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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부동산 PF 구조조정’ 저축은행들 과감히 나서라
임진영 금융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17 00:02:40
▲ 임진영 금융팀장
금융당국이 13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을 내놨다. 사업장별로 정확히 옥석 가리기에 나서 살릴 곳은 긴급 자금 수혈을 통해 확실하게살리고 부실 사업장은 과감히 정리해 위험 요소를 확실히 정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사실 당국의 정상화 방안은 이미 시기적으로 많이 늦은 감이 있다. 부동산 PF 부실 문제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 20229월 레고랜드 사태부터였으니 PF 리스크가 발생한 지 거의 1년 반 이상이 지나고서야 당국이 본격적으로 메스를 들고 수술 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일각에선 올 4월에 있었던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표심 관리를 위해 부실 PF사업장 구조조정에 미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 입장에선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면 생계를 잃어 타격받는 가계가 나올 수 있고 이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PF 구조조정을 선거 후로 미뤘을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당국이 부실 PF 수술 시간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사이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위기에 몰렸고 롯데건설도 PF발 폭탄에 휘청거리다가 모(母)그룹으로부터 유동성 지원을 받은 끝에 겨우 한숨 돌리는 등 PF 뇌관은 계속 덩치를 키웠다.
 
다행히 선거가 끝나고 정부도 본격적으로 PF 리스크 해소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속담처럼 지금부터라도 PF 문제 해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면 아직 연착륙 희망은 있다고 생각한다.
 
PF 리스크 해소를 위해선 특히 금융사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아무리 정부가 PF 정상화 방안을 내놔도 결국 일선 현장에서 그 정책을 실현하는 주체는 금융사다.
 
정부가 5조 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집단대출)을 통해 살려야 할 가치가 있는 PF 사업장은 재구조화에 나선다고 하지만 막상 자금을 투입해 사업을 실행하는 주체인 금융사들은 극도로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PF 리스크로 회계상에서 충당금까지 빼내 적립하는 비상경영체제 중인 은행권은 또다시 부동산 PF에 투자했다가 괜히 리스크만 더 커지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새로 들어갈 PF 사업장 선별에 조심스러운 모양새다.
 
저축은행 업계는 더욱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부실 사업장으로 평가받아 구조조정의 칼날을 피해 갈 수 없는 취약 PF를 주로 안고 있는 금융사가 저축은행들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2023년 저축은행·상호금융조합 영업 실적에 따르면 작년 저축은행 79개사의 순손실 합계는 5559억 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업권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여파로 2013회계연도(2013.72014.6)5089억 원의 적자를 낸 이후 처음이다. 
 
저축은행 업계가 대규모 손실을 본 것은 부동산 PF 관련 대손충당금 적립 등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13000억 원)가 결정적 작용을 했다.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저축은행 PF 대출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1.38%p 오른 6.94%를 기록했다. 이는 전 금융업권에서 가장 큰 상승폭이다.
 
이처럼 저축은행 업권이 PF 리스크로 신음하는 가운데 정부는 전체 230조 원 규모인 PF 사업장의 510%가 평가 결과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돼 재구조화 및 매각 등의 절차를 거쳐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문제는 당국으로부터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되는 PF 상당수가 저축은행이 PF를 낸 사업장에 집중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들 저축은행이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적극 동참할지 여부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PF 리스크 확대로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해 적자를 낸 저축은행들이 큰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재구조화 및 경매 작업에 적극 동참할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여전히 하반기 금리인하 및 경기 개선과 같은 불확실성에 기대면서 대규모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조정 작업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선 당국이 보다 확실한 당근책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저축은행업권이 요구하는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허용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저축은행 부실채권을 해소하기 위한 PF 펀드를 더욱 확대하는 방안 등을 추가로 고려해 볼 수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3330억 원 규모의 1차 펀드를 조성한 데 이어 이달 초 2000억 원 규모의 PF 부실채권 펀드를 조성한 바 있다. 당국이 캠코 등을 통해 3차 펀드 등 추가 지원책을 마련한다면 저축은행들이 부실 PF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는 보다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뇌관인 PF 부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결국 저축은행 업계가 과감히 군살 빼기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저축은행은 서민 대출 상당수를 책임지고 있는 금융기관이다. 저축은행이 무너지면 서민 가계가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만큼 금융당국도 저축은행 구조조정 연착륙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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