYT에선 이번 합의가 최종 확정된 것인지, 향후 몇 달간 계속 진행할 합의의 기본 틀만 발표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인도·이스라엘과의 합의 타결을 목전에 둔 것으로 보이며 한국·일본·베트남 등과의 협상도 진행 중이라고 짚었다. 모두 중국봉쇄에 중요한 나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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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트럼프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순방이 예정돼 있어 ‘일부 중동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해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할 수 있다. 곧 발표될 것”이라는 게 트럼프의 답변이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부 중동 국가들에 부과한 미국산 반도체 수출 관련 통제 조치를 완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이 중동을 거쳐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 등을 우려해 중동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 바 있다. 
 
항상 그렇듯 이날도 취재진 질문에 답하며 다양한 국제 현안 의견 표명이 이뤄졌다. 트럼프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무력 충돌에 대해 “멈추길 희망한다. 내가 도울 일이 있다면 도울 것”이라고 말했으며 우크라이나전쟁에 대해선 “일부 결정을 해야 할 지점으로 가고 있다”고 한 뒤 상세한 지적을 피한 채 “난 그것(전쟁 상황 등)이 기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5월8일을 2차대전 승전일로 공식 지정한 포고문에 서명한 사실도 언급됐다. 트럼프는 “러시아가 분명 (2차대전 승리의) 주된 요소였지만 우리 미국만큼 중대한 요소는 없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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