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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최근 게임계를 덮친 남성 혐오 삽입 논란에서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뿌리)’에 법무팀을 통원해 사과문 게시 등을 종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에 더해 넥슨 내부에서 이번 사건이 젠더 갈등 문제로 번지는 것에 대해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넥슨의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남성 혐오 상징으로 여겨지는 ‘집게손가락’이 삽입돼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하청 업체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뿌리가 제작한 영상에 남성 혐오 상징이 프레임 단위로 대거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게임사들이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사건의 발단이 넥슨 게임이었고 넥슨의 대표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 앤 파이터’에서 남성 혐오 표현으로 추정되는 손 모양이 발견되며 넥슨의 대응에 관심이 쏠렸다. 넥슨 게임 담당자들은 혐오 표현에 단호히 맞서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사상 검증 논란이 일었다. 한국여성민우회를 비롯한 여성 단체들이 넥슨 건물 앞에서 시위를 진행했으며 12월 8일 국회 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온라인 집게손가락 억지 논란’을 주제로 한 긴급 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뿌리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입장을 밝히며 반격에 나섰다. 뿌리는 기존에는 제작사 공식 X(트위터)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돌연 삭제했다.
이후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넥슨은 뿌리 측에 사과문을 올릴 것을 요구했으며 법무팀을 뿌리 측에 보내 압박했다. 또한 뿌리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에 몰래 혐오 상징을 넣기 위해서는 콘티를 수정한 후 최소 4번의 검수를 피해야 하며 넥슨 역시 8번 이상의 검수를 거쳤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넥슨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넥슨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아직 입장이 정돈되지 않았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넥슨 측이 사과문을 강요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넥슨 관계자는 “스튜디오 뿌리 측에서 먼저 사과문을 올리겠다고 했고 넥슨이 사과문 게시를 종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넥슨은 입장 표현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이번 사건이 남녀갈등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넥슨은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서비스하는 입장에서 이용자로부터 불편이 야기되는 콘텐츠가 있을 경우 검수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어떠한 특정 사상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편 넥슨 내부에서 이번 사건에 따른 외부의 시선에 대해 고통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넥슨 직원은 “나는 그냥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사회적인 싸움의 한가운데에 있게 됐다”며 “젠더 갈등인지 뭔지는 모르겠고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 역시 “우리는 특정 사상과 관계없이 고객이 불편하다고 하면 고쳐야 하는 입장이고 과거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며 “제발 이번 일을 사회적 문제로 키우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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