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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View] 이재명에겐 헌법 84조보다 ‘불(不)4조’가 먼저
 
▲ 허겸 정치사회부장
대통령 재직 중 내란·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형사상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는 헌법 84조에 관한 논쟁이 뜨겁다. 
 
과연 진행 중인 재판이 ‘소추’에 포함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대북 송금’ 사건 재판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으면서다. 
 
대북 송금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에서 당선돼도 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대통령직을 박탈당할 것이냐에 자연스레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은 부칙을 제외하고 130조로 구성된다. 84조 외에도 헌법엔 숫자 ‘4’가 들어가는 조항이 12개나 더 있다. 
 
놀랍게도 이 대표는 이들 각각의 조항과 전부 기구한 인연이 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인연을 들어 이 대표가 헌법을 수호할 적임자가 돼선 안 된다고 불가론을 내세운다. 그 면면을 살펴보자. 
 
먼저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함을 선언한다. 
 
이재명 대표는 올해 1월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대들, 우리 북한의 김정일 또 김일성 주석의 노력들이 폄훼되지 않도록 훼손되지 않도록 애써야 할 것”이라고 말해 종북 논란에 휩싸였다. 
 
거주·이전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14조와 관련해서도 그에겐 불편한 과거가 있다. 이 대표는 2021년 2월 경기도지사로서 공공기관 3차 이전 계획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거주 이전의 자유’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공무원들은 당시 이를 일종의 ‘강제 이주 명령’으로 간주해 극렬하게 반발했다. 
 
헌법 24조는 선거권에 관해 규정한다. 부정선거 논란 속에 당선된 그는 참정권과 거리가 멀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 대표가 공명선거를 사수할 적임자인지는 향후 재판 리스크를 온전히 털어 낸 뒤에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34조는 인간답게 살 권리를 규정한 헌법 조문이다. 특히 ③항은 국가는 여자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의 형수 욕설은 국민 일반의 상식이 됐다. 또한 여자 친구를 19회, 그녀의 어머니를 18회씩 흉기로 찔러 죽인 조카를 그는 변호했다. 
 
헌법 44조는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에 관해 서술한다. 22대 국회가 이재명 방탄 국회가 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팽배한 만큼 그에게선 이들 조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짙은 향기가 배어난다. 54조는 예산안 심의·확정에 대해 규정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취임 직후 남북 교류 협력기금 추경 예산을 200억 원으로 확대할 것을 지시했고 2017년 126억 원이던 남북 교류 협력기금 적립금을 2018년엔 246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작년 9월 대북 송금을 비롯해 백현동 사건·위증교사 혐의 등과 관련해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헌법 64조 ③항은 국회의원을 제명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해 가결됐지만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기각됐다. 
 
74조는 국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에 대해 규정한다. 이 대표는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수사 과정을 두고 수사 외압이라고 주장한다. 이 사건에 관한 논란의 본질은 격노설이 아니라 국군통수권자로서의 권한 내 지휘를 인정하는가의 문제다. 해병대 수사단장에겐 처음부터 수사권이 없었으니 외압이 통했는가를 따질 근거가 없다. 이 대표는 또 2022년 10월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발작적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우리 국민은 한·미·일 군사동맹을 원치 않는다”고 발언했다. 
 
헌법 94조는 행정부 장관의 임명에 관해 규정한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헌정 사상 최초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탄핵했다. 헌법재판소가 이를 기각했지만 이 대표는 작년 9월 이 장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 데 이어 같은 달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탄핵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관의 임면(任免)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헌법 104조는 대법원장 임명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을 규정한다. 이 대표의 2020년 7월 선거법 위반 재판은 지금까지도 무성한 뒷말을 낳고 있다. 유죄가 확정됐다면 이 대표는 정계 퇴출 수순을 밟아야 했다. 당시 재판은 법률가들의 예상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됐다. 이를 두고 권순일 당시 대법관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유동규 씨는 올해 3월 출간된 자전 에세이 ‘당신들의 댄스 댄스(지우출판)’에서 “나는 당시 김만배에게 똑똑히 들었다. ‘쌍방울 통해 권순일에게 로비했다’는 말을. 그리고 대법원 판결 전에 백종선으로부터도 똑똑히 들었다. ‘권순일에게 약 쳐 놨다’는 말을”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114조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에 관해 규정한다. 국민 절반은 그간 이 대표에 대해 제기된 재판 리스크만으로도 그가 ‘공정한 룰’과는 거리가 멀다고 인식한다. 선거 사무의 공정성은 대의 민주주의를 떠받치는 핵심 요체다. 
  
헌법 124조는 국가가 소비자 권리 보호에 관한 책무를 갖고 있음을 강조한다. 국민 절반은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를 온전히 털어 낸다 해도 그와 별도로 대장동 주민의 이익과 권리를 침해하지 않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 재임 중 소추에 관한 헌법 조항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지만 국민 상당수는 헌법 84조보다 이 대표에게 헌법 수호 책임을 맡겨선 안 된다는 ‘불(不)4조’론이 더 관심사인 듯하다. 요컨대 이 대표는 ‘4자(사자)’를 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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