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국제일반
中 ‘우주굴기’는 세계패권 의지… 국가적 역량 총집중
1964년 독자적 핵개발 성공한 과학 역량… 애국적 동기부여 충만
'지구탐험엔 뒤쳐졌으나 우주탐험엔 앞서겠다'
과학기초체력이 SF장르로도 꽃피어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02 12:38:00
▲ 작년10월26일 선저우17호 발사 직전에 인사하는 세 명의 탑승자들. 이날 지구를 출발한 (왼쪽부터) 쟝신린·탕성졔·양홍보 비행사가 임무를 수행하고 지난달 30일 무사 귀환했다. 연합
  
▲ 4월30일 귀환한 선저우17호의 분리 동체가 네이멍구자치구 둥펑착륙장에서 수거되고 있다. 직전 3명의 우주비행사들은 낙하산으로 무사 착지했다. 신화사
중국의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17’ 승무원 3명이 지난달 30일 무사 귀환했다. 6개월 전 지구를 떠났던 탕훙보(48)·탕성제(34)·장신린(35) 비행사는 우주정거장 톈궁(天宮)에 도킹해 임무를 수행했으며, 앞서 지난달 25일 발사된 선저우18호 승무원 3명과 교대한 후 귀환길에 올라 이날 오후 550분께(현지시간) 네이멍구자치구 둥펑착륙장에 낙하산으로 최종 착지한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세 우주비행사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중국의 우주굴기(崛起)’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전 세계에 새삼 확인된 순간이다. 우주항공 분야에서 우뚝 서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세계 패권 야망과 무관할 수 없다. 서방 세계의 대()중국 첨단기술 유출 금지 조치가 때늦은 감이 있을 만큼 중국은 무시 못 할 이 방면의 기초체력을 가졌으며 또 야심차다. 대항해시대 이래 지구탐험엔 서구에 뒤졌으나 우주탐험에선 밀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있다.
 
2011년 9월 처음 발사된 톈궁은 2022년 말 완공됐고 작년부터 본격적인 활용이 시작됐다. 중국 독자의 우주정거장 건설의 의미는 지대하다매년 유인우주선 2대와 화물우주선 12대를 발사해 톈궁과 도킹시킬 계획이 나왔고 작년 530일 선저우16, 1026일 선저우17호에 이어 지난달 25일 선저우18호가 쏘아 올려진 상태다.
 
톈궁은 중국의 국가항천국(CNSA)에서 운영한다. 1992년 시작된 921공정의 일환이며 현재 18호까지 발사된 선저우 관련 프로젝트 역시 그 일부다. 921공정은 10년 뒤인 2003년 유인 우주선 선저우5호 발사로 결실을 맺었고 2008년 선저우7호 때 인간의 우주 유영(遊泳)에도 성공한다
 
2011년 당시 실험용으로 발사한 톈궁1(길이10.4·직경3.35·무게8.5t) 이래 꾸준히 발전해 현재에 이르렀다추후 발사될 우주선과의 도킹 연습이 최대 목적이라 초기엔 실험이나 우주비행사의 중장기 체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무인 우주선 선저우8호가 톈궁과의 첫 도킹에 성공했으며 20126월 비행사 3명을 태운 선저우9호가 톈궁1호와 도킹한 후 13일간 궤도 위에 머물면서 톈궁1호의 기능을 점검한 후 지구로 돌아왔다.
 
20136월 도킹을 해제하고 귀환한 선저우10호를 끝으로 한동안 중국의 유인 우주선 발사 소식이 들리지 않았으나 모든 게 착착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20214월 톈궁의 첫 모듈인 거주모듈 톈허(天河) 발사로 화제를 모았고 이듬해 11월 드디어 선저우15호 발사로 톈궁 건설의 마지막 단계를 맞이했다. 독자적 우주정거장을 본격 활용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중국의 과학·기술 수준을 만만히 볼 수 없다. 중국산 제품의 전반적 품질 향상은 이미 널리 인정되지만 그것조차도 결정적 판단의 기준이 돼선 안 된다. 일상 소비재를 만드는 것과 전혀 다른 차원의 인적·물적 투자가 첨단과학에 이뤄져 왔다. 중국에서 우주과학이 국가적 명운을 건 분야로 인식된 지 오래다.
 
한국전쟁(1950~53)으로 냉전구도가 확립되자 미국인들의 위기 의식이 이른바 매카시즘류의 반공(反共) 열기로 표출된 가운데 물리학자 첸쉐썬 박사 등 해외에서 활약하던 중국 과학자들의 대거 귀국했고, 중국은 196410월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핵실험에 성공한다. 미국·소련·영국·프랑스에 이어진 자체 개발이었다
 
중국의 과학 입국은 사실상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과 함께 시작된 셈이며 그런 역량이 오늘날 SF 소설·영화·드라마·게임으로도 꽃피는 모양새다. 향후 다양한 산업 효과가 기대된다. 자의적 역사관을 담은 이른바 국뽕 영화에 비해 SF 분야에선 중국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2019년 중국 영화 유랑지구가 그해 4월 우리나라에도 개봉됐다. 류츠신 동명의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원작 소설의 설정만 가져왔을 뿐 대부분 영화적 각색·윤색을 거쳤다. 류츠신은 2015SF소설 삼체로 이 분야 최고 명예인 휴고상을 수상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소설 삼체’는 130부작 중국드라마로 나와 현지에서 호평 받았고 지난달 넷플리스 8화 시리즈로 공개되며 세계적 인기가 폭발했다. 묵직한 3권짜리 원작 소설에 대한 문학적 평가 등 학술연구도 기대되는 가운데, 향후 다양한 서사장르로 변주되고 리메이크될 오리지널 문화콘텐츠로서의 잠재력이 눈길을 끈다.
 
‘유랑지구는 서기 2075년 태양의 이상 현상으로 지구에 온갖 재해가 발생해 멸망의 위기에 빠진 인류를 구하는 이야기다. 위기 앞에 세계 각국이 연대해 지구통합정부를 세운다. 지구통합정부가 지구를 통째로 태양계에서 탈출시켜 알파 센타우리계로 옮긴다는 계획을 줄거리로 한다. 이런 상상력을 스크린에 재현해 낼 능력 면에서 중국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런 점이 애국주의 고무에 대단히 효과적이다.
 
할리우드 영화 ‘아마겟돈’ 투모로우’ ‘그래비티지오스톰’ 같은 SF 재난물로 각색된 유랑지구가 중국 SF의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중국인 생존자들이 필사적으로 개선책을 찾으려 하는 게 작품 속 다른 나라 출신자들과 차별된다중국인의 생명력을 확인하게 해주면서 ‘애국주의’를 배가시킨다. 중국영화는 ‘전랑’(늑대전사) 류의 블록버스터에 비해 SF 쪽의 장래성이 커 보인다
 
중국에서 ‘유랑지구’는 2019년 음력설 연휴 때 개봉돼 닷새간 14억 위안(2321억 원)을 벌어들였다. 중국 최고 흥행기록의 전랑2’ 다음가는 성적이다중국 언론들이 시진핑 사상의 구현이라며 극찬했고 온라인엔 공산당만이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 왔다소설 원작과 무관하게 각색·영상화를 통해 빚어진 결과지만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랑지구2’는 전편의 프리퀄로 작년 음력설 연휴 중국 내 영화관에 걸렸고 그해 5월 국내 개봉됐다. 중국 내 흥행 수익만 6억 달러(8315억 원)였고 인기에 힘입어 제3편 제작도 결정됐다‘유랑지구’가 수준 높은 SF소설에 기반한 작품인 반면 유랑지구2’는 영화사의 창작이다. 류츠신이 각본을 맡았기에 아주 황당한 이야기로 화하진 않았다. 일류작가의 영화대본 작업 참여는 중국에서 흔한 일이다. 
 
류츠신이 개인 삶이나 작품에서 일체 정치색을 드러내지 않지만 그의 작품들은 자유롭게 해석될 여지가 많다. 은근히 중국공산당이나 전체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해석될 만한 은유를 읽어낼 수 있다. 소설 ‘유랑지구’(2000)의 경우 정보를 독점한 지구정부와 이를 불신하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이 묘사된 대목 등이 그렇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