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거시경제
“장사 접고 다 죽으라는 거냐”… 3高 속 자영업자의 절규
한은, 기준금리 연 3.5% 동결… ‘1000조 빚’ 자영업자 상환 부담↑
환율·유가·공공요금 등 물가 상방 압력 여전… 고금리 길어질 우려
한계 다다른 자영업자 절반 이상… 1만 원 최저임금도 걱정 태산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14 14:15:29
▲ 서울시내 한 전통시장의 한산한 모습. ⓒ스카이데일리
 
고물가에 따른 고금리 유지, 높은 수준의 환율까지 이어지는 상황에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미 자영업자 부채가 1000조 원을 넘겨 이자 갚기에 급급한 상황 속에서 물가까지 상승 압박을 받고 있고, 올해 최저임금도 1만 원을 넘길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와 인건비 부담도 떠안게 생겼다. 경기 부진에 소비까지 얼어붙으며 생업을 내려놓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14일 본지와 만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했던 한 자영업자 A씨는 지난해 12월 가게 문을 닫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2년 전 소상공인 대출을 받아 가게 운영에 들어갔는데, 코로나19와 오미크론 변이 등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수익이 전혀 나지 않은 상황이었다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졌지만 대출 이자가 두 배 늘었고, 적자만 계속 이어지기에 폐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게를 운영했을 당시에는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구하지 않고 직접 수십 시간이라도 가게를 지켰지만, 되돌아 보면 임대료·관리비 등 비용이 전부 빚이었는데 어떻게 운영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라며 순수 본인 자본으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경기가 최근에도 회복되지 않으니 주변에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가 많다고 토로했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358499명의 개인사업자가 받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1096658억 원이었다. 개인대출과 기업대출을 포함한 수치로 1년 사이 대출액은 2.5%, 대출자는 2.6%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의 연체금액(3개월 이상 연체 기준)182941억 원에서 273833억 원으로 49.7%(9892억 원)나 급증했고, 평균 연체율도 1.69%에서 2.47%로 약 0.78%p 뛰었다.
 
자영업자 대출이 1000조 원을 넘은 상황 속에 고금리까지 장기화되며 자영업자의 부채 상환 체력은 점차 떨어지는 모양새다.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경우 현재 173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8499) 중 절반 이상(51.5%)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도 6916232억원에 달해 1년 전보다 163185억원(2.4%) 불었다.
 
코로나19와 경기 부진을 대출로 버텨왔지만 오랜 기간 고금리 국면이 이어지며 자영업자가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생업을 포기하는 자영업자도 적지 않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상공인을 위한 공적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 건수가 10만 건을 처음으로 넘었다.
 
폐업 사유 공제금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퇴직금 성격의 자금으로, 지난해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경영 부담이 커진 자영업자들이 폐업한 경우가 늘어 지급 건수가 사상 최대를 달성했다.
 
▲ 서울 중구 황학동 주방거리에 중고 주방 기구들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12일 올해 들어 세 번째 진행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10회 연속 동결이다. 부채 상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지만 물가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단 이유로 이번에도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금리 동결의 배경엔 물가의 영향이 적지 않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사과·배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며 전년 동기 대비 3.1% 올랐다.
 
향후 상황이 나아진다면 다행이지만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되며 국제유가가 한때 배럴당 90달러대를 웃도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 현재 물가에 영향을 주는 전기·가스·교통 등 공공요금 인상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처럼 물가가 상승 압박을 계속해서 받게 된다면 고금리 국면은 더욱 길어질 수밖에 없다.
 
·달러 환율도 1370원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다시 물가를 잡기 위한 정부의 고금리 기조가 더욱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수입 원재료를 사용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환율이 오르면 상승분 부담을 모두 떠안아야 한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1.3원 오른 1375.4원에 마감했다. 1370원대 환율은 20221110(장중 고가 1378.5)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 내 자영업자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따르면 한 작성자는 돼지 막창을 도매 납품하는데 미국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마진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올해 최저임금도 1만 원을 웃돌 가능성이 커져 직원을 둔 자영업자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원회에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인데 인상률이 1.4% 이상이 되면 내년에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넘길 전망이다. 역대 가장 낮은 인상률이 1.5%인 점과 올해 경기 및 물가를 고려하면 인상률이 1.5%보다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내년 최저임금은 1만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편의점 2곳을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편의점 운영 비용이 대부분 인건비인데 최저임금이 1만 원을 웃돌 정도로 오르게 되면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금 최저임금 수준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 더 오를 거라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진다지금도 인건비·전기료 등을 다 지불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을 수준인데 굶어 죽으라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0
좋아요
0
감동이에요
0
화나요
2
슬퍼요
7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새문안로 26 청양빌딩 7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조정진, 편집국장: 고동석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선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