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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잇단 사망사고에 軍 보낸 부모들 가슴 ‘철렁’
채 상병·수류탄 사고에 이어 이번엔 ‘얼차려’ 사고
훈련병 완전군장 상태서 규정 어기고 구보시켜
자식 군 보낸 부모 심정 헤아려 공정한 조사하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5-29 00:02:01
최근 군에서 연이어 훈련병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세종시 모 부대에서 훈련병 1명이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사망한 데 이어 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서는 역시 훈련병이 일명 ‘얼차려’로 불리는 군기 훈련을 받다가 쓰러진 후 이틀 만에 숨졌다. 군기 훈련 받던 훈련병은 입대한 지 열흘 만에 이런 사고를 당했다. 지난해 채 상병 사건으로 군 안전 기강에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군에서 사고가 날 때마다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가슴이 내려앉는다.
 
무엇보다도 국민을 분노케 하는 건 23일 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서 군기 훈련 중 쓰러진 훈련병에게 완전군장 한 채 긴 거리를 구보(달리기)하도록 하는 등 규정 위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해당 훈련병의 건강 이상을 감지한 동료 병사가 보고했으나 ‘꾀병’으로 간주해 무시됐다고 한다.
 
숨진 훈련병은 군기훈련 후 ‘횡문근융해증’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횡문근융해증이란 ‘외상·운동·수술 등의 이유로 근육에 에너지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괴사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생긴 독성 물질이 순환계로 유입되는 질환’이다.(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이 지경이 되도록 무리한 군기 훈련을 시킨 이유가 고작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것’이라고 하니 안타까움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번에 문제된 군기 훈련은 몇 가지 규정 위반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훈련병의 군장으로 정해진 20kg에 추가로 책을 집어넣어 무게를 늘렸다는 의혹이 있다. 그리고 육군 규정상 완전군장을 한 상태에서는 1km 이내의 걷기만 가능한데 1.5km가량 걷기와 구보를 시켰다. 또 맨몸 상태에서만 하도록 정해진 팔굽혀펴기를 20kg이 넘는 무게를 몸에 지닌 채 실시하도록 했다. 이것이 과연 훈련인지 아니면 가혹행위인지 철저한 조사를 통해 가려내야 할 것이다.
 
이번 군기 훈련 사고에 앞서 21일에는 수류탄 투척 훈련을 받던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을 던지지 못해 폭발하면서 훈련병이 목숨을 잃고 교관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2015년에도 수류탄 투척 훈련 중 사망 사고가 발생해 교관 1명이 숨지고 훈련병 손목이 절단되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 똑같은 사고가 반복됐으니 재발방지를 위해 군이 과연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노력했는지 의구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알려진 군대 내 사망사고는 이뿐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개인화기 사격 중 장병이 후두부 관통상을 입고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요즘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채 상병 사건’은 지난해 7월 폭우 사태 피해 지역 일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해병대 소속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사고다. 당시 구명조끼도 없이 병사들을 물속으로 들여보냈다는 비난 여론이 일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24년 하계 대비 전군 재난안전 주요 지휘관 회의’를 주재하며 장병의 안전 확보를 강조하면서 “대민 지원 때 반드시 장병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라”고 지시했다. ‘채 상병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병의 안전과 함께 인권 제고를 위한 노력 없이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
 
군대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 자녀를 군에 보냈거나 앞으로 입대시킬 부모와 가족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국방의 의무가 있다고 해서 국가가 군인의 인권과 목숨을 함부로 여겨선 안 된다. 군 당국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군 전체를 대상으로 인권 교육을 실시하고 사망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군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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