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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서 전후 복구 논의가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논의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가장 긴급한 것은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는 일이지만, 국제 사회가 평화적 연대를 이뤄 복구사업을 지원하는 일도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1년8개월째 진행 중인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이제 전후 복구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재건 사업 수주 경쟁에 나서고 있어 우리나라도 발 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우크라 재건사업 참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최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민관재건협력 대표단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직접 만나 한·우크라 양국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원전·방산·자원개발·재건사업 등 4개 분야에서 한국의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7월 우크라이나를 전격적으로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합의했다. 또 이달 10일에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 무상 3억 달러·유상 20억 달러 등 총 23억 달러(약 3조750억 원) 규모의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은 대통령의 행보는 우리나라의 우크라 재건사업 참여를 위한 마중물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규모는 약 1200조 원로 추산된다. 일각에서는 200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황폐화된 동맹국을 위해 미국이 계획한 재건·원조 계획 ‘마셜플랜’에 빗대 우크라이나판 ‘제2의 마셜플랜’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 천문학적 규모의 사업에 많은 나라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경제적 반사이익이 큰 만큼 경쟁도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과거 2010년대 초반 이라크 등 대형 재건사업을 수주한 경험이 있다. 이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십분 발휘할 필요가 있다. 2011년 이라크전쟁 종전 이후 한국 건설사들이 이라크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재건사업 수주전에 나선 덕분에 해외건설 수주액이 연간 600억 달러(약 75조6600억 원) 수준을 유지한 바 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아직은 전쟁의 아픔으로 신음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고려해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보다는 우리가 우크라이나 국민에 동화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음에 방점을 둬야 한다. 6·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우리의 선례는 그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우크라이나에서는 학생들이 교과서에서 ‘한강의 기적’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또 우리가 그들의 재건사업에 참여하는 건 어찌 보면 6·25 전쟁 중 우방국의 지원을 받아 자유를 지킨 국가로서의 책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생각하면 우크라 재건을 위한 지원과 사업 참여의 명분은 충분하다. 특히 한국 기업의 강점인 원전·방산·재건사업 등의 분야에 참여를 요청받았으니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되찾고 재건하는 일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여기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시한 우크라이나 리튬광산의 공동개발에 참여한다면 실리적인 소득도 클 것이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리튬은 지금까지는 중국이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전략적 무기화의 위협을 가하고 있는 희소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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