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도 2차전지 ‘쏠림’… 상승률 상위 10개 중 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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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형제’ 담은 코스닥150 선물지수 추종 ETF 강세
증권가 “쏠림 심화 유의해야… 개인투자자 역풍 우려” 지적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07 00:23:42

▲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4일까지 국내에 상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상승률 상위권 10개 종목 중 7개가 2차전지 관련 ETF로 나타났다.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전광판에 에코프로 종가 현황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2차전지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ETF 상승률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2차전지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었다. 특히 ‘에코프로 형제’를 담고 있는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이 높았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4일까지 국내에 상장한 ETF 중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TIGER 코스닥150레버리지’로 집계됐다. 상승률은 128.08%였다. 해당 상품은 코스닥15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고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엘앤에프 등을 담고 있다.

2위와 3위도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KOSEF 코스닥150 선물레버리지’(127.97%)와 ‘HANARO 코스닥150 선물레버리지’(127.84%)가 차지했다. 코스닥 시가총액(445조1244억 원)의 15%를 차지하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68조4743억 원)이 올해 들어 급등하며 코스닥 강세를 이끌자 코스닥150 선물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4위는 ‘TIGER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125.33%), 5위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125.29%)·6위는 ‘KBSTAR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121.02%)’·7위는 ‘TIGER KRX 2차전지 K-뉴딜레버리지’(115.71%)·8위는 ‘TIGER 2차전지 테마’(113.83%)·9위는 ‘TIGER 미국나스닥100 레버리지’(110.98%)·10위는 ‘KODEX 미국 나스닥100 레버리지’(96.55%)로 나타났다. 4·9·10위 세 종목을 제외하면 모두 2차전지 관련 ETF인 셈이다.

2차전지 ETF 상승세를 이끈 에코프로는 작년 말 10만3000원에 불과했지만 연초부터 상승세를 타며 7월18일 ‘황제주’(주가 100만 원 이상 종목)에 안착했다. 이후 급등락을 반복했지만 110만 원대를 유지하면서 4일 117만4000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승률은 1039.8%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도 작년 말 9만2100원에서 4일 38만500원으로 313.1% 치솟았다.

‘에코프로 형제’의 상승세에 신규 2차전지 ETF도 날아오르고 있다. 4월25일 상장한 ‘SOL 2차전지소부장Fn’은 첫 날 종가 대비 4일까지 22.0% 상승했다. 지난달 상장한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와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Fn’ ‘TIGER 2차전지소재Fn’도 각각 17.2%·15.7%·17.8% 오른 상태다.

2차전지 관련 ETF 순자산총액도 급증세다. 거래소에 따르면 직전 통계 집계일인 3일 기준 국내 2차전지 관련 ETF 순자산총액은 4조7000억 원으로 작년 말 (3조2000억 원) 대비 47% 정도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ETF 순자산총액 증가율(31%)을 웃도는 수치다. ‘TIGER 2차전지소재 Fn’의 경우 상장한 지 20일도 안 돼서 5000억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증권가는 2차전지 투자 열풍 추세에 편승하기보다 쏠림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에 대한 쏠림은 이제 산업재까지 확대됐는데 패시브 수급을 기대하기에는 MSCI(모건 스탠리) 지수 편입 이벤트도 8월이면 종료된다”며 “2021년 초 삼성전자가 10만 원에 육박했던 때의 과열을 다시 생각나게 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기관투자자의 경우 지수 대비 상대평가를 받기 때문에 쏠림 자체에 영향을 받는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절대 수익에 민감하다”며 “시장이 강세장일 때는 개인투자자들의 모멘텀 투자가 상승효과를 발휘하지만 약세장에 접어들면 결국 손실이 손절을 부르며 쏠림이 되돌려지곤 했는데 이번에도 시장이 멈추면 쏠림이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고 그 파급력은 4월 하락세 이상이 될 수 있어 걱정스럽다”다고 지적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