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환의 시사저격] ‘후쿠시마’ 반일 선동은 증오 부추기는 악덕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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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일 갈라치기 선거 이용 속셈인가
한·미·일 연대와 북핵 방어력 약화 노려

구월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8-31 06:31:30

요즘 솔직히 우리가 왜 이렇게 망가졌나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으로 금방 답이 나오는 문제도 떼를 쓰고 트집을 잡으면 이슈가 되고 도심 거리가 점령되고 국정이 지체되고 온 나라가 뒤숭숭해진다.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외신에서는 ‘treated water’ 즉 처리수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가 걱정은 되지만 그렇다고 세계에서 유독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 때로는 우리가 좀 미개한 게 아닌가 하는 창피함도 든다. 왜냐하면 그 물이 먼저 닿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 많은 국가는 차분히 지켜보고 있는데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이러다가 엄살(crybaby)을 잘 떠는 나라로 평판이 날지도 모르겠다. 연전에 ‘한국인은 겁쟁이’라는 국제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원전오염수 처리 문제는 기본적으로 과학의 문제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풍경은 과학은 제쳐 놓고 고함부터 지르고 보자는 식이다. 지난번 영국 핵물리학 분야 전문가인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가 방한하여 “후쿠시마 오염수가 처리되면 마실 수 있다”는 말까지 하며 안심을 시켜도 야당에서는 ‘너나 마셔라’ ‘그렇다면 수돗물로 쓰지 왜 방류하냐’ 등 조롱으로 대꾸했다. 말하자면 소위 말하는 ‘답정너’다. 답을 미리 정해 놓고 과학은 무시한다. 반일 감정과 불안심리 자극이 당면목표라는 듯이 막무가내다. 곧 구속영장이 닥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는 필요한 일일지 몰라도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은 멍드는 일이다.

남의 말에 혹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정서도 문제다. 시중에서 개개인을 만나 보면 지식이 부족한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방송에서 하루 종일 떠들어대니 누구나 어지간한 이슈쯤은 통달해 있다. 주택에 정화조가 있듯이 후쿠시마 원전도 공인된 안전기준에 따라 정화된 물을 방류하고 이를 감시하기 위해 우리 정부는 물론 태평양 연안국의 모든 나라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함께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래도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 인간 심리다. 그런 걱정은 미국이나 캐나다, 기타 태평양 연안국도 다 갖고 있을 것이다.

다른 것은 이런 문제에 대한 태도다. 국민의 불안심리를 이용해 이득을 보려는 정치인이 있다면 나쁜 사람이다. 여기에 반일감정까지 부추겨 득을 보려고 한다면 이런 정치는 악덕 정치다. 이들의 행동모델을 적용한다면 과거 ‘100년 전쟁’까지 하면서 대대로 앙숙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는 지금도 전쟁 일보 직전에 와 있어야 한다.

만약 그 나라의 정치인들이 지금 이재명 대표나 민주당처럼 지난날의 적개심을 부추기는 데 몰두했다면 이들 두 나라의 관계 회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또 이들 나라의 국민들도 후쿠시마 오염처리수를 독극물이라며 불안을 공포로 확대시켰다면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불안·공포 선동은 결코 선의로 볼 수 없는 악덕 정치다. 선의가 없는 정치는 모든 국가적 불행의 원인이다. 이런 정치가 이기도록 놔 둬서는 안 된다. 문명국 국민이라면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막아야 한다.

후쿠시마 사태를 계기로 반일감정에 불을 질러 현 정권과 보수 정치인들에 친일 딱지를 붙이고 내년 총선 때까지 우려먹으려는 계산이 있을 것이다. 또 주목해야 할 것은 불이라도 난 것처럼 정신없이 설쳐대는 이 소동이 가져올 안보상의 피해다. 즉 한·미·일 연대 약화와 대북 핵 억지력의 약화다. 야당의 의도대로 한·일 관계가 감정적으로 틀어진다면 우리가 득을 보기는커녕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군사적 측면만 보더라도 유사시에 일본의 협력 없이는 막강한 주일 미군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 북한이 미사일로 부산항 정조준 연습을 하는 이유도 바로 유사시에 주일 미군과 장비의 상륙을 막으려는 데에 있다. 이것은 야당도 잘 알고 있다. 잘 알기 때문에 기를 쓰고 그러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친북·친중 좌파들의 정체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처럼 구속이냐 아니냐의 기로에 놓여 있는 사람으로서는 물에 빠진 사람이 허우적거리며 지푸라기라도 잡듯 뭐라도 잡아야 할 판인데 이런 호재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발상은 마약보다 강한 권력 중독, 즉 권력 지상주의에서 나오는 것이다. 권력을 위해서라면 악마라도 껴안겠다는 발상인데, 이는 국가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구월환 필진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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