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서 맥도날드·KFC 등 ‘불매 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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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정서 강한 이집트·요르단서 거세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11-23 14:16:34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분류된 일부 서구 브랜드들이 중동 국가에서 불매 운동의 대상이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세에 대한 자발적인 풀뿌리 불매 운동이 벌어져 서구 브랜드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불매 운동의 주요 대상은 KFC·맥도날드·스타벅스 등이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친이스라엘 성향으로 인식되거나 이스라엘과 재정적으로 관계가 있거나 이스라엘에 투자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서다.

불매 운동은 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했으며, 불매 회사와 목록은 수십 개로 확대됐다. 소비자들은 현지에서 대체재를 찾고 있다.

사실상 거리 시위가 금지된 이집트에서 불매 운동은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법으로 인식된다.

카이로에 사는 레함 아메드(31)는 “불매 운동이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지만, 다른 나라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반유대주의 성향이 강한 이집트·요르단 등에서 불매 운동이 거세며, 쿠웨이트·모로코 등 다른 아랍 국가로 빠르게 확산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요르단에서는 불매 운동 지지자들이 종종 맥도날드나 스타벅스 지점에 들어가 다른 곳을 이용하라고 독려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친미 국가로 분류되는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은 불매운동 참여도가 미미한 편이다.

이집트 맥도날드 측은 지난달 성명문을 통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이스라엘을 지지한다는) 허위 정보에 경악했다”라며 현지 매장 소유권을 이집트 법인이 가졌음을 강조하고 가자지구에 2000만 이집트 파운드(약 8억4600억 원) 규모의 원조를 약속했다.

이집트 맥도날드 법인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올해 10월과 11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소 70% 이상 감소했다고 털어놨다.

이집트에서는 외국 브랜드 탄산음료를 대체하기 위해 현지 제조업체 스피로 스파디스의 탄산음료가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팔레스타인 지지 게시물을 올린 직원 노조를 고소한 스타벅스도 불매 운동의 대상이다. 스타벅스는 성명을 통해 “스타벅스는 비정치적 조직”이라며 “이스라엘 정부나 군대를 지원한 사실이 없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맥도날드는 지난달 엑스(X·옛 트위터)에 “보안 인력과 지역 병원에 10만 개의 음식을 기부했으며, 구조 지원과 보안 인력에게 50% 할인을 적용한다”라고 알려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랍권에 불매 운동을 촉발했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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