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택칼럼] ‘용산이 많이 변했다’는 여론 형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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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13 00:02:40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이 예정돼 있다. 내년 22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과 주요 부처 수장들의 거취 변화에 대한 윤곽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연말쯤 상당수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및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참신한 ‘인재 발탁’이 요청된다. 만사 어떤 사람을 쓰느냐에 따라 존망(存亡)이 갈린다. 윤석열정부가 성공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전문성·도덕성을 갖춘 화합형 인재 발굴이다. 왜? 국정 2년 차 지지도가 지지율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보궐선거로 민심이 극명히 드러났다. 이전까지는 대통령이 좋은 인재를 쓰고 싶으면 데려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좋은 인재가 거절할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내가 뭘 잘못했기에 지지도가 30%인지’ 물어보면 밤을 새워서라도 답을 얘기해 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지면 어차피 레임덕이 다. 더 이상 시간적 여유도 없다. 본인이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접어야 할 것은 과감하게 접고 국민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

무엇보다 캠프·코드·인연·보상 측면 인사를 끝내야 한다. 흥망성쇠는 권력의 세계에서 두드러진다. 백성의 지지를 받으며 천년 세월을 지탱하는 나라가 있는 반면 한두 해 만에 사라지는 단명 정권도 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러면 역사의 가르침은 무엇인가. 모든 게 ‘공성신퇴(功成身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모들이 공을 세워 이룬 후 자리다툼을 하지 않고 겸허히 물러난다는 얘기다. 공성신퇴란 것은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공을 이루고도 이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저 머무르지 않기에 공도 떠나지 않는다(功成而弗居夫唯弗居是以不去)”는 말에서 유래됐다. 공을 이뤘다고 보상을 바란다면 그 공은 더 이상 공이 아니다.

유방(劉邦)이 서초패왕 항우를 물리치고 한(漢)나라를 건국한 데에는 참모 셋의 큰 역할이 있었다. 지혜와 책략으로 완벽한 전략을 세운 정책 전문가 장량, 전쟁에 나가 싸우기만 하면 승리로 이끄는 한신, 후방의 민심을 안정시키고 적시에 보급물자를 조달하는 소하 같은 내정 전문가가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달랐다. 장량은 아무런 공을 주장하지 않고 은거했고, 소하는 자신을 낮춰 천수를 누렸다. 그러나 한신은 공을 누리려다가 끝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한신은 불행하게 잡혀가면서 “토끼를 잡으니 사냥개를 잡아 먹는구나”라며 ‘토사구팽(兎死狗烹)’이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창업보다 수성이 더 어렵다는 게 역대 정권이 남긴 교훈이다. 나라를 발전시킬 인재들을 세상에서 널리 모아야 한다는 그들의 고귀한 뜻이 개화·결실되게 해야 한다. 총선이 오기 전에 대통령실과 내각 인사를 통해 “용산이 많이 변했다”는 여론이 형성돼야 한다. 정부가 성공하려면 대통령의 리더십도 중요하지만 대통령에게 임명장 받은 관리들이 정말 잘해야 한다. 관리들이 잘해서 윤 정부 참 잘했다는 평가를 들어야지 대통령 혼자서는 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지도자와 참모는 어떤 관계일까. 전통적 관계는 상명하복이다. 동지적 입장도 있다. 참모 개개인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상호보완 관계라는 인식을 해야 한다. ‘좋은 참모야말로 뛰어난 지도자의 필수 요건’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그렇다면 지도자를 보좌하는 참모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고금동서에 경책의 금언(金言)이 적잖다. ‘도리에 따라 간언함으로써 최고지도자를 변화시켜야 한다’ ‘직언으로 보필하는 참모는 지도자의 보물이지만, 자리를 지키려 아첨하는 자는 국가의 도적’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처럼 지도자를 모시는 참모의 할 일은 많다. 그중 중요한 역할은 지도자가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도록 보좌하는 일이다. 사심 없는 직언은 모시는 지도자를, 몸담고 있는 조직과 국가를 구하는 ‘명약’이 되곤 한다.

그렇다. 국난급 위기를 슬기롭게 돌파하기 위해선 내각과 참모진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취임 3년차를 맞게 되는 윤 대통령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인물을 대통령실과 내각에 기용해야 한다. 전문성과 미래 비전·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널리 ‘삼고초려’해 영입하는 과감한 인적쇄신 의지를 보여 국정 안정의 기틀을 다지길 기대한다.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은 내치고, 시장 상인이든 누구든 만나 터놓고 기탄없이 얘기해야 한다.

근래 윤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이 긍정 평가된다. 독설에도 악수하고, 서민 호소엔 ‘즉석 지시’ 하는 등 자세를 낮추고 ‘민생 스킨십’을 넓히는 ‘광폭 소통’이다.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언어나 행동으로 국민의 마음을 얻길 기대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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