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봄을 마신다… 고로쇠 수액 ‘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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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서 축제 개시… 마시고 떡만들고 다양한 행사
내달 2일 뱀사골·9일엔 지리산 운장산 축제 릴레이
2월 중순~3월 초 연중 20일 정도만 가능한 ‘자연의 선물’

엄재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2-25 14:11:26

▲ 지난해 열린 ‘지리산 산청 고로쇠 약수축제’에 참가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산청군.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머잖다. 3월5일 경칩을 전후해 고로쇠 수액을 맛볼 수 있는 축제가 산청·남원·진안에서 열린다. 1년 365일 24절기 중 이맘때 딱 20일 정도 고로쇠 수액 채취를 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춘 행사다.

고로쇠나무는 수액 채취가 까다롭다. 밤기온 영하 3∼5도 낮기온 영상 8∼13도쯤에 청명하고 바람이 없는 날일수록 좋다. 2월 말~3월 중순경 대체로 이런 날씨가 이어지지만 매일 채취할 수는 없다. 수액이 나오지 않는 날도 많아 채취가 가능한 날은 매년 3주 미만에 불과하다. 고로쇠 축제들이 2월 말에서 3월 초순에 몰려 있는 이유다.

2024년 고로쇠 축제의 시작을 알린 ‘제17회 지리산 산청 고로쇠 약수축제’가 25일 경남 산청에서 열렸다. 축제는 산청군 시천면 산청곶감유통센터에서 개최됐다. 축제의 안녕을 기원하며 고로쇠 수액을 허락한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약수제례가 축제의 개시를 알렸다.

이어 고로쇠 약수 마시기 대회·고로쇠 인절미 만들기 등이 펼쳐진다. 대부분 관광객체험 행사들이기도 하다. 이승영 산청군고로쇠연합회장은 “올해 밤낮의 일교차가 커 최고 품질의 고로쇠 수액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며 “축제장에 오셔서 지리산의 정취와 고로쇠 수액의 깊은 맛을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엔 ‘제36회 지리산 뱀사골 고로쇠 약수축제’가 전북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에서 열린다. 축제 주관자인 산내면 발전협의회는 “고로쇠를 마음껏 마실 수 있도록 무제한 고로쇠 음수대를 마련했으며 떡국도 1000그릇 한정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지리산 천년송 걷기대회’의 경우 소액의 참가비(3000원)를 내면 고로쇠 1병(500㎖)과 산내면 관내 식당을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식사권이 주어진다. 행사의 중심은 행사장~선인대~요룡대~와운마을천년송 왕복 5㎞걷기. ‘하루 1만보(步)’가 일상의 건강비책으로 널리 통용되는 가운데 관광과 하이킹을 즐길 절호의 기회다.

전북 진안에선 노령산맥의 최고봉인 운장산을 중심으로 ‘제20회 진안고원 운장산 고로쇠축제’를 준비 중이다. 다음달 9일과 10일 이틀간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운일암반일암 삼거광장에서 열린다. 진안고원 운장산 고로쇠축제를 찾으면 기암절벽과 맑은 공기·물이 어우러진 운일암반일암의 절경을 덤으로 맛볼 수 있다.

올해 운장산 고로쇠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출발 숲탐험대’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가자들이 숲을 직접 탐방하며 고로쇠 채취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진안고원길과 운일암반일암 구름다리를 연계한 ‘진안고원길 걷기’ 행사도 기대를 모은다.

엄재만 기자 jmeo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