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의 경제포커스] 잭슨홀 미팅과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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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단기준 5.5% 연준기금금리 더 올릴지 주목
美 통화정책 동향 면밀히 살펴 금리정책 결정해야

오정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9-04 06:31:40

8월25일(현지시간)은 미국에서 열린 잭슨홀 미팅에서 행해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날이었다. 잭슨홀 미팅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1978년 이후 매년 8월 말 휴양지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주최하는 경제정책 심포지엄이다. 연준 의장과 재무장관, 세계 주요 중앙은행 수장과 경제 석학이 참여해 그해의 핵심 경제어젠다를 논의하는 권위 있는 심포지움이다.

올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연설은 단연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의 발언이었다. 한편으론 중국경제가 추락하며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고, 유럽경제도 독일 프랑스 영국의 올해 성장률이 1% 이하로 전망되는 등 회복세가 더디고, 한국경제도 한국은행이 8월 금년 성장률을 1.4%로 전망하는 등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한편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곡물가격 불안이 진정되지 않는 등 세계경제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연준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인지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세계 이목이 쏠리는 건 세계 경제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전 세계가 경기회복 부진에도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딜레마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과 정책금리가 2%p나 낮은 한국은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경기회복 부진과 막대한 기업과 가계의 부채에도 자본유출 우려 등으로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경제는 성장률(전기비 연율)이 금년 1분기 2.0%에 이어 2분기에는 2.4%로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무엇보다 반도체 배터리 등 전략산업의 미국투자에 막대한 보조금지급 등 미국 정부의 미국우선 정책에 힘입어 민간부문 투자가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달 1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이 발효된 지난해 8월 이후 미국에서 최소 2240억 달러 (300조480억 원)의 청정에너지 및 반도체 제조 관련 투자가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리쇼어링과 외국인 직접투자(FDI)에 따른 제조업 고용이 전년 대비 53% 늘어난 36만4904명을 기록했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미국경제는 고용도 안정된 가운데 2022년 1인당 소득이 7만6000달러다. 한국보다 두 배 이상 높은 미국의 성장률이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한국보다 크게 높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실업률은 3.5%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완전고용 수준이다.

7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2%로 시장예상치 3.3%를 소폭 하회하고 있고 근원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4.8%)에 비해 소폭 낮아진 4.7%를 기록하고 미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지표로 사용하고 있는 근원개인소비지출(PCE)물가상승률은 4.1%로 오름세가 줄어들고 있다. 미 연준은 통화정책의 목표가 완전고용과 물가상승률 2%이기 때문에 9월 공개시장조작위원회에서 물가안정을 위해 현재 상단기준 5.5%인 연준기금금리를 더 올릴 것인가가 주목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기화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물가상승률 목표를 올려야 한다는 이른바 ‘골대이동’ 주장도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미국경제 상황을 반영해 잭슨홀 미팅에 앞서 한국 코스피는 -0.73%, 일본 닛케이지수는 –2.05% 하락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은 일제히 하락했다.

그러나 잭슨홀 미팅에서 파월 미연준의장은 ‘2%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고수하고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미국 다우존스와 나스닥은 각각 장 초반 0.45%, 0.89%의 상승을 보이는 등 금융시장은 쇼크에 빠지진 않았다.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에서 과거 코로나 팬데믹 기간 인플레이션은 수요과 공급의 불일치에서 왔다고 설명하며, 이후 긴축정책과 공급망 관리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은 “개인소비자물가지수는 낮아졌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아직 높은 수준으로 지속적인 금리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특히 “현재 불확실성이 많고, 통화정책을 과잉으로 할지, 과소로 할지 찾기도 어렵다”며 “과소로 대처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고, 과잉대처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이 갈 수 있는 만큼 데이터를 살펴 결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아마도 중기적으로 경기하락 전망이 나올 때 나타나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은 장단기금리 역전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내년 경제성장률은 금년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IMF: 내년 1.0%)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국내 경제동향과 전망은 물론 미국의 통화정책 동향을 면밀히 살펴 금리정책을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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