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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높은 물가에 외식비를 줄이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가성비 좋은 대형마트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주요품목 매출을 분석한 결과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즉석조리식품 ‘델리’ 상품이 10위권 밖에서 2위까지 올랐다고 7일 밝혔다.
델리 상품은 코로나 이전만 해도 수출이 10위권 밖에 머물 정도로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을 거치면서 고물가로 외식비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부담을 줄이는 용도로 델리 상품을 구매하면서 매출 효자 상품으로 등극했다.
이에 따라 델리 상품 매출 순위는 2021년 11위에서 작년 8위에 이어 올해 2위로 수직 상승했다. 델리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형마트들이 외식이나 배달은 부담스러운 고객을 겨냥해 초저가 델리 상품을 잇달아 출시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이마트는 가볍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샌드위치가 월 25만 개씩 팔리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4% 늘었다. 바비큐(33%)·샐러드(38%)·튀김류(14%) 등 주요 품목도 모두 매출이 증가했다.
라면은 2019년 이후 5년째 매출 3위를 기록했다. 특히 봉지라면 매출이 지난해보다 7% 신장했다. 신선식품 중에는 한우 매출이 크게 늘었다.
한우는 그간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대로 매출 순위가 7~9위를 오갔지만, 올해는 공급 증가와 대형마트의 가격 할인 행사로 매출 순위가 6위까지 상승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할인 행사를 11차례나 진행했다. 이에 따라 인기 부위인 등심(13%)·안심(9%)·채끝(3%) 매출이 모두 늘었다.
매년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돼지고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산 냉동돈육 매출이 45% 증가했다. 2019년부터 4년간 2위 자리를 지켜온 맥주는 매출 순위가 5위로 주저앉았다.
코로나 기간 집에서 혼자서 먹는 ‘혼술’ 문화가 정착되면서 술의 양보다 위스키나 와인 등을 마시는 문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정착됐다. 이에 주류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이마트의 위스키 매출은 15% 늘었지만 맥주는 2% 감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고물가 상황으로 대형마트에서도 알뜰 소비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면서 “집에서 바로 즐길 수 있고 가성비 좋은 델리 상품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4.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3.3%)보다 1.5%p 높았다. 2021년 6월부터 30개월 연속으로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5.1%)도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았는데 2021년 12월부터 24개월째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가공식품과 농수산물을 재료로 쓰는 외식도 물가가 뛰고 있다. 지난달 외식 39품목 중 30품목(76.9%)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햄버거(16.9%)·피자(10.0%)·비빔밥(7.1%) 가격이 많이 올랐다. 가공식품 73품목 중에선 45품목(61.6%)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소금(21.3%)·참기름(20.8%)·파스타면(19.1%)·설탕(19.1%) 등이 고공 행진했다. 특히 우유 물가 상승률이 15.9%를 기록해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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