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올랐나”… 개미들 한물간 2차전지 ‘하락’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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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인버스 ETF 250억 원 사들여… ‘상승 베팅 ETF’는 고작 3억 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9-14 00:59:00

▲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250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이 2차전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사들였다. 2차전지 업종이 최근 약세를 보이자 등을 돌린 것이다. 변동성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전문가들은 2차전지에 유리한 환경을 강조하면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 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250억1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인버스 ETF는 추종하는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상품이다. 특정 업종에 대한 인버스 ETF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ETF는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를 -1배 추종한다. 이 지수는 POSCO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대표적인 2차전지 10개사를 담고 있다.

반면 개인은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ETF에는 투자를 주저했다. 같은 날 상장한 ‘KBSTAR 2차전지TOP10’ ETF의 개인 순매수액은 3억4500만 원에 그쳤다. 외국인 순매수(3억8400만 원)보다도 적은 규모다. 전체 거래대금(매수+매도)도 ‘KBSTAR 2차전지TOP10인버스’는 695억8000만 원으로 ‘KBSTAR 2차전지TOP10’(100억8200만 원)보다 7배 가까이 많았다.

개인이 상반기 내내 2차전지 관련 종목을 사들인 것을 고려하면 의외의 모습이다. 1~6월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POSCO홀딩스(4조7601억 원)·에코프로(1조9145억 원)·에코프로비엠(1조1967억 원) 등이었다.

‘쏠림 현상’으로 급등락을 반복한 7월에도 POSCO홀딩스(4조5232억 원)·LG화학(5038억 원)·LG에너지솔루션(3718억 원) 종목을 주로 사들였다.

8월부터는 변했다. 개인은 에코프로를 9491억 원 순매도했다.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은 순매도액이었다. 8월24일부터 31일까지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주가 약세가 2차전지 이탈에 한 몫했다.

에코프로는 9월 들어 26.01% 하락하면서 황제주(주가 100만 원 이상) 자리를 반납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14.48%)·LG에너지솔루션(-8.18%)·POSCO홀딩스(-5.70%)·삼성SDI(-9.12%) 등도 일제히 내리막길을 탔다.

시장에서는 초전도체·맥신·양자암호 등 단기 급등주들이 잇달아 등장해 테마주에 대한 피로감을 키운 것도 2차전지 이탈을 불렀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2차전지 관련주의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진단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극재와 배터리 가격 하락이 내년 전기차(EV) 가격 인하로 이어져 올해보다는 EV 수요가 우호적일 것으로 기대되고 리튬 가격 역시 4분기부터 하방 경직성을 확보할 것으로 본다”며 “연말로 예상되는 2차전지 소재·배터리 업체들의 신규 수주와 증설 발표도 주가 반등에 기여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 확대 의견을 유지한다”며 “어려운 판매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미국 테슬라에 대한 노출도가 높은 업체나 전기차 주문자위탁생산(OEM) 업체들의 할인 판매 전략에 대한 대응으로 저가형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빠르게 진행 중인 업체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