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추모대회 정치편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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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추모대회 정치편향 논란

“윤석열 퇴진” 구호 난무, 與 화환 훼손까지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0-30 13:54:10

▲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이태원참사 1주기 추모식이 열린 행사장에서 '윤석열 탄핵' 문구가 적힌 깃발이 보인다. 정권퇴진 구호도 난무했다. 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29일 열린 이태원참사1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정치집회 논란에 휩싸였다. ‘윤석열 탄핵’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개인자격으로 참석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게 욕설·고성과 담뱃갑이 날아드는가 하면 “윤석열 사과하라” “국힘당 꺼져라” 구호가 난무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등 주최로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날 추모대회 현장은 광우병과 후쿠시마방류수 집회들이 사실상 ‘대선불복’ ‘정권퇴진’ 운동이라는 내부고발자·전향자들의 증언을 연상시킨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모두 추모식장을 찾아 헌화하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인 위원장을 향해 “여기가 어디라고 오나” “한국인도 아니지 않느냐” 등 인신공격 모욕성 발언도 이어졌다.

이날 분향소에선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 명의의 근조 화환이 훼손됐으며 일부 참석자가 김 대표의 화환 리본을 떼어 발로 밟는 퍼포먼스까지 펼쳤다. 대통령실 역시 이날 서울광장 추모식이 정치집회에 가깝다고 판단한 상태다.

30일 여권 관계자 A씨는 본지에 “민주당 지지자로 가득한 추모대회에 윤 대통령이 참여했으면 어떤 봉변을 당했을지 모른다”며 “모든 순간을 포착·확대재생산해 정권퇴진운동 재료로 썼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인 위원장에게 이날 자행된 일만으로도 이런 시나리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 이태원참사 추도예배에 참석해 기도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추경호 경제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등 모습도 보인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이 시민추모대회 대신 간 곳은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 추모 예배였다. 그가 초등1학년부터 중1때까지 다녔다는 이 교회에서 추도사를 통해 희생자와 유족에게 위도를 전했다. 그는 “비통함을 안고 이 세상을 살아간다”면서도 “우리에겐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국정책임자로서의 무게를 보였다.

한 관계자는 언론에 “가급적이면 정치적 논란을 최대한 피하면서 대통령 이동 시 경호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었다며 “이태원 사고 현장이든 서울광장이든 성북구 교회든 희생자를 추도 애도하는 마음이 다를 바 없다”고 짚었다.

이번 추모대회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해 야당 지도부와 유의동 정책위의장·이만희 사무총장·김병민 최고위원·권영세 의원 등 여당 지도부가 함께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허은아 의원·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 등도 보였다. 이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단상에 올라 △윤 대통령 불참 비판 △책임자 처벌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 촉구 등 여권비판에 집중된 추도사를 읽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와 홍익표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이날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 마련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4대 종단 기도회로 추모대회 사전행사’가 있었다. 여기서도 유족과 종교계 인사들이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으며 윤 대통령의 사과요구 구호 또한 빠지지 않았다. 이에 한 참석자는 “추모와 애도의 메시지가 본질일 텐데 종교계까지 나서 정권퇴진 구호에 발맞춰주는 모습이 안타깝다”며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